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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곳 잃은 뭉칫돈... 예금금리 4%대서 멈췄지만 대안 없어 은행으로 [벌어지는 예대금리]

이승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11.19 18:29

수정 2023.11.19 18:29

갈곳 잃은 뭉칫돈... 예금금리 4%대서 멈췄지만 대안 없어 은행으로 [벌어지는 예대금리]
채권금리 상승에 오르던 예금금리가 4%대 초반에서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금융당국의 수신경쟁 자제요청으로 일부 은행 금리는 내려가기도 했다. 하지만 마땅한 투자대안이 없어 은행권 정기예금 수요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5대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지난 10월 말 기준 855조9742억원으로 전월(842조2907억원) 대비 13조6835억원 늘었다.

■예금금리 4%대, 정점 도달했나

19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주요 정기예금 상품(12개월 기준) 금리는 연 3.95~4.05%로 집계됐다.

높아진 기준금리 등이 반영된 '낮지 않은' 금리이지만 한 달째 비슷한 수준에 머무르며 상승세는 둔화됐다.
앞서 지난 9월 초 연 3.5~3.85%이던 5대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금리는 지난 10월 초 연 4~4.05%가 되며 모두 4%대에 진입했다. 일각에서는 예금금리가 정점에 다다랐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미 수신경쟁을 자제하라는 금융당국의 요구에 일부 은행은 예금금리를 내리기 시작했다.

실제 지난 6일 KB국민은행이 'KB스타정기예금' 최고금리를 4.05%에서 3.95%로 0.1%p 낮춘 데 이어 신한은행도 '신한마이플러스 정기예금' 최고금리를 기존 4.25%에서 4.20%로 0.05%p 낮춰 잡았다. NH농협은행은 'NH올원e예금' 금리를 연 3.95%로 0.01%p 낮췄다.

■그래도 여유자금 은행권 머문다

전체 19개 은행으로 범위를 넓혀도 정기예금 상품 37개 가운데 19개 상품의 최고금리는 4%대 초반에 불과하다. 지난해 연말 5%를 '훌쩍' 넘겼던 것과는 비교된다. 전북은행의 'JB123정기예금'의 기본금리는 4.07%로 우대금리를 더하면 최고금리 4.37%로 가장 높았다. SC제일은행의 'e-그린세이브예금' 최고금리가 4.35%로 뒤를 이었고, 기본금리만 비교할 경우 Sh수협은행의 '헤이정기예금' 금리가 기본금리, 최고금리 모두 4.3%로 가장 높았다.

여유자금의 은행권 쏠림현상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은행 예·적금을 대체할 만한 다른 투자처가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실제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증권시장의 대기성 자금이 모이는 투자자예탁금은 지난 16일 기준 50조원도 밑도는 46조8237억원으로 나타났다.
지난 6일 공매도가 금지되면서 증시 회복이 기대됐지만 투자자예탁금은 지난 10일 48조244억원까지 늘다가 다시 감소세다.

반면 5대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지난 3월 말 805조3384억원이었는데 금리인상에 힘입어 지난 9월을 제외하고 꾸준히 규모가 불어나 지난 10월 말 기준 855조9742억원을 기록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금리가 아직 높은 수준인 데다 오히려 '막차 수요' 가능성도 있다"며 "안정적 투자처로 예금은 경쟁력이 낮지 않다"고 말했다.

seung@fnnews.com 이승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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