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고물가-저성장' 딜레마 빠진 한은... 올 마지막 금리결정 '동결'에 무게

김나경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11.19 18:29

수정 2023.11.19 18:29

30일 회의서 3.50% 유지할듯
공공요금 인상 등 물가 압박 속
경기침체·금융리스크 동시 고려
금리인하는 내년 2분기 이후 전망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오는 30일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에서 기준금리를 '7회 연속 동결'할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린다. 물가상승률이 한은 전망경로를 웃돌고 있지만 미국의 금리동결 신호와 국내 경제 저성장, 금융안정 리스크를 고려할 때 올해 기준금리를 현행 3.50%에 머물게 할 것으로 분석된다. 누적된 공공요금 인상압력과 국제유가의 불확실성을 고려할 때 금리인하 시기는 내년 2·4분기 이후로 늦춰질 전망이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은 금통위는 30일 회의에서 올해 마지막으로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시장은 '만장일치 동결'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최우선 목표인 물가안정만 보면 인상도 선택지에 있지만, 주요국 통화정책과 한국의 저성장을 고려하면 운신 폭이 좁다.
지난 10월 소비자물가는 1년 전에 비해 3.8% 올라 한은 물가안정 목표(2%)를 크게 웃돌았다. 지난 7월 2.3%로 둔화됐던 소비자물가는 8월(3.4%), 9월(3.7%), 10월(3.8%) 등 3개월 연속 3%대를 기록하며 오름 폭이 커졌다.

경기부진과 차주 상환능력 저하에 따른 금융안정 리스크를 고려할 때 금리인상은 부담이다. 지난 10월 수출이 전년동월 대비 플러스 전환한 만큼 경상수지는 흑자행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한은 기준 1.4%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 관리에도 지난달 말 기준 은행권 가계대출잔액은 1087조원에 달해 기준금리가 높아질 경우 연체율이 급등할 수 있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최근 국제유가가 내려가 11월 물가상승률이 3.6%로 10월(3.8%) 대비 마이너스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추가인상 기대도 없어지는 상황이라 금통위가 만장일치로 동결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정화영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실물경기, 특히 소비가 여전히 좋지 않다"며 "가계부채와 관련해서도 미시정책의 효과를 지켜보자고 했기 때문에 대내외 불확실성을 고려해 현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 10월 미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2%로 둔화해 연준 통화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은 해소됐다. 채현기 흥국증권 연구원은 "미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시장에 안도감을 줄 정도로 둔화된 것 같다"며 "금통위에서 인상 소수 의견이 나오기에는 환경이 바뀐 것"이라고 짚었다.

다만 전문가들은 '고금리 장기화' 기조 자체는 이어진다고 봤다. 금리인하는 내년 2·4분기 이후에야 시작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안재균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물가상승률이 한은 목표보다 높기 때문에 금리인하에 대한 섣부른 기대는 차단하려 할 것"이라며 "기대인플레이션율(소비자의 향후 1년간 물가상승률 전망)을 잡기 위해 내년 상반기까지 긴축기조를 이어갈 것이라는 메시지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채 연구원은 "빠르면 2·4분기, 늦으면 3·4분기에 금리인하로 전환할 것"이라며 "연준이 금리인하에 대한 시그널을 주지 않은 상황에서 한은이 선제 금리인하를 하기는 어렵다"고 예상했다.

오는 30일에는 한은 경제전망도 발표된다.
한은이 내년 경제성장률은 8월 전망치(2.2%)를 유지하고, 물가상승률(2.4%) 전망을 상향 조정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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