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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과학

'네카오 코인'으로 통합 … 아시아 1등 메인넷 향해 첫걸음

김용영 기자
입력 : 
2024-04-22 16:19:20
수정 : 
2024-04-23 08:5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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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상민 클레이튼 재단 이사장 - 김우석 핀시아 재단 이사
블록체인 생태계 급속 재편
아시아 시장 개척하려면
자체구축 네트워크 필요 한뜻
6월까지 토큰 단일화 합의
통합 이후 새 먹거리로
AI·실물자산토큰화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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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매경미디어센터에서 서상민 클레이튼 재단 이사장(오른쪽)과 김우석 핀시아 재단 이사가 공동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김재훈 기자
한국 빅테크를 대표하는 카카오·네이버에 근간한 클레이튼과 핀시아가 한 몸이 된다. 두 프로젝트는 지난 1월 통합을 전격 선언한 데 이어 올해 6월까지 재단과 메인넷을 하나로 합치고 토큰을 단일화하기로 협의했다. 이달 말에는 통합 브랜드도 출범한다. 네이버와 카카오가 분야를 불문하고 신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하나로 뭉친 것은 이번이 첫 사례다.

클레이튼과 핀시아는 각각 2019년, 2018년 업계에서 큰 관심을 받으며 시작했지만 가상자산을 둘러싼 규제 강화와 2022년 루나 몰락, FTX 파산이라는 악재로 힘겨운 시간을 보냈다. 기대를 모은 카카오톡과의 연동은 높아진 규제 문턱으로 요원해졌고, 네이버 라인 생태계에서 출발한 핀시아는 이를 넘는 탈중앙화를 구축하는 데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고충을 토로하고 앞길을 함께 도모하던 두 메인넷은 결국 통합을 결정하기에 이르렀다. 가칭 프로젝트 드래곤을 탄생시킨 두 주역인 서상민 클레이튼 재단 이사장과 김우석 핀시아 재단 이사는 최근 매일경제와 만난 자리에서 통합 결정의 배경과 취지, 향후 계획을 설명했다.

서 이사장과 김 이사는 클레이튼과 핀시아의 통합 얘기가 나온 것이 지난해였다고 입을 모았다. 통합 발표는 극비리의 보안 속에 깜짝 발표로 진행됐지만 논의 자체는 꽤 오랜 기간 이뤄졌다는 설명이다. 서 이사장은 "핀시아와 지난해 다양한 협력을 진행하면서 속을 터놓고 얘기하는 기회가 몇 번 있었다"며 "서로 고민이 비슷하다는 것을 확인하자 누가 먼저라고 할 것도 없이 통합에 대한 얘기가 오가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2022년 테라 몰락, FTX 파산 이후 가상자산 업계가 생각보다 빠른 회복을 보이자 두 프로젝트 모두 고민이 깊어졌다. 비트코인이 급격히 상승하면서 시장 구도가 재편되는 와중에 클레이튼과 핀시아는 어떤 지향점과 방향성을 수립하고 시장을 개척해야 하느냐는 것이다.

클레이튼이 강점을 보였던 탈중앙화 금융은 테라 몰락으로 치명상을 입어 재편이 불가피해졌다. 새롭게 부상하는 대체불가토큰(NFT)과 웹3에 진출하기에 핀시아는 기존 라인 생태계에 대한 종속 이미지가 너무 컸다.

통합 메인넷은 이 같은 고민에 대한 클레이튼과 핀시아의 공통 해답이다. 두 메인넷이 합쳐졌을 때 겹치는 분야보다는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시너지 효과를 낼 여지가 더 많음을 서로 확인했기 때문이다.

클레이튼과 핀시아 통합의 목표는 명실상부한 아시아 No.1 메인넷이다.

이더리움을 비롯해 솔라나, 리플, 아발란체, 폴리곤 등 다수 메인넷이 전 세계에서 활동하고 있지만 아시아 지역에 거점을 두고 활동하는 메인넷은 손에 꼽는다. 게다가 온라인, 모바일 게임 사용자가 많고 커뮤니티 문화가 잘 발달하는 등 아시아 특유의 분위기는 전 세계 보편적인 서비스 문법과는 다른 접근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아시아 블록체인 생태계가 발전하려면 특화된 메인넷이 있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클레이튼과 핀시아가 통합을 통해 아시아 No.1 메인넷이 되기 위한 기반은 이미 상당 부분 갖춰져 있다. 가장 먼저 아시아 주요 국가에 대한 교두보를 확보했다. 서 이사장은 "클레이튼은 한국을 비롯해 싱가포르·태국·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국가에서 활동이 활발한 반면 핀시아는 일본·대만 등에서 사용자층이 넓어 진출 국가가 겹치지 않는다"고 말했다. 따라서 통합을 통해 중국을 제외한 대다수 아시아 국가를 서비스 영역으로 둘 수 있다. 두 번째로는 양사가 보유한 기반 생태계를 들 수 있다. 두 프로젝트의 통합으로 지배구조를 담당하는 거버넌스 운영 회원사만 45곳이 넘는다. 김 이사는 "카카오와 라인을 비롯해 소프트뱅크, 일본 유명 게임회사인 세가 등이 통합 메인넷의 주요 운영 주체로 참가한다"고 말했다. 두 메인넷에 연결된 디앱 서비스는 240여 개로 전 세계 상위 메인넷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

통합 메인넷은 현재 인공지능(AI), 실물자산토큰화(RWA)를 새로운 먹거리로 점찍었다. 통합으로 얻은 추진력으로 최근 주목받는 기술을 선점함으로써 아시아 No.1 메인넷의 존재감을 키우겠다는 취지다. 이 중 특히 AI는 주요 메인넷이 앞다퉈 진출하는 분야다. 클레이튼과 핀시아도 통합 이후 생태계 확장을 위한 지원 프로그램의 대상 첫 번째 순위에 AI를 올려놓았다. 통합 메인넷이 AI를 주목하는 이유는 단순하다. AI가 디지털 콘텐츠 산업에서 생산 비용을 낮춰주는 기술이라면 블록체인은 디지털 콘텐츠 가치를 보전하는 기술이기 때문이다. 김 이사는 "사실 블록체인은 AI가 등장하길 기다려 왔다고 볼 수 있을 정도로 두 기술의 조합은 강력하다"며 "AI로 낮춰진 생산 비용에 기반해 만들어지는 부가가치가 블록체인을 통해 경제활동으로 넘어갈 수 있어 막대한 시너지를 발휘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 이사장은 "투자 가치가 높고 안정성이 뛰어나지만 접근성이 낮은 자산에 토큰화를 적용하면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다"며 "규제 적격성을 갖추기 위해 싱가포르 등 아시아 주요 국가들의 규제 당국과도 긴밀하게 소통 중"이라고 설명했다.

[김용영 엠블록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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