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TSMC 잡을 삼성의 묘수 '반도체 IP'...국내업체도 '韓의 Arm' 꿈꾸며 출사표

김준석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9.25 05:00

수정 2023.09.25 05:00


글로벌 반도체 IP 시장 점유율(2021년, 매출기준)
Arm(英/日소프트뱅크 소유) 40.4%
시높시스(美) 19.7%
케이던스(美) 5.8%
이메지내이션테크놀로지(英) 3.3%
(IPnest)


글로벌 IP시장 규모
2019년 35억달러
2025년 102억달러
연평균 16.8% 성장
(마켓앤마켓)
최시영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 사장이 7월 4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삼성 파운드리/SAFE 포럼'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최시영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 사장이 7월 4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삼성 파운드리/SAFE 포럼'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파이낸셜뉴스] 영국 반도체 설계업체 Arm이 미국 나스닥시장에 상장된 가운데, 반도체 설계에 필수적인 설계자산(IP) 분야가 반도체업계의 성패를 결정지을 핵심역량으로 떠올랐다. 높은 기술 장벽 등을 이유로 Arm, 시높시스, 케이던스 등 일부 업체가 과점하고 있는 반도체 IP 시장을 두고 초미세공정 경쟁에 나선 삼성전자와 대만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 TSMC간 파트너 선정전이 뜨겁다. 시스템반도체 분야의 중요성을 뒤늦게 인식한 국내 반도체업계에서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에서 인하우스 IP분야 출신들이 의기투합해 기업을 만들면서 글로벌 반도체 IP업계의 지각변동을 예고했다.

"韓의 Arm 꿈꾼다"...출사표 내놓는 국내 IP업체

25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국내 인공지능(AI) 반도체 IP업체 중 최초로 코스닥에 입성한 오픈엣지테크놀로지가 오는 26일 상장 1주년을 맞이하고, 또다른 국내 IP업체인 퀄리타스반도체가 내달 코스닥 상장을 준비하는 등 국내 반도체 IP업계가 본격 개화하고 있다.
오픈엣지테크놀로지와 퀄리타스반도체 모두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협업 생태계인 'SAFE IP'의 파트너사다. 오픈엣지테크놀로지는 내년께 TSMC의 IP협력사로 합류가 유력하다.

반도체 칩은 수많은 IP의 집합체로 새 반도체를 설계하고 양산하기까지는 막대한 비용과 시간이 든다. 이 때문에 반도체 설계회사인 팹리스가 모든 IP를 개발할 수 없어, 개발을 전문으로 하는 IP업체가 구축한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구매해 사용한다. IP는 파운드리, 디자인하우스, 팹리스 등에 앞서 시스템반도체 최전선에 위치한 '칩리스(칩이 없는)'라고 불리며 초격차 기술 구현의 시발점이란 평가가 나온다.

현재 글로벌 IP업계는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소프트뱅크 소유의 Arm을 비롯해 미국의 시높시스와 케이던스 3사가 전체 시장의 65%를 차지하고 있다. 반도체 IP사업은 기술 장벽과 기존 고객사와의 신뢰 등 문제로 최초 진입장벽이 매우 높다. 하지만 일단 라이선스를 판매하고 나면 락인(Lock-in·고착) 효과가 나타나 지속적인 거래로 이어지기 쉽다. 고객사마다 새로운 IP를 판매하는 것이 아닌 상품을 판매하는 형식으로 매출이 이뤄져 원가를 수반하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업계 관계자는 "팹리스나 디자인하우스, 세트 업체 등에 아키텍처(설계) 라이선스를 판매해 수억원에서 수십억원 정도 받고, 또 이들 IP가 적용된 반도체가 판매될 때마다 로열티를 계속 받을 수 있어 일단 고객사로부터 기업의 존속성을 증명하고 신뢰를 확보하면 높은 마진을 올릴 수 있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해당 관계자는 "벌써부터 트랙레코드(수주이력)를 보고 해외 팹리스에서 먼저 연락이 오는 등 충분한 기술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AI·미세공정의 열쇠' IP파트너 확보에 공들이는 삼성

파운드리 사업에서 TSMC를 추격 중인 삼성전자도 반도체 IP파트너십 확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56개(지난해 10월 기준) IP파트너와 협력해 4000여개의 IP를 제공하고 있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는 2017년 파운드리사업부 출범 때와 비교하면 파트너 수와 IP 수가 각각 3배 수준이다. 업계에서는 고대역폭메모리(HBM)를 비롯한 AI 반도체 경쟁, 미세공정을 기반으로 한 삼성전자와 TSMC의 파운드리 경쟁 심화 등으로 삼성전자의 IP 파트너 확보가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편, 시장조사업체 마켓앤마켓은 글로벌 반도체 IP시장 규모가 2019년 39억달러(약 5조2123억원)에서 2025년 102억달러(약 13조6323억원) 수준으로 연평균 16.8% 성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