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돈의 가상자산] '진흥' 빠진 규제 논의 속에 떠나가는 시장 참여자들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박성준 기자
입력 2023-05-15 05:05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쌓여가는 불신에 '거래상대방 위험' 최대 리스크

  • 프로젝트 보수도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는 지적도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가상자산 시장 참여자들이 불신 속에 업계를 떠나고 있다. 미래 성장 가능성을 보고 뛰어들었다가 혼란스러운 시장 상황에 결국 발길을 되돌린 것이다. 업계 안팎으로는 국내외 가리지 않고 급팽창한 시장 불신 분위기에 대해 큰 우려를 표하고 있다. 이를 해결하려면 이들을 붙잡기 위한 유인책이 함께 제시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4일 가상자산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테라·루나 사태 등 가상자산업계에 크고 작은 사건·사고가 잇따르면서 시장 내 불신이 팽배해 있다. 블록체인 개발자, 사업자, 투자자 등 가상자산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보고 들어온 이들은 가장 큰 스트레스 요인으로 '상대에 대한 불신'을 꼽았다.
 
한 블록체인 개발자는 "가상자산업계에서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상대가 한탕을 노리고 도망치려는 사기꾼인지 아닌지 검증하는 것"이라면서 "이들은 '코인 발행을 도와주면 수천만 원을 보수로 내어주겠다'고 유혹한다. 좋은 뜻을 가지고 시작하더라도 이런 업계 모습에 실망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해외에서도 '거래상대방 위험(Counterparty Risk)' 문제를 심각하게 평가하면서 시장 내 무너진 신뢰를 지적했다. 블룸버그통신은 "테라·루나의 붕괴는 한때 세계 3대 가상자산 거래소였던 FTX와 미국 가상자산 대부업체 제네시스글로벌 등 다수 가상자산 업체들을 무너뜨린 도미노 사태의 출발점"이라면서 "이런 사태는 산업 전반을 바꿔놓기도 했다. 하지만 거래 상대가 결제를 불이행할 수 있는 거래상대방 위험이라는 심각한 문제를 드러냈고 이런 위험은 여전히 누그러지지 않고 있다"고 진단했다.
 
앞서 가상자산업계는 코로나 팬데믹(전염병 대유행) 이후 막대한 돈이 풀리면서 호황을 맞았고 전통 금융권에서도 가상자산 시장으로 이동하려는 수요가 적지 않았다. 하지만 현재 금융권 인력은 무법지대 속에 아수라장이 된 가상자산 시장에 대해 정을 떼고 제도권으로 회귀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미 가상자산 시장을 신뢰하지 못하는 많은 이들이 발길을 돌려 전통 금융권으로 발길을 되돌리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 참여자들이 돌아서는 데에는 업계 보수가 개발 현실과는 괴리가 상당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최근 진행된 중앙은행 가상자산(CBDC) 관련 보안 연구용역에서 제시한 연구 보수는 3000만원이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인원과 시간, 노력 등을 고려할 때 이런 연구비는 사실상 "입에 풀칠하는 수준"이라고 지적한다. 더욱 큰 문제는 업계가 생각하는 합당한 보수를 지원하는 프로젝트가 부재해 이 같은 보수도 업계에서는 적지 않은 수준이라는 점이다.
 
무엇보다 최근 김남국 의원 코인 논란으로 재차 가상자산 시장에 대한 불신이 가중되면서 업계는 불안감을 떨쳐내지 못하고 있다. 관련 수사는 수사대로 진행하되 시장 내 신뢰를 쌓을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하고 시장 내 참여자들을 붙잡을 수 있는 유인책이 함께 제시돼야 한다고 말한다.
 
업계 관계자는 "규제를 이행하기 위해서는 기업들이 돈과 인력을 투자해야 하는데 현시점에서 이런 규제를 이행할 체력을 가진 곳은 몇 곳 되지 않는다"면서 "직접적인 진흥책에 대해서는 반대 여론도 있겠으나 체력이 부족한 곳들이 시장에서 이탈하지 않도록 지원하는 안전망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