EU, 대기업도 ESG 공시 ‘완화’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기업 지속가능성 공시지침(CSRD) 1차 대상 기업의 보고 의무 일부를 사실상 유예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15일 RI 등 복수의 ESG 투자 전문 매체에 따르면, 지난 13일 브뤼셀에서 열린 유럽의회 법무위원회 청문회에서 톰 도드 EU 집행위 지속가능보고 책임자는 “조속히 ‘퀵 픽스(Quick Fix)’ 위임법을 채택해 추가 보고 의무를 보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SRS(유럽지속가능성보고기준) 1호 부속서 C의 전환 규정은 기존에도 초기 2년간 일부 공시 항목의 유예를 허용했으나, 이번 조치는 이를 무기한 연장하는 것이다. 특히 직원 수 750명 미만 기업은 생물다양성(E4), 사회 항목(S1~S4), 스코프3 배출량, 기후위험의 재무적 영향에 대한 정량 수치 공시 등을 생략할 수 있게 된다.
PwC 등 분석에 따르면, S1(자체 인력)은 대부분의 기업이 ‘중대성’을 인정하고 있으나, 가치사슬 노동자(S2), 지역사회(S3), 소비자(S4), 생태계(E4) 등은 상대적으로 낮은 중대성 평가를 받고 있다.
이번 유예 조치는 유럽 기업계가 요구해온 간소화 조치의 일환이다. 유럽 최대 민간 경제단체인 비즈니스유럽의 알렉상드르 아프레 부국장은 “옴니버스 패키지가 마련되는 동안 추가 의무가 부과되지 않도록 신속한 입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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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기업 64% “탄소중립은 규제”
국내 제조기업의 64.2%가 탄소중립 정책을 ‘규제’로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경제인협회가 15일 발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인센티브 효과를 체감한다는 응답은 4.2%에 불과했다.
이번 조사는 정부의 ‘2035 국가온실가스 감축목표(NDC)’ 제출과 제4차 배출권거래제 할당계획 수립을 앞두고 실시됐다. 응답 기업의 과반은 2030년까지 온실가스 40% 감축 목표 달성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한경협은 “철강·석유화학 등 다배출 업종이 산업 구조의 73%를 차지하는 만큼 현실적인 목표 설정이 필요하다”며 “인센티브 중심의 정책 전환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LG엔솔, ‘차세대 망간 배터리’ 2028년 양산
LG에너지솔루션이 미국 GM과 공동 개발한 리튬망간리치(LMR) 배터리를 2028년부터 양산한다. 망간 비중이 60% 이상으로, 가격 경쟁력과 에너지 밀도를 동시에 확보한 것이 특징이다. 이 배터리는 중국산 리튬인산철(LFP)을 대체할 수 있는 중저가형 차세대 배터리로 평가된다.
GM은 해당 배터리를 전기트럭과 대형 SUV에 적용할 예정이며, 양사는 미국 오하이오·테네시 공장에서 양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LMR은 기존 니켈·코발트 배터리보다 안정성과 주행거리(644km)를 확보하면서도 가격은 LFP와 유사한 수준이다.
LG에너지솔루션이 각형 배터리 양산 계획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LFP의 단점을 줄이고 장점은 유지한 제품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SK, 전기차 충전 자회사 ‘시그넷’ 매각 추진
SK그룹이 전기차 충전기 자회사인 SK시그넷의 매각을 추진한다. 14일 한국경제 단독보도에 따르면, 매각 대상은 경영권 지분 62.9%이며, 거래가는 약 3000억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SK시그넷은 미국 초급속 충전기 시장 점유율 1위 기업이지만, 전기차 수요 둔화로 2023년 2400억원 이상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SK는 인수 4년 만에 매각을 결정했으며, 이는 비핵심 자산을 정리하는 그룹 차원의 리밸런싱 전략에 따른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매각을 시작으로 SKIET, SK넥실리스 등 2차전지 밸류체인 계열사 전반에 대한 구조조정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AI 전력수요 폭증…원전·신재생 동반 상승세
AI 산업의 급성장으로 전력 수요가 급증하면서 원자력과 신재생에너지 관련주가 동반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최근 한 달간 33.8% 상승했고, 비에이치아이는 76.3% 급등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원전 용량을 2050년까지 400GW로 확대하는 행정명령을 준비 중이며, 마이크로소프트와 아마존 등 빅테크 기업들도 소형모듈원전(SMR)에 적극 투자하고 있다.
태양광·풍력 등 신재생 관련 기업들의 주가도 급등하면서, 글로벌 전력 확보 경쟁의 최대 수혜 업종으로 주목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현재를 “전력 슈퍼사이클의 초기 국면”으로 진단하고 있다.
이승균 한경ESG 기자 cs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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