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비트 실적하락에도 "지급준비율 100% 넘어"

업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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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대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의 지급준비율이 1분기에도 100%를 넘긴 것으로 나타났다.

업비트는 30일 현재 고객에게 지급할 디지털 자산 대비 금액 기준 약 102.24%의 디지털 자산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비트가 취급하고 있는 192개 암호화폐별로도 모두 고객 예치금보다 많은 자산을 보유한 것으로 조사됐다. 예치금(현금)은 고객에게 지급할 금전 대비 107.95%였다.

업비트는 외부 회계법인(성현 회계법인)에 실사를 맡겨 검증했다고 밝혔다. 디지털 자산은 두나무가 개발한 내부 전자지갑, 전문업체가 제공하는 전자지갑과 스테이킹 주소 수량을 조회하는 방식으로 확인했다. 예치금은 두나무가 보유한 예치금과 현금 및 현금성자산 계좌별 명세서를 기초로 금융기관 계좌별 잔액증명서를 확인했다.

올해 1월 1일 기준으로 이루어진 직전 실사 대비 디지털 자산 지급준비율은 약 1%포인트(P) 늘었다. 예치금은 같은 수준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서는 예치금 지급준비율이 25.71%P 감소했다.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의 안정성 문제는 최근 관련 기업의 실적 하락과 함께 국내외 악재와 맞물려 관심을 받고 있다.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의 지난해 매출은 1조2493억원으로 전년 3조7045억원에 비해 66.28%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8101억원을 기록, 2021년 3조2714억원 대비 75.24% 줄었다. 여기에 루나 사태, FTX 파산, 금리 인상 등 글로벌발 악재에 비트코인 가격도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거래소 안정성 문제가 대두되며 정부와 국회는 이용자 보호를 골자로 한 가상자산법 입법을 추진하고 있다.

법안에 따르면 △거래소는 가상자산 매매와 중개, 영업행위와 관련한 예치금을 사업자 고유재산과 분리해서 예치 또는 신탁해야 하고 △사업자 소유의 가상자산과 이용자의 가상자산을 분리해서 보관해야 하며 △이용자의 가상자산 가운데 일정 비율 이상을 인터넷과 분리된 '콜드월렛'에 보관해 해킹 등 위험으로부터 보호해야 한다. 또 해킹이나 전산장애 등 사고에 따른 책임 이행을 위해 가상자산사업자가 보험 또는 공제 가입, 준비금 적립 등 조치를 하도록 규정했다. 이 법안은 최근 국회 정무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를 통과하며 시행 공산이 높아졌다.

두나무 관계자는 “가상자산법에 명기된 내용 가운데 이용자 보호와 관련한 조치는 이미 대부분 했다”면서 “은행 등과 달리 고객 예치금을 그대로 쌓아 놓기 때문에 안정성을 확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시소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