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나무·빗썸, 실적 부진에 투자성적표도 ‘마이너스 손’

메타버스·NFT 사업 진출…손실폭은 확대

기사승인 2023-05-12 06:0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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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나무·빗썸, 실적 부진에 투자성적표도 ‘마이너스 손’
각사 제공.

지난해부터 가상자산 시장이 둔화되면서 가상자산 거래소들이 수익다각화를 위해 여러 가지 투자를 진행했다. 하지만 성적표는 좋지 못하다. 두나무와 빗썸 모두 신사업 부문에 진출해 수익다각화를 노리고 있지만 당장의 수익은 기대하기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두나무의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수익은 1조2492억원으로 전년(3조7045억원) 대비 66.2%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8101억원으로 2021년(3조2713억원) 보다 75.2% 줄었으며, 당기순이익도 2021년(2조2177억원)보다 94.1% 감소한 1308억원으로 집계됐다.

빗썸도 실적하락은 피할 수 없었다. 빗썸코리아는 전년대비 68% 하락한 3201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1635억원, 950억원으로 2021년보다 79%, 85% 줄었다. 

이는 가상자산 업계가 지난해부터 테라 사태를 비롯해 FTX 파산, 인플레이션 지속에 따른 긴축 강화 등으로 침체기에 들어서면서 가상자산 거래 수수료가 급감한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한 타개책으로 두 거래소는 사업구조 다각화를 꾸준히 진행한 바 있는데, 이마저도 2023년 기준 적자가 지속되고 있다.

먼저 두나무는 주요 자회사로 핀테크 솔루션 전문 기업 퓨쳐위즈를 비롯해 투자·자산관리 회사 두나무투자일임, 두나무앤파트너스, 블록체인 전문기업 람다256, 중고명품시계 판매 기업 바이버 등이 있다. 하지만 이들의 지난해 실적은 퓨처위즈(38억7000만원)을 제외하고 나머지 두나무투자일임(-19억4000만원), 두나무앤파트너스(-584억8000만원), 람다256(-465억3000만원), 바이버(-38억4000만원) 등의 적자를 기록했다.

투자성적표도 시원치 않다. 2021년 두나무는 무신사 자회사이자 한정판 중고 거래 플랫폼 ‘솔드아웃’ 운영사 에스엘디티(SLDT)에 100억원을 투자한 데 이어 지난해 4월 4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참여하면서 약 19.9%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에스엘디티의 적자가 지속됨에 따라 두나무가 가진 에스엘디티의 지분법 손실은 93억3084만원에 달한다.

다만 두나무가 지난해 하이브의 미국 법인인 하이브아메리카와 손을 잡고 지난해 10월 설립한 레벨스가 성과를 보이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인 요소로 볼 수 있다. 레벨스는 하이브 소속 아티스트를 활용해 포토카드 등을 NFT로 제작한 뒤 판매하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빗썸도 상황은 비슷하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빗썸코리아는 지난해 말 기준 타법인출자에서 약 301억4800만원의 평가손실을 기록했다. 이 중 빗썸과 버킷스튜디오가 각각 60억원의 자금을 공동 출자해 설립한 빗썸라이브에 대한 빗썸코리아의 투자손실(평가손실)은 55억9000만원으로 집계됐다. 여기에 메타버스 사업 진출을 위해 설립된 빗썸메타(-41억4640만5000원)와 NFT 사업을 위해 투자된 초록뱀미디어(-72억5749만)도 모두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빗썸의 최대주주인 비덴트가 상장폐지 기로에 놓인 가운데, 비덴트가 빗썸도 손실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빗썸과 비덴트는 복잡한 출자고리로 엮여 있는데 빗썸코리아도 비덴트 지분을 소수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빗썸은 지난 2018년 131억원을 들여 비덴트 주식 2%를 확보했다. 비덴트의 사업 및 실적 악화로 해당 지분 가치는 이미 상당수 감소한 상황이다.

빗썸이 평가한 비덴트 주식의 장부가액은32억8300만원이다. 직전 회계연도에 대비 224억7000만원의 평가손실이 난 상황이다. 만약 비덴트가 상폐될 경우 257억원 가량이 전부 손실로 처리될 수 있다. 

빗썸 관계자는 “빗썸메타의 매출이 저조한 탓은 서비스를 출시한 지 얼마 안 돼 아직 사업초기 단계로 NFT와 함께 메타버스 관련 개발비 등이 함께 비용에 포함돼 당기손실이 상대적으로 커 보이는 것”이라며 “현재 수익 다각화를 위해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한 만큼 꾸준한 관심을 가지고 투자를 이어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동운 기자 chobits3095@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