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억 집 '4억 영끌'했다가 끙끙…'싼 이자' 온라인 환승도 어렵다고?

이르면 다음달부터 주택담보대출(주담대)도 금리가 더 낮은 상품으로 온라인 갈아타기가 가능해진다. 다만 지난 2020~2021년 집값 폭등기에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가 아닌 신 총부채상환비율(DTI)을 적용받아 주담대와 신용대출을 모두 끌어쓴 일부 '영끌족(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들은 비대면 주담대 갈아타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19일 금융업권에 따르면 이르면 다음달 은행과 일부 보험사·저축은행·현대캐피탈의 주담대 갈아타기가 가능해진다. 주담대 비대면 대환대출에는 32개 금융사와 19개 플랫폼사가, 전세대출 갈아타기에는 22개 금융사와 6개 플랫폼사가 참여한다. 시스템 구축 일정이 촉박했던 만큼 전세대출의 비대면 대환대출은 내년초쯤 가능할 전망이다.


새로운 서비스가 시작되지만 주담대와 신용대출을 모두 이용한 일부 영끌족은 비대면으로 주담대를 갈아타지 못할 수도 있다. 이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기존에 보유한 대출을 기준으로 차주의 DSR가 업권별 규제비율(은행 40%, 2금융권 50%)을 넘지 않아야 한다. 그런데 과거와 현재의 대출 규제가 달라 과거에 대출을 받았던 차주가 현재 기준으로는 DSR 규제비율을 넘는 경우가 생길 수도 있다.

2년 전 영끌족이 적용 받았던 신 DTI는 차주가 만기 일시 상환으로 신용대출을 받으면 매년 갚아야 할 이자만 부채로 잡힌다. 반면 DSR의 경우 만기 일시 상환, 원리금 균등 상환 모두 부채에 원금이 잡힌다. DSR이 신 DTI보다 강도가 높은 규제인 만큼 신 DTI를 적용받아 영끌한 차주는 현재 DSR로 환산하면 규제비율을 초과할 수 있다.

예컨대 2021년 1월에 A씨가 투기과열지구에서 시가 9억원 주택을 구입할 때 주담대 3억6000만원(금리 3%, 만기 30년, 원리금균등상환), 신용대출 5000만원(금리 3.5%, 1년 만기 일시 상환 후 연장)을 받았다면, 신 DTI 비율은 39.93%다. 그런데 A씨가 다음달까지 35개월 동안 원리금 3500만원을 갚고 연봉이 5500만원으로 늘었어도, 신용대출을 이자만 내고 원금을 하나도 갚지 않았으면 DSR 비율은 55.08%로 계산된다. 신용대출 금리는 만기 연장시 금리가 2%포인트(p) 인상됐다고 가정했다. 더불어 변동형으로 주담대를 받았다면 금리 인상에 따라 DSR 비율은 더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차주는 비대면으로 주담대를 갈아타기 전 자신이 어느 시점에 대출을 받았는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

차주별 DSR은 2019년 12월 투기과열지구에서 시가 9억원을 초과하는 주담대를 받는 차주를 대상으로 처음 적용됐다. 2021년 7월부터는 전 규제지역의 6억원 초과 주택으로, 지난해 1월부터는 주담대와 신용대출 합계 2억원 초과시로 적용 대상이 확대됐다. 지난해 7월부터는 총 대출이 1억원을 넘는 차주까지로 대상이 또 늘어났다.

한 금융당국 관계자는 "과거 대출 시점과 보유한 대출에 따라 일부 차주의 비대면 주담대 갈아타기가 제한될 수도 있다"며 "신용대출부터 갚은 후 DSR 비율을 40%로 낮추면 은행 주담대 갈아타기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