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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는 기업금융의 디지털화…'게이트키퍼' 되겠다"

[STO 리더를 만나다]⑤안인성 미래에셋증권 디지털부문 대표
"방향성은 1등이 만들어 가는 것…챔피온 기업과 협력 지속"

(서울=뉴스1) 공준호 기자, 강은성 기자 | 2023-05-08 06:00 송고
안인성 미래에셋증권 대표가 21일 서울 중구 미래에셋증권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3.4.21/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안인성 미래에셋증권 대표가 21일 서울 중구 미래에셋증권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3.4.21/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토큰증권발행 시장은 기존 증권사 기업금융(IB) 영역 비즈니스를 디지털화한다고 이해하면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공급자중심 시장이 고객중심 시장으로 변화되고 투자자산 범위와 고객접근성이 확대되는 것입니다. 디지털 비즈니스에서는 당장 수익성보다도 길목(게이트웨이)을 잡을 수 있느냐, 트래픽을 만들어낼수 있느냐의 관점에서 접근하려고 합니다."

미래에셋 센터원에서 만난 안인성 디지털부문 대표는 증권맨이라기보다 IT업계 종사자의 시선으로 토큰증권발행(STO) 시장을 바라보고 있었다. 플랫폼 사업에 잔뼈가 굵은 그는 STO 시장에서도 기존 증권업의 사업논리와 다른 관점을 지녀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STO 시장은 투자부터 결과를 내기까지 오랜 기간이 걸리는 사업인 만큼 구체적인 계획과 방향성을 명확히 하겠다는 것이 미래에셋증권의 전략이다. 막대한 투자비용이 들어가는 만큼 늦더라도 방향성을 신중하게 결정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설명이다.

◇"STO는 기업금융(IB)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새로운 시각 필요해"

미래에셋증권의 토큰증권발행 사업을 이끄는 안 대표는 SK커뮤니케이션스와 현대카드, 현대캐피탈 등에서 디지털 관련 사업을 담당했으며 미래에셋증권에 오기 직전 NH투자증권 디지털본부장을 맡아 모바일증권 '나무'의 성공을 이끌었다. 그는 STO 사업이 하나의 디지털화 과정이며, 이에 따른 새로운 비즈니스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글로벌 대형금융사가 아닌 빅테크 아마존의 사례를 들었다.
안 대표는 "아마존이 왜 아마존이 됐고 왜 많은 빅테크가 커졌나 살펴보면 직접적인 수익이 아니라 매스화를 통해 고객을 확보하고 그 데이터를 활용해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가 만들었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이라며 "특정 상품을 통해 얼마를 버느냐, 이건 기존 파이프라인 사업 관점의 접근"이라고 말했다.

그는 "디지털화라는건 일대응 대응하듯이 A로 A를 버는게 아니다. 당장 수익은 안되도 이걸 모아서 발전시키고 새로운 비즈니스 가능성을 여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안 대표는 토큰증권발행 시장이 다루는 상품 자체가 완전히 새로운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그는 "기존 기업금융 영역에서 실물자산을 유동화하고 쪼개파는(셀다운) 사업을 디지털화한다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며 "IB 비즈니스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인 셈"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디지털화에는 두 가지 특성이 있다. 첫번째는 공급자중심에서 고객중심 전이되는 과정이라는 것이고, 작은 돈으로 거래규모를 매스화시키는 과정이다. 그렇게 생각하면 (STO 사업도) 맞아 떨어진다. IB에서 하던 중요한 투자자산을 유동화, 셀다운하는 과정들 부동산, 큰 물권, 비상장주식 등을 지금까지는 사모펀드형태로 일부 기관 돈많은 파인하우스 고객에게만 제공했는데 토큰증권에서는 적은 돈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도 플랫폼상에서 발행하고 유통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우리 입장에서는 투자자산의 확대, 범위의 확대, 고객접근성의 확대, 이런 관점으로 바라보고 있고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STO 시장에서 최고가 되기 위해서는 수익성 관점의 접근보다는 IT기업의 관점에서 '트래픽을 일으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안 대표는 설명했다. 그가 직전 증권사에서 모바일 거래플랫폼 수수료 무료 이벤트 등을 실시하며 고객을 끌어모았던 이력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이다.

