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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주 워밍업"… 100만원대 '크루즈 티켓' 잡아라

신익수 기자
입력 : 
2023-12-10 15:5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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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위 5성 호텔서 5박6일
내년 5월 단 한차례 부산항 출발
日 니가타·하코다테 찍는 패키지
290m 길이, 14층 높이 '괴물급'
승객 3700명에 승무원 1100명
배 안 구경만 꼬박 하루 걸려
스파 수영 헬스장 '없는 게 없어'
1차 완판에 이어 2번째 이벤트
사진설명
이탈리안 국적의 대형 크루즈
'사랑의 유람선(The Love boat)'을 기억하시는가? 그렇다면 당신, 크루즈 여행을 꿈꿔봄 직한 나이대라 보면 된다. 엔데믹, 최고의 힐링 하면 볼 것 없다. 크루즈다. '괴물' 크루즈가 첫 운항에 나선다. 그것도 한국에서다.



'사랑의 유람선' 뺨치는 몸집

크루즈보다는 유람선이란 말이 더 익숙했을 1980년대 중반. 매주 수요일 밤이면 TV에서는 흰 제복의 선장과 크루들이 이런저런 사연 많은 승객들과 어울려 에피소드를 펼쳐대는 외국 드라마를 방영해줬다. 제목은 '사랑의 유람선'.

그때 드라마에 나왔던 유람선이 지금도 유유자적 바다를 누비고 있는 퍼시픽프린세스호다. 길이만 무려 181m. 일론 머스크가 그렇게 우주로 보내고 싶어하는 스페이스X 우주선보다 80m 가까이 긴 것도 놀라운데, 승객 680명이 타는 3만t급 크루즈다.

놀라기엔 이르다. 이 유람선 길이의 3배에 달하는 초대형 괴물 크루즈가 내년 한국을 찾는다. 이탈리안 국적의 대형 크루즈 코스타세레나호가 그 주인공이다. 출발일은 2024년 5월 26일. 부산항을 떠나 일본 니가타와 하코다테를 돌아오는 동해안 일주 크루즈다. 길이만 무려 290m. 14층 높이의 우람한 선체에 승객 3700명을 태운다. 함께하는 서포터 승무원 숫자만 1100명이다. 무게? 말을 마시라. 11만t급이다. t수로는 사랑의 유람선, 딱 4배의 덩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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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장
100만원대 중후반 가격으로 승부

이 괴물에 탑승하는 비용은 얼마일까. 말도 안 되지만, 100만원대 중반이다.

일단 코스부터 보자. 부산에서 출발해 일본 니가타와 하코다테에 들른 뒤 동해를 순항해 다시 부산으로 돌아오는 5박6일의 여정이다. 이 코스를 선보인 여행사는 유럽 패키지여행의 간판 참좋은여행. 엔데믹을 맞아 아예 전담 파트까지 만들어 내년 5월 분, 본격 판매에 나섰다.

출발은 딱 1회. 내년 5월 26일이다. 객실까지 한정판. 정확히 500객실만 푼다. 심지어 1차 판매분 100객실은 이미 마감됐다. 100만원대 중후반대 가격인데 조기예약 할인으로 20만~40만원을 깎아줬더니 오픈한 지 24시간 만에 완판 신화를 썼다. 참좋은여행은 오늘(12월 11일)부터 2차 판매분 보따리를 푼다. 할인 혜택은 1차 판매 때와 동일하고 6인 이상 단체 예약 시에는 1인 3만~10만원의 추가 할인이 있다.

최상급인 스위트 객실을 쓰는 분들에겐 특별 혜택도 듬뿍 담긴다. 와이파이 무료, 식사 장소 별도 배정, 선상 팁과 출국세 포함, 웰컴 패키지, 무제한 주류 패키지 등 업그레이드 서비스가 더해진다. 이 크루즈에 붙은 애칭은 '세계일주 워밍업'. 이유가 재미있다.

원래 크루즈 세계일주는 모든 슈퍼리치의 버킷리스트 0순위에 들어 있다. 서유럽, 동유럽, 북유럽에 지중해, 호주, 미주, 남미까지 훑고 온 뒤 인생 마지막에 꿈꾸는 코스가 크루즈다. 마지막 버킷리스트를 화려하게 채울 예행 연습으로 이 '5박6일 크루즈'를 권한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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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타세레나호 드론 샷
바다 위를 떠다니는 5성 호텔

코스타세레나호는 그야말로 바다 위에 떠 있는 '특급호텔'이다. 배 안만 둘러보는 데 꼬박 하루가 걸릴 정도. 통째 5성급 리조트이자 호텔로 불리는 이유다.

