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중국·OECD 디리스킹 때 한국 GDP 감소율 10% ”

리쇼어링 상황서 中 GDP 6.9% 줄 때 한국은 10%가량↓

지난 달 제19회 아시안게임 개막식 참석을 위해 중국을 방문한 한덕수 국무총리가 중국 항저우 저장성 항저우 시후 국빈관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을 비롯한 중국 정부 관계자들과 면담하는 모습.

미국 등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과 중국이 상호 간 디리스킹(de-risking·위험제거)을 하면 한국의 경제 성장에 악영향을 준다는 국제통화기금(IMF) 평가가 나왔다. 한국 국내총생산(GDP) 감소율이 중국보다 더 크다는 예측이다. 디리스킹은 주요 공급망을 중국에 지나치게 의존하지 않도록 다변화하는 조치를 말한다.

22일 IMF의 지역 경제전망 보고서 분석을 보면 중국과 OECD가 동맹 중심으로 공급망을 재편하는 이른바 ‘프렌드쇼어링’ 상황에서 한국 GDP는 4% 가까이 줄어든다. 프렌드쇼어링은 생산시설을 해외로 이전하는 오프쇼어링 대안 성격으로 나온 것으로, 우호국이나 동맹국과 공급망을 구축하는 것을 말한다.

중국은 이 경우 중국산 제품에 대한 수요가 줄고 공급망 변동에 따른 생산 비용이 늘면서 장기적으로 GDP가 6.8%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 그보다는 낮지만 중국과의 관련도가 높은 만큼 GDP 감소율이 2% 이하인 다른 경제권보다는 피해가 크다. 전체 세계 경제 GDP 감소율은 1.8% 수준이고, 중국·OECD를 제외한 나머지 국가들의 GDP 감소는 0.2% 정도에 그쳤다.

한편 ‘리쇼어링’(해외진출 기업의 국내 복귀) 상황에서는 한국의 GDP 감소율은 중국보다 더 커진다고 IMF는 평가했다. 리쇼어링은 중국과 OECD가 서로에 대해서뿐만 아니라 모든 국가를 상대로 비관세 무역장벽을 높이는 것이다. 이 경우 OECD 회원국들의 대외 구매 의존도는 3%포인트씩 낮아지고, 그 결과 중국의 GDP는-6.9%, 한국의 GDP는 10% 줄어드는 것으로 나왔다.

중국·OECD와의 관련성이 높고 무역 비중이 높은 개방경제형 국가일수록 피해가 클 전망이다. OECD 회원국들의 GDP는 최소 3.8%, 최대 10.2%가량 감소하고 반면 미국은 GDP 하락률이 최대 4%에 그칠 것으로 추산됐다. 자원 배분이 왜곡되면서 전 세계 GDP는 4.5% 줄어드는 것으로 계산됐다.

IMF는 디리스킹 여파가 중국에 국한되지 않는다면서 “제3국이 수동적으로 프렌드쇼어링 전략의 수혜를 기다리기보다는 이들을 세계 공급망에 더욱 통합시키기 위한 개혁을 더욱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실제 올해 대중수출이 급감해 한국 GDP가 일정부분 하락한 것으로 추정된다. 디리스킹의 영향을 이미 받고 있다는 의미다.

기획재정부는 “과거 대중 수출 비중이 높았던 2000∼2021년을 대상으로 한 분석”이라며 “한국의 디리스킹 영향을 과대 추정했을 가능성이 크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