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클라우드 도입과 운영을 돕는 ‘클라우드 관리 서비스 사업자’(MSP) 시장이 달아오르고 있다. 챗GPT의 등장을 계기로 생성 인공지능(AI)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디지털 전환에 속도를 내는 기업이 많아졌다는 설명이다.

○국내 MSP 시장 2년 새 71% 성장

"고맙다 챗GPT" 커지는 클라우드관리 시장
27일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지난해 344억8700만달러(약 45조8300억원) 수준이던 세계 클라우드 MSP 시장 규모는 내년에 518억7100만달러(약 68조9300억원)로 2년 새 70.3%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 시장도 분위기가 비슷하다. 국내 MSP 시장은 지난해 2억3800만달러(약 3163억원)에서 내년 4억700만달러(약 5400억원)로 71%가량 커질 전망이다.

클라우드 기업은 ‘클라우드 서비스 사업자’(CSP)와 MSP로 나뉜다. CSP는 아마존웹서비스나 마이크로소프트처럼 클라우드 인프라와 서비스를 함께 제공하는 회사를 가리킨다. MSP는 기업이 원활하게 클라우드를 도입하고 운영할 수 있도록 돕는 ‘거간꾼’ 역할을 맡는다. 여러 기업의 클라우드를 하나로 묶어 사용하는 ‘멀티 클라우드’, 자체 서버와 클라우드를 병행하는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등 다양한 방식의 클라우드가 도입되고 있어 MSP의 역할도 커지고 있다.

시장에 뛰어드는 기업도 늘어나는 추세다. 국내 대표 MSP 전문 기업으로는 메가존클라우드와 베스핀글로벌이 손꼽힌다. 이 밖에도 GS네오텍과 이노그리드, 클루커스 등이 MSP 전문 기업으로 입지를 다지고 있다. 정보기술(IT) 서비스 기업이 MSP 분야로 진입하는 경우도 늘었다. 시스템 통합(SI) 분야 ‘빅3’인 삼성SDS, LG CNS, SK C&C 모두 MSP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중견 IT 서비스 업체인 메타넷 계열의 메타넷티플랫폼도 최근 관련 기업을 인수하는 등 클라우드 사업 규모를 키우는 모습이다.

한 외국계 대형 클라우드 업체 관계자는 “MSP가 클라우드 상품을 판매하는 영업망의 역할까지 담당하고 있다”며 “시장이 커지면서 CSP와 MSP의 분업 체계가 한층 더 확고해졌다”고 설명했다.

○적자 못 벗어난 MSP 업체들

일각에선 MSP 시장이 ‘레드오션’으로 바뀔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대규모 데이터센터 투자가 필요한 CSP와 달리 진입장벽이 높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마진이 많은 것도 아니다. MSP는 CSP의 인프라를 빌려 부가가치를 더하는 식의 사업이다. 인건비 비중도 높아 일정 수준 이상의 이익을 내기 힘들다.

국내 1, 2위 MSP인 메가존클라우드와 베스핀글로벌이 아직 적자를 벗어나지 못한 것도 이 때문이다. 메가존클라우드의 작년 매출은 1조2659억원으로 전년 대비 68.4% 증가했다. 그러나 적자 규모도 176억원에서 345억원으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베스핀글로벌도 지난해 매출 3352억원에 영업손실 219억원을 기록했다.

기술 발전으로 클라우드 사용이 쉬워질수록 MSP의 역할이 줄어들 것이란 전망도 있다. 한 MSP 대표는 “챗GPT 등 생성 AI가 활성화되면 복잡한 소프트웨어를 쓸 필요가 없어진다”며 “클라우드 대신 AI 도입을 돕는 쪽으로 사업 방향을 바꿔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