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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들 노는 곳’은 옛말…2030 ‘갓생러’ 다 안다는 이곳

박창영 기자
입력 : 
2023-10-29 11:36:56
수정 : 
2023-10-29 20:2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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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백화점 문화센
지난 10일 영등포구에 위치한 더현대 서울에서 프랑스 유명 치즈 명장 로돌프 르므니에가 ‘치즈로 체험하는 프랑스 미식 문화’ 클래스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 제공=현대백화점]

백화점·마트 문화센터 하면 꽃꽂이 교실만 떠올리던 시대는 갔다. EDM·승마·재테크·마작 관련 강좌를 열며 문화센터가 젊은 층의 자기계발·사교의 성지로 떠오르는 것이다. 온라인 쇼핑이 대세가 된 시대에 백화점과 마트는 오프라인에서만 진가를 맛볼 수 있는 강좌와 모임을 주최하며 고객을 매대 앞으로 불러들이고 있다.

현대백화점, 문화센터 수강생 50% 증가

29일 현대백화점에 따르면 올해 봄과 여름학기 수강생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0% 이상 증가했다. 현재 진행 중인 가을학기 또한 접수 완료된 수강 인원을 기준으로 전년 동기와 견줘 30% 이상 늘었다.

현대백화점 측은 수강생 증가의 이유로 기존에 없던 다채로운 강의를 꼽는다. 일례로 더현대 서울 등 일부 점포는 20·30대 직장인을 대상으로 한 강좌를 확대 운영 중이다. 점심시간을 활용해 자기계발을 하려는 직장인들이 백화점을 찾아 강의를 듣고 있는 것이다.

직장인을 타깃으로 한 강좌는 쿠킹, 베이킹, 발레·요가·필라테스, 플라워 클래스 등이다. 특히, 플라워와 쿠킹 강좌는 매번 조기 마감되고, 대기자가 40~60명에 달한다. 현대백화점은 올 여름학기부터 직장인 강좌를 판교점에 확대 운영해, 플라워·재테크·미술 클래스를 선보이고 있다.

업무 숙련도를 높이기 위해 문화센터를 찾는 사람도 늘고 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회사에서 널리 쓰이는 디자인 도구를 학습할 수 있는 ‘프로 일잘러 디자인 실습’, ‘작가에게 직접 배우는 아이패드 드로잉 클래스’ 등을 운영한다”고 소개했다.

구매력 있는 고객 위한 강좌도 활발 “위스키와 함께 즐기는 마작”

신세계백화점에서는 취미 생활의 깊이를 더해줄 수 있는 강좌가 인기다. 2023년 스타벅스 브랜드 앰배서더로 선정된 장광열 캡틴과 함께하는 핸드드립 커피 수업, 글렌피딕과 함께 하는 위스키 테이스팅 클래스, 골퍼를 위한 ‘골프 필라테스’ 강의 등이 호응을 얻었다.

구매력 있는 프리미엄 고객층을 위한 강좌도 활발하다. 10월 7일 용산의 한 홍콩 음식점에서 진행된 롯데백화점 문화센터의 ‘프리미엄 차·위스키와 즐기는 마작 클래스’가 대표적이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최근 고객은 다양한 형태의 1:1 및 소규모 프리미엄 클래스를 선호한다”며 “이와 같은 다양한 수요를 반영하며 올해 들어 10월까지 문화센터 매출은 2019년 동기 대비 15% 증가했다”고 말했다. 한화갤러리아는 VIP 고객을 대상으로 세이트이콰인승마클럽에서 승마아카데미를 진행 중이다.

롯데백화점 문화센터
지난 10월 7일 롯데백화점이 서울 용산 한 홍콩 음식점에서 진행한 ‘프리미엄 차 · 위스키와 즐기는 마작 클래스’에서 참가자들이 마작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롯데백화점]

주요 백화점·마트는 고객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문화센터 강좌 수를 확대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코로나19 발발 직전 해인 2019년엔 점별 평균 450개의 강좌를 운영했으나, 올해는 점별 평균 530개 강의를 운영하며 약 17% 늘렸다. 롯데백화점 문화센터 올해 연간 수강생 수는 60만 명으로 2019년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예상된다.

문화센터 회원은 일반 고객보다 소비도 더 많이 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신세계백화점에 따르면 2023년 1~9월 아카데미 수강생은 백화점을 월평균 4회 이용하면서 일반 고객(2회) 대비 이용 횟수가 2배 많았다. 백화점 이용 객단가 또한 일반 고객과 비교해 2배 수준인 것으로 드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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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쇼핑 익숙한 MZ세대, 문화센터로 백화점·마트 유인

백화점과 마트의 문화센터 강화는 MZ세대 고객 공략 차원이기도 하다. 기성세대보다 온라인 쇼핑에 익숙한 신세대를 현장으로 불러들이기 위해서는 오프라인에서만 할 수 있는 체험을 늘려야 한다는 것이다. 홈플러스에 따르면 올해 여름학기 문화센터 회원 중 MZ세대 비중은 87%에 달한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MZ 회원 수가 지속적으로 증가해 마트에 젊은 고객을 유입시키는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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