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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행 원작을 잡아라", 방송가는 IP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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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행 원작을 잡아라", 방송가는 IP 전쟁

입력
2024.03.12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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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제작사들 간 IP 전쟁 활성화
팬덤 고려한 흥행 원작 소스 발굴
오리지널 작품 향한 관심 낮아져

'내 남편과 결혼해줘'가 크게 성공하면서 제작사들의 IP 전쟁이 이뤄지고 있다. tvN, 네이버 웹툰 제공

'내 남편과 결혼해줘'가 크게 성공하면서 제작사들의 IP 전쟁이 이뤄지고 있다. tvN, 네이버 웹툰 제공

방송가의 IP 전쟁이 물밑으로 바쁘게 이뤄지고 있다. 특이한 점은 오리지널 창작품이 아니라 흥행이 담보된 원작을 찾고 있다는 것이다. 제작 편수가 점점 줄어들면서 제작사 입장에서는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판단이다.

각 제작사들은 잘 만든 원작, 팬덤이 구축된 작품들을 미리 구색하면서 드라마화를 노린다. 이는 편성의 축소, 드라마 국내 시장의 침체기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제작사들은 이른바 '쪽박'을 방지하기 위한 대책으로 이미 흥행에 성공한 IP들을 찾아 나선 것이다.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나름의 대안책이다.

'내 남편과 결혼해줘' '무빙' 등 완성도가 이미 구축된 원작들이 제작사들이 가장 선호하는 IP다. 드라마 '아스달 연대기' 같은 경우 크게 성공했다고 할 순 없지만 IP를 활용해 게임으로도 판을 옮겼다. 결국 하나의 원작이 여러 장르로 나아가면서 IP 소유 전쟁이 치열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제작사 입장에서는 웹툰과 웹소설 시장을 꾸준히 들여다보면서 흥행을 미리 점칠 수 있기 때문에 흥행 안정성이 보장된다. 물론 웹툰·웹소설 기반 드라마와 영화가 무조건적으로 성공하는 것은 아니지만 비교적 흥행 가능성이 높다. 원작 장르를 드라마 시청자들의 니즈에 맞게 변화시키면서 작품 자체의 흥행을 기대하는 방식이다.

'살인자ㅇ난감'이 원작의 장점을 살리면서 팬덤의 만족도를 이끌어냈다. 넷플릭스 제공

'살인자ㅇ난감'이 원작의 장점을 살리면서 팬덤의 만족도를 이끌어냈다. 넷플릭스 제공

업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아 웹툰과 웹소설들의 신선한 소재가 드라마 제작사들의 니즈를 충족시킨다고 밝혔다. 넷플릭스 '살인자ㅇ난감'을 비롯해 웹툰 '피라미드 게임' 등이 꾸준히 공개되면서 웹툰 IP에 대한 선호도는 더욱 높아졌다. 드라마 흥행은 원작에도 영향을 미친다. 네이버웹툰 기준 '내 남편과 결혼해줘'는 드라마 방영 이후 원작 전체 거래액이 17.1배 증가했다.

특히 팬덤의 존재 유무가 IP 활용에 주요한 기점이다. 인기 웹툰·웹소설의 경우 충성도 높은 팬층이 이미 형성돼 있는데 이들이 자연스럽게 드라마 시청자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원작 팬들 사이에서 원작과 드라마를 비교하는 피드백이 나오는 상황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데 이러한 토론이 버즈량 상승, 화제성으로 이어지면서 제작사 입장에서는 '윈윈 효과'로 보기도 한다.

다만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제작사들이 IP 확보에만 나서면서 오리지널 작품에 대한 관심이 상대적으로 낮아졌기 때문이다. 지금의 한국 콘텐츠들이 웹툰과 웹소설 기반에만 의존하는 세태가 이어지면서 신진 작가와 감독들에게 주어지는 기회는 줄어들고 있다. 과거에는 단막극 등으로 다양하게 실력을 검증받을 수 있는 등용문이 존재했지만 현재 그런 역할을 할 수 있는 플랫폼이 많지 않다. 그나마 일부 방송사들이 공모전 당선작들을 소개하는 프로젝트로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원작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또 다른 악순환이 생긴 것이다.

우다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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