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차 협력사 탄소배출도 챙겨야…기업 부담 눈덩이

[ESG 의무공시 연기 추진]③
‘간접적 온실가스 배출’ 스코프3 도입되면
대기업 협력업체도 배출량 공시 대비 필요
중소기업 부담 커, “정부 지원책 마련해야”
  • 등록 2023-10-05 오전 6:00:00

    수정 2023-10-05 오전 6:00:00

[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정부가 내달 발표하는 환경·사회·지배구조(ESG) 로드맵에 ‘스코프3’ 배출량 공시 의무를 어떻게 확정할지에 기업이 촉각을 세우고 있다. 기업 활동과 연관된 모든 간접적인 온실가스 배출을 뜻하는 스코프3의 경우 협력업체의 온실가스 배출량까지 측정해야 하는 등 범위가 넓고 측정이 쉽지 않아 미국과 같은 선진국에서조차 여러 의견이 엇갈릴 정도여서다.

특히 대기업 협력업체까지 간접적인 온실가스 배출량을 측정해야 해 중소기업의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지원책 마련이 우선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4일 이데일리 취재에 따르면 금융위원회·기획재정부는 내달 열리는 ‘민관 합동 ESG 정책협의회’를 앞두고, ESG 국제공시 기준을 반영한 로드맵을 검토 중이다. ESG 공시제도 로드맵에는 △일반적 지속가능성 관련 재무정보 공시 요구안(S1) △기후 관련 재무정보 공시안(S2) △스코프3 배출량 공시 내용 등이 담길 예정이다.

특히 스코프3 배출량 공시 의무가 적용되면 대기업 협력업체까지 제조공정 전반의 온실가스 간접 배출량을 파악해야 한다. 공급망 전체에 대한 연결 공시 규제라서다. 예를 들어 삼성전자(005930)에 ESG 의무공시가 적용되면, 회사는 반도체 제조 공정 과정 전반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간접 배출량도 공시해야 한다. 이렇게 되면 삼성전자 협력업체인 중소기업도 기후 관련 ESG 공시를 대비해야 한다.

스코프3는 기업 활동과 연관된 모든 간접적인(indirect) 온실가스 배출을 뜻한다. 스코프1은 화석연료 등을 통한 직접적인(direct) 배출, 스코프2는 전기 등을 통한 간접적인 배출을 뜻한다. (사진=한국품질재단)
이렇게 되면 중소기업 부담이 눈덩이처럼 커진다. 의무공시 기준에 따라 온실가스 배출량을 측정하는 장치가 없는 중소기업이 많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협력업체의 관련 데이터를 취합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한 실정이다. 관련 중소기업에 일일이 측정 장치를 설치하려면 비용 부담이 만만치 않다. 이를 통해 설사 취합하더라도 데이터의 일관성, 신뢰성이 얼마나 담보될지도 불투명하다. 업계에 따르면 대기업마저도 온실가스 배출량을 제대로 측정하는 데 9개월이 걸린다.

이 때문에 대한상공회의소 등은 온실가스 배출량 측정 기반이 충분히 갖춰진 후 공시 의무화를 적용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허위 공시에 따른 자본시장법 위반으로 적발돼 무더기 제재를 받을 수 있어서다. 관련해 스코프3 적용만 4년 늦추는 방안이 거론됐으나 현재 확정되지 않았다. 정부는 4년이나 늦추면 한국판 ESG 공시에 대한 해외 투자자들의 신뢰를 잃을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스코프3 적용을 연기하는 것이 어렵다면 중소기업 지원 대책을 면밀하게 만들 것을 주문했다. 김의형 전 한국회계기준원장은 “수험생에게 공부 여건을 만들어 주는 게 중요하듯이, 정부는 기업이 산업 전환을 하도록 여건을 만들어줘야 한다”며 “보다 신속하고 적극적으로 산업 전환을 할 수 있도록 중소기업 등을 위한 인프라 구축, 물적·제도적 지원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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