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바로가기

기사 상세

문화

산타마을 놀러왔다가 … 오로라에 푹 빠졌어요

입력 : 
2023-12-10 15:57:18

글자크기 설정

숨겨진 럭셔리 겨울 여행지 '핀란드 로바니에미'
사진설명
로바니에미 시그니처 오로라 투어.
북위 66도33분의 북극선이 관통하는 곳에 위치한 작은 마을 핀란드 로바니에미(Rovaniemi). 인구 6만명이 조금 넘는 소도시가 세계적인 관광지로 자리 잡게 된 것은 그 유명한 '산타클로스 마을' 덕분일 테다. '크리스마스 왕국'이라는 브랜딩으로 유명세를 탄 관광지이지만, 사실 로바니에미는 숨겨진 럭셔리 여행의 성지다. 오로라 헌팅, 쇄빙선 체험, 스노모빌, 오로라로 물든 하늘을 천장 삼아 잠들 수 있는 이글루 호텔 등 다양한 액티비티로 겨울의 낭만을 충만하게 느낄 수 있는 곳. 남들 다 가는 흔한 여행지는 피하고 싶었기에 큰맘 먹고 선택한 겨울 여행지, 올해는 로바니에미다.



사진설명
▷'천상의 커튼' 오로라 맛집 이곳

로바니에미 도착과 동시에 이번 여행의 가장 큰 이유였던 '오로라 헌팅'을 예약했다. 오로라는 날씨의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반드시 시간대별 구름분포도(15% 미만) 확인이 필요하며, 반드시 당일에 예약하는 것을 추천한다. 오로라 투어도 차량 픽업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20~30분 정도 차를 타고 달리다 보면 코스 초입에 도착할 수 있다. 칠흑 같은 어둠 속을 헤매다 보면 금세 초록빛으로 일렁이는 아름다운 오로라를 마주한다. 코스 중간에 베이스캠프 역할을 하는 오두막이 있는데, 오두막에서 소시지와 연어를 구워 먹고, 따뜻한 차도 마시면서 몸을 녹일 수 있다. 오로라로 물든 마법 같은 밤, 여행지에서 만난 낯선 이들과 잊지 못할 추억을 공유한 사이가 되었다.



▷ 효율적인 동선 원한다면 '아틱 라이트 호텔'

로바니에미의 다채로운 콘텐츠를 최대한으로 즐기고 싶은 욕심쟁이 여행자들에게 아틱 라이트 호텔(Artic Light Hotel)은 좋은 선택지다. 시내에 위치해 있어 현지 여행사와 접근성이 좋기 때문에 언제라도 쉽게 투어를 예약할 수 있다. 4.5성급 호텔답게 깔끔한 시설은 물론 가장 위층 객실은 천장이 유리로 덮여 있어 오로라와 함께 잊지 못할 하룻밤을 선사한다. 대부분의 로바니에미 호텔에 구비된 핀란드식 사우나는 여행 중 쌓인 피로와 얼어붙은 몸을 풀고 녹이기에 제격이다. 사우나는 예약제로 운영돼 프라이빗함을 더한다.



사진설명
쇄빙선 투어.
▷ 남녀노소 즐기는 '영하 20도' 쇄빙선 바다 유영

살을 에는 추위에도 특별한 경험을 하고 싶다면 쇄빙선 투어는 어떨까. 핀란드에서 스웨덴까지, 꽁꽁 언 바다 표면을 당차게 깨부수며 전진하는 쇄빙선 탑승은 오래전부터 꿈꿔왔던 경험이었다. 얼음이 부서지는 그 짜릿함을 눈으로 담아야 했기에 북극의 매서운 추위를 이겨가며 갑판 위에서 한참을 서 있었다. 두 시간가량 진행되는 쇄빙선 투어의 특별함은 바다 유영이다. 안내방송이 나오면 아주 두꺼운 슈트를 나눠주는데, 슈트를 입고 바다로 입수하는 식이다. 추위 걱정은 붙들어매시라. 슈트는 보온효과가 아주 좋다. 어린아이들부터 나이 지긋하신 어르신들까지 편안히 유영을 즐기는 풍경은 로바니에미가 가족 여행지로 제격임을 증명한다.



