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에 지역상품권 ‘피케팅’… MZ세대도 뛰어든 ‘짠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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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사랑상품권 순식간 완판
“임영웅 티켓만큼 구매 어려워”
‘10만원 한달 살기’ 챌린지도

명품 ‘플렉스’ ‘스몰 럭셔리(소소한 사치)’ 등에 열광하던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가 지역사랑상품권 ‘피케팅(피가 튀길 정도로 경쟁이 치열한 티케팅)’에 뛰어드는 등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고물가 여파로 ‘짠테크(아낀다는 짠과 재테크를 합친 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자 온라인상에서는 ‘한 달 10만 원 살기’ 같은 극단적인 절약 챌린지도 인기를 끌고 있다.

22일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 13∼14일 2000억 원 규모의 시·자치구 서울사랑상품권은 순식간에 ‘완판’됐다. 이 상품권은 액면가의 7% 할인된 금액으로 발행됐다. 판매 개시 이후 강남사랑상품권은 3분 만에, 양천·강서·마포·송파사랑상품권은 각각 4분 만에 모두 동났다. 20∼21일 서울 18개 자치구가 자체 예산 2017억 원을 마련해 추가로 발행한 지역사랑상품권도 빠르게 소진되고 있다. 이 중 양천사랑상품권은 4분 만에 또다시 매진됐다. 시민들 사이에선 지역사랑상품권 구매 경쟁 난도가 너무 높다는 불평이 나올 정도다. 결혼 준비에 한창인 김민정(여·33) 씨는 20일 오후 3시에 시작되는 강남사랑상품권 판매를 앞두고, 친한 친구 3명에게 같이 구매해달라고 부탁했다. 양천구에 사는 30대 주부 정모 씨는 “남편은 물론, 친정 부모님까지 달려들었지만 결국 나 혼자만 성공해 아쉽다”며 “주변에선 예매 경쟁이 ‘(트로트 가수) 임영웅 콘서트’급이라고 한탄한다”고 전했다. 일단 가능한 자치구의 지역사랑상품권이라도 사둔 뒤 원하는 자치구 상품권과 맞바꾸는 것이다.

현금 챌린지도 유행이다. SNS상엔 ‘하루 1만 원 살기’ ‘한 달 10만 원 살기’ 등을 테마로 하는 콘텐츠와 관련 상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현금 챌린지 3주차라는 직장인 오지연(여·29) 씨는 “어느 것 하나 쉽게 살 수 없는 고물가 상황에서 절약은 필수”라며 “목표를 달성했을 때 얻는 성취감도 크다”고 말했다.

권승현 기자 ktop@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