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VOD 시청자 급감'...케이블TV, FOD 구매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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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블TV 업계가 지상파 FOD(Free Video on Demand) 구매를 중단한다. FOD는 유료방송 플랫폼 사업자가 이용자에게 무료로 제공하는 주문형 비디오(VOD)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케이블TV 업계는 지상파에 FOD 구매 중단을 통보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간 케이블TV 사업자는 FOD에 대한 대가도 지상파에게 지급해 왔다. FOD는 사실상 무료가 아닌 셈이다.

지상파 FoD 이용과 지상파 재송신료 매출액 비교
지상파 FoD 이용과 지상파 재송신료 매출액 비교

케이블TV 업계는 지상파 콘텐츠 가치는 과거에 비해 떨어졌으나 이용대가는 꾸준히 늘고 있다고 지적한다. 업계는 지상파 콘텐츠를 받아 재송신한다. 대신 지상파에 가입자당 월 재송신료(CPS)를 지급하고 있다. 재송신료는 2012년 280원으로 시작해 계속 오르고 있다.

지상파 방송사는 케이블TV에 채널당 500원 수준으로 재송신료를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80원이었던 2012년 대비 지상파 채널 가치가 약 두 배 뛴 셈이다. 실제로 2022년 방송산업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지상파 재송신 매출은 2017년 3사 합계가 2350억이었던 것이 2020년 3999억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반면 케이블TV 방송사업 매출은 2013년을 정점으로 지속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22년 기준 영업이익률은 4.7% 수준이다.

FOD는 2000년대 초까지 제공되던 지상파 녹음녹화 채널을 없애는 대신 지상파 인기 프로그램을 케이블TV가 구입해 시청자들에게 무료로 제공해 한때 인기가 높았던 상품이다.

그러나 최근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를 찾는 시청자가 늘면서 전체 FOD 시장에서 지상파가 차지하는 비중이 감소하고 있다. 특히 지상파 인기 프로그램들이 OTT에는 즉각적으로 공급되는 반면 IPTV와 케이블의 FOD에는 3주의 '홀드백' 기간을 두고 있어 소구력이 급감하게 되는 요인 중 하나가 됐다.

FOD 시장에서 지상파 비중 변화
FOD 시장에서 지상파 비중 변화

지난 2012년 지상파 콘텐츠는 전체 FOD 이용량의 약 60%를 상회했지만, 2022년에는 30% 수준으로 절반 가까이 그 비중이 줄었다. 절대 이용건수도 2022년 기준 2019년 대비 1/3으로 급감했다. 연평균 -18.8% 역성장을 기록 중이다.

이 때문에 케이블TV 업계에서는 지상파 재전송 대가 산정에서 패키지로 묶어 구입하는 FOD 구입비용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도 높아졌다. 이때문에 케이블TV업계가 지상파 재전송료 협상 전 FOD 공급중단 카드를 꺼낸 것으로 풀이된다.

케이블TV 업계 관계자는 “지상파 콘텐츠가 여러 플랫폼에 선공개된 이후 아무리 무료로 볼 수 있다 하더라도 시청자의 소구력이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며 “FOD 구매를 중단하는것이 맞겠다는 판단이다”고 밝혔다.

지상파는 가입자 증가 추세에 있는 OTT에 홀드백을 두지 않고 가격도 올려서 공급함으로써 유료방송 VOD에서 감소하는 수익을 메우고 있지만, 유료방송은 오히려 FOD를 포함한 지상파 재송신 대가가 해마다 늘어난다는 것이다.

김용희 오픈루트 연구위원은 “지상파 FOD가 시청자 유치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 만큼 케이블TV의 FOD 구매중단은 당연한 수순”이라며 “지상파 콘텐츠의 2013년 이후 광고시청률 탄력성, 이용률 변화 등을 고찰한 결과, 지상파 콘텐츠 가치가 52.69% 하락했고 지상파 FOD 가치는 68.69%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권혜미 기자 hyemi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