안 대표는 "넘버원 비즈니스 플랫폼이 되겠다는 말은 '뭘 얼마나 팔겠다, 얼마나 벌겠다' 이런게 아니다"라며 "디지털 비즈니스에서는 게이트웨이 키핑을 누가 하느냐의 문제다. 당장 수익성이 되냐 안되냐보다도 게이트웨이 키핑할 수 있느냐, 트래픽을 만들어 낼 수 있느냐 그런 관점에서 접근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안인성 미래에셋증권 대표가 21일 서울 중구 미래에셋증권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3.4.21/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안인성 미래에셋증권 대표가 21일 서울 중구 미래에셋증권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3.4.21/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1등이 시장방향 결정…챔피온 기업과 협업 지속하겠다"

지난 3월 미래에셋증권은 통신업계 1위 사업자인 SK텔레콤과 손잡고 '넥스트파이낸스 이니셔티브'(NFI)를 결성하기로 했다. 두 회사는 토큰증권 인프라 구축과 토큰증권 대상인 기초자산의 공동발굴, 연계 서비스 시너지 창출을 위한 협력을 진행할 예정이다.

통신사와 협력관계를 맺은 이유에 대해 안 대표는 "SK텔레콤이 ICT플랫폼으로 고객도 많고 블록체인 투자도 많이했고 재밌는 아이템들이 많다"며 "블록체인 월렛도 이미 만들었고 실제 유통시킬수있는 아이템들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다른 증권사들도 토큰증권을 할 수 있는 회사들과 제휴를 맺기도 했는데 우리는 플랫폼을 만들수 있는 기반에 더해 그위에 얹힐 수 있는 아이템까지 두 관점을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같은 관점에서 여러 챔피온 기업과 계속적으로 협력하고 영토를 확장하는 작업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래에셋증권은 향후 어떤 기초자산을 중심으로 STO 사업을 진행할지를 두고 향후 시장의 반응을 보며 유기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안 대표는 "우선 STO 상품이 될 수 있는 것은 선박·부동산·토지 등 전통적인 증권사 셀다운 영역으로, 이 부분은 쉽게 토큰증권화 할 수 있을 것이다. 두번째는 기존 증권사가 영역을 확장하고 싶었으나 제한적이이었던 비상장 주식이나 유동화 시킬 수 있는 기타 다양한 상품들이다. 현재 있는 시장은 아니지만 증권업의 바운더리를 넓히는 측면에서 토큰증권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마지막으로는 음원, 콘텐츠 등 지적재산권(IP)에 해당되는 부분이다. 이게 상품이 되고 유통이 되려면 중장기적으로 가치가 상승한다는 전제가 있어야 하는데 이 부분은 아이디어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현재로서는 '뭐가 주력이다'하고 딱 잘라 말할수는 없다. 미래에셋증권은 1등이기 때문에 고객들의 반응보고 마케팅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 몇가지 것들을 시도해보고 반응을 보면서 갈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안 대표는 금융당국이 가이드라인을 통해 발표한 '발행과 유통 분리' 원칙에 대해서는 아쉬움을 표현했다. 당국의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자칫 초기 시장형성이 더뎌질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놨다. 앞서 금융당국은 지난 2월 발표한 가이드라인에서 투자자 보호를 위해 토큰증권의 발행과 유통을 분리해야 한다는 점을 엄격하게 명시했다.

이에 대해 안 대표는 "자전거래 등 발행·유통을 분리하지 않았을 경우 부작용을 사전방지한다는 의도는 알겠지만 기존 금융회사를 중심으로 토큰증권발행 사업을 하겠다는 것은 이미 규제환경 내에 그 부분들 반영하겠다는 것"이라며 "(발행·유통 분리를)처음부터 허용하지 않더라도 단계적으로 발행과 유통을 풀어내는 방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당국의 규제가 있는 만큼 우리는 발행플랫폼, 유통플랫폼을 각각 만들 계획"이라면서도 "우리가 발행한걸 우리가 유통하지 못하고 하는 상황에서는 실질적으로 수익 측면에서 효율이 떨어질 수밖에 없어 시장형성에 도움이 안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 산업을 건전하게 육성하는것이 규제당국의 더 큰 목적이라고 한다면 다각적으로 검토해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zer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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