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국 부동산 거래량이 좀처럼 회복세를 보이지 못하는 데다 가계대출까지 한계치에 도달하면서 올 하반기 집값 폭락에 따른 영끌족 매물 출회가 증가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21일 상업용 부동산 전문기업 부동산플래닛이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 4월 전국 부동산 거래량은 총 9만1669건으로 전월(10만30건) 대비 8.4% 감소했다.
1분기 전국 부동산 전체 거래량의 상승세를 이끈 아파트 거래량 역시 4월 3만3518건을 기록하며 전월(3만4745건) 대비 3.5% 하락했다.
1월 말 특례보금자리론 시행 여파로 서울 중심의 9억 원 이하 아파트 매물이 거래량 회복세를 이끌었으나 약 3~4개월 사이 예정된 특례보금자리론 잔액(약 40조 원)의 63%가 소진되고 1분기 이후 급매물 위주의 거래가 점차 줄면서 거래량이 주춤하는 모양새다. 5월 역시 서울을 제외하면 4월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와중에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상승세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 3.5%에서 동결하고 있지만 미국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과 함께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상승하고, 1분기 주택 수요가 증가하는 등 영향으로 연 3%대였던 주택담보대출 금리 하단은 4%대 초중반으로 상향 조정됐다.
실제로 6월 금리를 동결했던 美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올해 안에 두 차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글로벌 경제분석기관 캐피털 이코노믹스는 보고서를 통해 “모기지 금리 상승 및 경제둔화에 따른 부동산 수요둔화가 이어지면서 美 주택가격이 하반기 폭락할 것”이라며 “미국인들의 주택구매능력 역시 역대 최저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그 사이 국내 가계대출 및 연체율은 급등하고 있다.
은행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5월 신규 연체율 평균은 0.09%로, 지난해 5월 신규 연체율 0.04% 대비 2배 이상 뛰었다.
가계대출 증가 폭도 5월 한 달간 1746억 원(4월 677조4691억 원→5월 677조6122억 원)에서, 6월 보름 사이 2775억 원(6월15일 677조8897억 원)이 늘어났다. 주로 주택담보대출이 많았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잇따른 규제 완화로 1분기 부동산이 회복세를 보였으나 신규 거래량이 감소하고 가계대출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면서 “하반기 미국과 한국의 금리 인상이 추가로 이어질 경우 더 이상 집값 하락을 견디지 못해 시장에 나오는 매물이 증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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