'수채화 한 폭' 들어가 즐기는 스노모빌

눈이 많이 오는 나라를 방문하면 꼭 추천받는 코스가 있으니 바로 스노모빌이다. 아쉽게도 운전면허 소지자만이 스노모빌을 탈 수 있다. 홀로 스노모빌을 타고 설원을 달려야 하는 만큼 안전에 신경을 많이 쓰는 모양새다. 방한복과 신발, 장갑이 모두 제공돼 비교적 따뜻하게 설원과 눈 덮인 숲길에서의 드라이브를 즐길 수 있다. 스릴 넘치는 라이딩을 하다 보면 여기가 뷰 포인트라며 가이드가 안내를 해주는데, 특히 석양이 지는 타이밍에 도착하면 분위기 있는 인생사진을 건질 수 있다. 소복이 쌓인 눈, 주홍빛 하늘, 무성한 상록수의 조합은 한 폭의 수채화를 연상시킨다.



사진설명
시베리안 허스키 개썰매.
▷ 귀여운 허스키의 스릴 넘치는 '썰매 질주'

산타클로스의 나라라고 순록이 등장할 거라 생각했다면 조금은 진부했을지 모른다. 귀엽지만 힘 좋은 허스키들이 끄는 썰매를 타고 설원을 돌아다니는 경험, 로바니에미에서는 가능하다. 허스키 팜에 도착하면 늠름한 성견들과 귀여운 아기 허스키들이 꼬리를 흔들며 투어의 시작을 알린다. 이윽고 가이드에게 간단한 운전 방법을 배우고 썰매에 몸을 실으면 끝, 초보 운전자에게는 제법 긴장되는 순간이다. 브레이크를 서서히 풀자 여섯 마리의 허스키는 기다렸다는 듯 힘차게 썰매를 끌기 시작한다. 오르막길에서는 발을 살짝 굴려 허스키들을 도와주는 것이 좋다. 겁이 많은 운전자라 하더라도 브레이크를 오래 밟고 있는 건 좋은 선택지가 아니다. 앞 썰매와의 안전거리(대략 5m)를 준수하며 달려야 함은 물론이고 힘 좋은 허스키들이 어서 빨리 가자고 짖어대기 때문이다. 귀여운 허스키들이 끄는 썰매를 타며 눈부신 설경을 가로지르는 경험은 북극의 매서운 추위를 이겨가면서라도 할 만한 가치가 있다. 투어는 1시간 정도.



▷ 세계 유일 공인된 산타클로스 마을

로바니에미의 정체성인 산타클로스 빌리지 방문도 빼놓을 수 없다. 산타클로스를 믿는 어린 자녀들도, 이제는 믿지 않는 어른들도 잃어버린 동심을 되찾을 수 있는 곳. 로바니에미역에서 버스를 타고 30분 정도 지나면 핀란드 정부 공인을 받은 '본좌' 산타 마을에 도착할 수 있다. 통나무 오두막으로 된 산타의 집무실, 기념품 가게, 불빛과 붉은 오너먼트로 장식된 상록수들 덕분에 마을은 크리스마스 분위기로 가득하다. 이곳에서는 영화 속에서나 보던 실사판 산타클로스와 조우할 수 있다. 사실 이곳 산타들은 로바니에미 주민들이 직접 뽑은 선출직인 데다 심지어는 여러 명이 활동하고 있다고. 세계에서 유일하게 공인된 산타클로스 우체국은 크리스마스의 낭만을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세계 각국 어린이들이 산타클로스에게 보낸 편지들이 모이는데, 봉투에 산타클로스라는 이름 또는 그림만 그려도 편지는 도착한다. 각국에서 날아온 약 50만통의 편지를 정리해 다양한 언어로 답장을 작성해 보내주는데, 번역되는 언어 중에는 한국어도 있다. 산타 마을에는 유명한 연어구이와 순록구이 맛집들도 위치해 있다. 특별한 미식 경험을 원하는 여행자라면 방문해보기를 추천한다.



▶산타마을 로바니에미 100배 즐기기

직항편은 따로 없어 헬싱키를 경유해야 한다. 인천~헬싱키~로바니에미 경유 편으로는 국내선 비행기 또는 야간 열차를 이용하면 된다. 화폐는 유로, 전압 220V, 우버택시 이용 용이, 공항에서 시내까지 15분 정도 소요.

[맹소윤 여행+ 인턴기자]

이 기사가 마음에 들었다면, 좋아요를 눌러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