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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GPT 코딩 공개하는데 왜 각자 AI를 만드나요?[손엄지의 IT살롱]

오픈AI, 개인이 만든 GPT 거래하는 'GPT 스토어' 공개…'강력한 AI 플랫폼'
저작권 논란에서 자유롭게 서비스 할 수 있어 자체 AI는 필연적

(서울=뉴스1) 손엄지 기자 | 2023-11-13 05:30 송고 | 2023-11-13 09:53 최종수정
김대현 삼성전자 부사장이 8일 서울 서초구 서울 R&D캠퍼스에서 열린 '삼성 AI 포럼 2023'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2023.11.8/뉴스1
김대현 삼성전자 부사장이 8일 서울 서초구 서울 R&D캠퍼스에서 열린 '삼성 AI 포럼 2023'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2023.11.8/뉴스1

오픈AI가 생성 인공지능(AI)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후발 주자들은 바쁘게 쫓아가는 모습이다.

그러다보니 일각에서는 회의론도 나온다. 결국 AI 시장은 오픈AI가 선두를 점할 것인데 굳이 수조 원의 돈을 들여 자체 AI를 개발할 필요가 있냐는 이유에서다.
그럼에도 국내외 기업들은 자체 AI 개발에 분주하다. 기저에는 디지털주권을 지켜야 한다는 판단이 깔렸다.

또 기업 고유 서비스에 적합한 AI를 만들어내는 게 무한 경쟁시대에서 장기생존을 담보하는 유일한 길이기도 하다.

오픈AI가 최근 발표한 전략은 후발 기업들의 노력을 조금은 허무하게 만든다. 이달 6일(현지시간) '오픈AI 데브데이'에서 공개한 '맞춤형 챗GPT' 서비스다. 
일정 금액을 지불하면 오픈AI의 챗GPT 기술을 이용할 수 있는 구조다. 오픈AI를 추격하던 후발주자는 기술 표준화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 일종의 사다리 걷어차기다.

더욱이 오픈AI는 자사 기술을 활용해 제작한 GPT 거래소인 'GPT스토어'를 이달 말에 공개한다. 개인이나 기업이 만든 GPT를 이곳에서 구매할 수 있다.

앱스토어 같은 전용 생태계를 구축해 강력한 AI 플랫폼을 만들어 완전한 독주체제를 구축하겠다는 의도다.

기술 표준화에서 밀린 후발 주자들에게 'AI 플랫폼 구축'은 언감생심이다. 후발주자 입장에서 그냥 오픈AI가 제공하는 기술을 활용하는 게 더 나을 수도 있다.

그런데도 각 기업들이 자기만의 AI 개발에 조 단위 돈을 쏟아붓는 건 강점을 가진 서비스 영역에서 사업기회를 확보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다.

독자 기술을 갖춰야만 AI 시장의 선두 주자들과 향후 대등한 경쟁이 가능하다. 당장은 기술 표준화에서 우위를 내준 모습이지만 이런 추세가 영원하리라는 법도 없다.

틈새에서 기회를 찾는 사례로는 삼성전자(005930)가 있다.

내년 초에 내놓을 세계 최초 AI폰이 기대작 중 하나다. 스마트폰에 내장된 AI가 사용자 한 명의 패턴, 취향 등을 학습하고 스스로 필요한 기능이나 앱을 제공하는 형식이 될 것으로 보인다. 문서 요약, 번역, 이미지 창작도 스마트폰 안에서 할 수 있다. 다른 AI앱을 굳이 사용하지 않아도 된다.

자체 AI개발은 저작권, 소유권 논란에서 자유롭다는 점도 감안할 필요가 있다. AI가 다양한 버티컬 영역에서 서비스 되는 시대에는 자체 데이터를 학습한 자체 기술을 갖추는 게 유리하다. 자체 AI 확보에 실패하면 남의 기술을 빌려 써야 하는데 이 경우 저작권 등 법적·사회적 리스크에 노출된다.

어도비(Adobe) 역시 이를 우려해 자체 생성 AI인 '파이어플라이'(Firefly)를 만들었다.어도비 스탁(Adobe Stock) 플랫폼에 있는 수백만 개의 자체 이미지 데이터를 학습에 활용해 저작권 논쟁에서 자유로워졌다. 

게임사가 개발하는 대규모언어모델(LLM)도 자체 데이터를 기반으로 학습하고 있다.

기존에 출시했거나 출시하려고 했던 게임의 세계관, 스토리, 퀘스트, 대사 등을 활용한다. 회사가 지향하는 게임에 적합한 AI 서비스 연동이 가능하다. 다른 게임사의 스토리를 학습한 AI를 이용하다가는 자칫 저작권 논란에 휩싸일 수도 있다. 

마지막으로 고려할 건 디지털주권 확보다. 자국의 AI 기술은 기업은 물론 국가에도 중요한 문제다. 김치가 한국 음식이고, 독도가 한국 땅임을 분명히 학습한 AI가 우리에겐 필요하다. 한국은 자체 AI 기술을 잘 만들어가고 있는 나라 중 하나다. 

결국 오픈AI가 코딩 공급에 따른 사업기회를 확대하고 있다고 해서 우리가 AI개발을 멈출 이유는 없다. 자체 AI를 가진다는 건 땅을 가진 것만큼 중요한 일이다. 각 기업들의 AI 영토 개척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 News1 김지영 디자이너
© News1 김지영 디자이너



eo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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