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표 플랫폼 기업 네이버와 카카오가 웹툰을 중심으로 콘텐츠 부문의 몸집을 키우고 있지만 IPO 관련 전망은 엇갈린다. 2023 웹툰 잡 페스타. /사진=뉴스1
국내 대표 플랫폼 기업 네이버와 카카오가 웹툰을 중심으로 콘텐츠 부문의 몸집을 키우고 있지만 IPO 관련 전망은 엇갈린다. 2023 웹툰 잡 페스타. /사진=뉴스1

▶글 쓰는 순서
① 늘어나는 IP 수요… 웹툰이 뜨는 이유
② AI 입은 웹툰… 득 될까 독 될까
③엇갈린 K-웹툰 상장 전망… 네이버 웃고 카카오 울고



국내 대표 플랫폼 기업 네이버와 카카오가 웹툰 시장에서 가파른 성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웹툰이 콘텐츠 사업 핵심으로 자리 잡아 글로벌 시장 공략에도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콘텐츠 사업을 맡은 두 회사의 웹툰 계열사가 상장될 가능성도 크지만 처지는 다르다. 네이버웹툰은 수익성 개선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경영진에 대한 사법리스크가 발목을 잡고 있다.

네이버웹툰, 수익성 개선에 나스닥 상장 '솔솔'

네이버웹툰의 미국 본사인 웹툰엔터테인먼트가 수익성 개선을 바탕으로 올해 미국 나스닥 상장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사진은 김준구 네이버웹툰 대표 /사진=네이버웹툰
네이버웹툰의 미국 본사인 웹툰엔터테인먼트가 수익성 개선을 바탕으로 올해 미국 나스닥 상장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사진은 김준구 네이버웹툰 대표 /사진=네이버웹툰

네이버웹툰 모회사 웹툰 엔터테인먼트(네이버가 지분 71.2% 보유)는 나스닥 상장 준비에 나섰다. 기업공개(IPO) 주관사로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를 선정했다. 목표 기업가치는 30~40억달러(한화 약 4~5조원)로 추산된다. 미국 증시 상장에 성공할 경우 5억 달러(약 6700억원) 이상의 자금을 조달할 수 있을 전망이다. 네이버웹툰은 미국 웹툰 시장 점유율 70%대를 유지한 1위 사업자다.

네이버웹툰은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지만 지난해 최수연 네이버 대표가 2024년 미국 상장 추진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웹툰 엔터테인먼트가 작년 12월 신임 최고재무책임자(CFO) 데이비드 리를 영입한 것도 상장을 위한 준비에 박차를 가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웹툰의 수익성이 빠르게 개선되고 있어 상장 임박설에 힘이 실린다. 네이버웹툰은 지난해 매출 1조5031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거래액도 전년과 견줘 12% 증가한 약 1조8000억원이었다. 영업적자 규모는 2295억원으로 전년(3699억원) 대비 800억원 이상 줄었다.

실적 개선은 일본 시장의 성공이 주효했다. 네이버웹툰 일본어 서비스 라인망가의 웹툰 '신혈의 구세주' 월 거래액은 1억엔(10억원)을 돌파했고 라인망가의 또 다른 웹툰 '입학용병'은 연 거래액 10억엔을 넘었다. 지난해 '라인망가'와 '이북재팬' 플랫폼 거래액을 합산한 일본 연간 거래액은 1000억엔 이상이다. 작년 4분기 및 지난 1월 일본 만화 애플리케이션(앱) 월간 이용자수 1위다.

현지 IP 사업도 힘을 보탰다. 작년에 3차례 진행한 기획 상품(MD) 굿즈 팝업스토어는 각 행사장의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하고 누적 방문객이 총 17만명에 이르렀다. 네이버웹툰이 작년 한해 농구 웹툰 '가비지타임'의 작품 연재 외에 부가수익으로 벌어들인 규모가 70억원 이상이다. 네이버웹툰은 작가가 작품 열람 및 소장 매출 이외에도 영상, 출판, 게임, 음원 등의 사업으로 IP를 확장해 추가수익을 낼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네이버와 달리 IPO 전망 어두운 카카오, 새 경영진 사법리스크 극복 최우선

카카오 픽코마 로고. /사진=카카오픽코마
카카오 픽코마 로고. /사진=카카오픽코마

IPO 작업이 순항하는 네이버와 달리 카카오는 고심이 깊다. SM엔터테인먼트 인수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 뮤직 부문 매출은 전년(8940억원)과 견줘 92.9% 증가한 1조7250억원을 기록했다. 아이유, 아이브 등 아티스트 파워에 힘입어 매출이 1년 새 17% 증가했다.


웹툰 사업도 선방하고 있다. 카카오의 일본법인 카카오픽코마(구 카카오재팬)가 운영하는 글로벌 만화 플랫폼 '픽코마'는 지난해 거래액이 1000억엔을 돌파, 2016년 출시 이후 최고 기록을 세웠다.

북미 시장에선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타파스가 단계적 앱 개편을 진행하는 동시에 4회차 구매 건과 광고 보면 무료 등 사업 모델을 신규로 도입했다. 지난 1월 역대 최대 일 거래액을 갱신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성장세에도 불구하고 IPO 계획은 불투명하다. 지난해 초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와 싱가포르관광청(GIC)으로부터 1조원대 투자를 받아 한때 상장 기대감이 높았지만 SM엔터테인먼트 인수 과정에서 '시세조종'에 나섰다는 의혹에 휘말린 상황이다. 여기에 주요 경영진의 자회사 고가인수 논란까지 불거지며 IPO 추진 동력을 잃었다.

경영진의 사법리스크가 지속될 경우 IPO는 당분간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카카오는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기존 김성수·이진수 대표 대신 오는 3월부터 권기수 최고운영책임자(COO)와 장윤중 글로벌전략책임자(GSO)를 새로운 경영진으로 내세우기로 했다. 신임 대표들은 취임하자마자 사법리스크를 해소하고 조직 안정과 쇄신이 나설 전망이다. 당면 과제 해소에 전념해야 해 IPO 작업에 쓸 여력이 없다는 평가다.

콘텐츠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엔터가 당장 급한 불을 끄는 데 힘을 쏟을 수밖에 없다"며 "문어발식 확장에 대한 비판 여론이 높은데 IPO 추진은 상황을 지켜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