스파나 뷰티살롱, 바 등 많은 시설이 유료지만 무료 이용 시설도 셀 수 없다. 뷔페 레스토랑은 기본. 수영장, 스포츠 코트와 조깅 트랙, 헬스장까지 모두 무료 혜택으로 제공된다. 상상해보시라. 망망대해 바다를 내려다보며 러닝머신 위를 달리는 모습을. 크루즈를 타보지 않은 사람은 느낄 수 없는 장면이다.

코스타세레나호에는 모두 1500개 객실이 포진해 있다. 당연히 호텔처럼 등급이 나뉜다. 가격에 따라 층이 다르고, 창 유무와 발코니 유무가 갈린다. 여기서 잠깐. 하지만 초호화 유람선 이름에 걸맞게, 기본형인 '인사이드 캐빈'만 해도 웬만한 5성급 호텔 부럽지 않은 시설과 쾌적함을 갖추고 있다.

크루즈 여행의 알려지지 않은 또 다른 장점은 '관광지 이동을 위한 시간이 필요하지 않다'는 것. 기항지에 내려 관광을 하고 배에 올라뒹굴대다 보면 또 다음 기항지에 닿는다. 사실 코스타세레나급의 호화 유람선에서 기항지 관광이란 것은 6일 내내 배 안에만 있으면 답답하니 잠시 바람 쐬러 나갔다 온다 해도 좋을 정도의 반짝 이벤트로 보면 된다. 그만큼 크루즈 여행의 백미는 크루즈와 항해 그 자체를 즐기는 것이라는 얘기. 어떤가. 당신의 버킷리스트를 채울 준비가 되셨는가. 그렇다면 볼 것 없다. 달려가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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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비,데크 휴게소


크루즈 여행 100배 즐기는 꿀팁



1 크루즈 뉴스페이퍼를 탐독할 것

신문이라고 하기엔 뭣한 수준. 하지만 각종 공연과 선상 프로그램의 장소와 시간, 레스토랑 운영 시간과 날씨 정보 등 꼭 알아야 할 정보가 매일 아침 객실로 배달된다. 광고지라 생각하고 넘기지 말고 꼼꼼하게 읽기를 권한다. 가지고 다녀도 된다.

2 식당 메뉴를 미리 체크할 것

식당마다 식사 시간과 메뉴, 서빙 방식이 다르다. 당연히 체크는 필수. 크루즈는 기항지를 제외한 모든 식사를 선내 레스토랑에서 하게 된다. 코스타세레나호에는 5개 레스토랑이 있는데 언제 어떤 메뉴가 서빙되는지, 신청은 어떻게 하는지 체크해두는 것이 좋다.

3 안전사고에 유의

화기나 안전사고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 라이터나 가열성 전열기구는 처음부터 짐으로 챙기지 않는 것이 좋다. 헤어드라이어와 고데기, 다리미, 전기포트, 멀티콘센트, 인화성 물질과 드론, 칼, 신선식품, 진공 포장이 안 된 조리음식과 음료, 주류는 갖고 탈수 없다.

4 현금 못 쓴다

배 안에서는 현금이 통용되지 않는다. 신용카드를 아무렇게나 긁어도 안 된다. 선내 카드 등록기에 본인 신용카드를 등록한 후 사용해야 한다. 신용카드가 없다면? 괜찮다. 코스타카드라는 승객용 카드에 현금을 예치해 신용카드처럼 쓰면 된다. 1인당 최소 150달러 이상만 예치 가능하다.

5 선상 팁이 있다

줘도 되고 안 줘도 되는 매너 팁이 아니라 3세 이상의 모든 승객에게 부과되는 일종의 서비스 요금 개념이다. 팁은 1박 1인당 16~20달러 선. 17세 미만은 성인 요금의 반값이다.

6 드레스 코드도 잊지 말 것

레스토랑에 갈 때 트레이닝복이나 반바지에 슬리퍼 차림은 피하자. 나름 품격 있는 크루즈를 지향하는 배이니만큼 고급 레스토랑을 찾는다고 생각하면 된다. 최소 긴 바지와 단화 정도는 준비하는 것이 좋다.

[신익수 여행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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