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업계가 '디저트'로 젊은 고객층과의 접점 확대에 나서고 있어 주목된다. 새로운 디저트에 지갑을 열고 그 경험을 '인증샷'으로 남겨 공유하기를 즐기는 MZ세대 맞춤형 전략으로 풀이된다.

29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주요 기업들이 디저트 팝업·한정판 발매 등을 펼치는가 하면, 아예 디저트 카페를 쇼룸과 함께 두기도 하며 MZ세대 끌어모으기에 나섰다.

에이블리는 내달 4일까지 소셜미디어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디저트 브랜드가 참여하는 온오프라인 연계 디저트 팝업 스토어를 연다. 밤 티라미수, 두바이 초콜릿, 수제 케이크, 베이글 등 인기 디저트 브랜드 17개 사가 참여한다.

이 팝업 스토어는 매일 오전 11시부터 선착순으로 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직접 줄을 서거나 웨이팅 없이, 지정한 픽업 날짜에 매장에서 간편하게 상품을 수령할 수 있게 한 것이 특징이다. 품절 상품은 매일 재입고된다.

'까치화방' 성수, 강남점을 비롯해 '한입 베이글' 성수점, '브레디포스트' 성수, 명동점과 '코끼리 베이글' 성수점까지 4개 업체, 6개 지점이 들어와 있다.

두바이 초콜릿으로 유명한 '이웃집 통통이'는 최근 흑백요리사로 화제가 된 '밤 티라미수' 신상 디저트를 판매한다. 서울 3대 베이글 맛집인 '코끼리 베이글'의 경우 시그니처 메뉴의 이색 버전인 '초코 크림 베이글'을 에이블리를 통해 첫 선을 보인다.

이 외에도 '마이페이보릿쿠키', '베이커리 듬뿍', '코운코운', '윤쓰코티' 등 전국 각지에 위치한 인기 디저트를 최대 20% 할인된 가격에 선보인다.

향후 에이블리는 디저트 팝업 스토어를 푸드 전반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협업 브랜드도 전국 단위로 늘릴 예정이다. 크리스마스에 운영할 '케이크 팝업 스토어'도 준비 중이다.

에이블리 관계자는 "품목·지역 확장을 통해 에이블리 고객이 소셜미디어에서 인기 디저트 마켓을 탐색하는 번거로움을 줄이고, 지역별 대표 상품까지 쉽게 구매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 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무신사는 '무신사 드롭' 서비스의 협업 범위를 '디저트'로 확대해 나가고 있다. 무신사 드롭은 '한정판'을 즐기는 소비자들을 겨냥해 지난해 9월 개시한 한정 발매 서비스로, 사전에 상품 발매 시점을 예고한 이후, 특정 시간대에 선착순이나 래플(추첨) 방식으로 한시적 판매를 진행한다. 주로 화제성이 높은 패션 브랜드들의 한정판 콜라보 제품, 아티스트의 한정판 작품들을 선보여 왔다.

최근에는 깨먹는 하트 모양 티라미수로 유명한 '하트티라미수'를 한정 발매해 완판 기록을 쓰며 주목받았다. 발매 5분만에 4가지맛 중 2가지맛(오리지널, 피스타치오)이 품절됐다. 발매 당일 제품 전체가 품절돼 2차 물량을 오픈하기도 했다. 구매를 위해선 무신사 회원 가입이 필요한 만큼, 무신사는 이 같은 한정 판매를 통해 디저트에 열광하는 MZ세대들을 신규회원으로 유치하는 효과도 볼 수 있다.

무신사 관계자는 "해당 상품 페이지가 해당 기간 오픈한 다른 콘텐츠 대비 높은 트래픽을 기록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작년 12월에는 약과가 MZ세대 사이에서 유행하는 디저트로 부상하자, '골든피스 약과'와 협업해 디즈니 리미티드 에디션 제품을 발매하기도 했다.

다양한 디저트를 선보이는 카페를 갖춘 플래그십 스토어를 연 패션브랜드도 있다. 여성브랜드 아틀리에나인은 쇼룸과 디저트 카페가 한 건물에 들어가도록 설계한 플래그십 스토어를 최근 신사동에 열었다.

디저트와 커피를 즐기러 지하 1층에 있는 '카페 코제트'에 들어온 고객들이 1, 2층 쇼룸으로 올라가 옷구경을 하며 사진을 찍어 소셜미디어에 올리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카페 코제트에서는 스페셜티 커피와 함께 약과를 재해석한 디저트, 수제 강정 오란다 등을 판매 중이다.

김수연기자 newsnews@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