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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반도체·탄소중립·바이오 연구대학…개교 14년 UNIST 성과 공개

등록 2023.09.25 15:4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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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IST 이용훈 총장, 개원 기념일 앞두고 '미디어데이'

세계 상위 1% 연구자 국내 1위…체계적 교원 육성 결과

인공지능 등 4대 중점 사업…UNIST와 울산 미래 견인

[울산=뉴시스] 구미현 기자 = 이용훈 UNIST 총장이 25일 교내에서 열린 '울산 미디어데이'에서 그간의 성과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UNIST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울산=뉴시스] 구미현 기자 = 이용훈 UNIST 총장이 25일 교내에서 열린 '울산 미디어데이'에서 그간의 성과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UNIST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울산=뉴시스]구미현 기자 = "2019년 부임했을 당시 UNIST는 인공지능, 반도체, 탄소중립, 바이오 분야 연구가 흩어져 있었습니다. 연구 역량을 집중한 결과 이제는 세계적 연구성과를 내는 대학으로 도약했을 뿐만 아니라, 울산지역 산업혁신 거점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이용훈 UNIST(울산과학기술원) 총장은 25일 개원기념일을 앞두고 열린 울산시청·교육청 기자단 초청 ‘울산 미디어데이(Media Day)’에서 이 같이 말했다.

이 자리에서 이 총장이 젊은 연구자를 중심으로 한 'UNIST 2.0' 전략으로 '연구중심대학 데스밸리(대위기)' 문제를 극복하고 지역과의 동반 성장을 위한 인공지능(AI)·반도체·바이오·탄소중립 등 미래 첨단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비전을 공개했다.

고속 성장 비결은 선진화된 제도… 체계적 교원 육성

UNIST는 지난 7월 발표한 THE 신흥대학평가 국내 1위, 세계 10위를 기록했다. 또 지난해 말 발표된 세계 상위 1% 연구자 수(HCR)에서는 서울대를 제치고 국내에서 1위에 올랐다. UNIST는 10명, 서울대는 8명의 HCR(Highly Cited Researchers: 논문 피인용 횟수가 많은 연구자)을 배출했다.

이용훈 총장은 이 같은 고속 성장의 비결로 선진화된 제도를 꼽았다. 엄격한 인사제도와 연구지원시스템을 통해 배출된 우수 연구자들이 UNIST의 발전을 이끄는 것.

실제 UNIST 교원 평가 기준의 까다롭기로 유명하다. 해외 석학 4명을 비롯한 8명의 추천을 받아야만 정년보장 심사 기회를 부여한다. 엄격한 인사제도 속에서 자연스레 경쟁하면서 우수 연구자로 발돋움할 수 있는 것이다.

이 총장은 “22년 선정된 UNIST HCR중 3명을 제외한 7명이 내부적으로 육성된 인재들”이라며 “잠재력이 높은 교원을 채용하고 이들의 발전을 체계적으로 지원하는 선진 시스템 덕분에 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선진 연구지원시스템의 중심에는 UNIST 연구지원본부가 있다. 연구지원본부는 개교와 동시에 출범한 공용연구센터다. 현재까지 약 300종의 장비 구축을 위해 750억원 이상의 예산이 투입됐다. 장비 전담 운영 인력만 49명이 근무하고 있다. 고가의 첨단장비를 집적하고 전담 인력이 분석 서비스 등을 교원에 직접 지원하면서 연구 효율을 높일 수 있다.
 
[울산=뉴시스] UNIST(울산과학기술원) 전경. 2021.09.27. (사진=UNIST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울산=뉴시스] UNIST(울산과학기술원) 전경. 2021.09.27. (사진=UNIST 제공)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예비유니콘 기업 다수 배출…글로벌 인프라로 세계 시장 조준

UNIST 김건호 교수가 창업한 리센스메디컬의 안구 냉각마취 기기가 美FDA ‘드 노보(de Novo)’ 승인 절차 막바지에 있다. 드 노보는 신기술에 적용되는 패스트랙 FDA 인허가제로, 국내 기업이 드 노보 적합 판정을 받을 것은 리센스메디컬이 최초다. 미국에서도 연 평균 10건 이내로 드물다.

UNIST는 김건호 교수 사례와 같이 우수한 기술력을 보유한 교원의 창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한다. 연구성과가 논문으로 사장되지 않고, 기술의 사회적 가치를 실현할 수 있도록 장려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창업 휴직, 교원 맞춤형 실험실 창업 교육과 같은 다양한 제도적 지원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9월 현재까지 UNIST가 현재까지 배출한 교원 창업기업은 71개다. 전체 전임 교원의 약 20%가 창업에 뛰어 든 것이다. 이 중엔 리센스메디컬 같은 굵직굵직한 예비 유니콘 기업도 여럿 있다. UNIST 1호 교원창업기업인 ‘클리노믹스’가 대표적이다. 게놈 기반의 정밀의료 분야를 개척하는 이 기업은 박종화 바이오메디컬공학과 교수가 창업했다. 지난 2020년 기술특례로 코스닥에 상장됐다. 리튬이차전지 연구 권위자인 조재필 교수의 ‘에스엠랩’은 현재까지 누적 투자 유치 금액이 2400억 원이 넘어간다. 에스엠랩은 대용량 배터리 양극재 소재를 생산하는 기업이다.

이용훈 총장은 “UNIST에서 시작한 기업들이 수도권의 인프라를 거치지 않고 바로 글로벌 진출할 수 있도록 전 세계적인 창업 네트워크를 구축해 지원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울산=뉴시스] 구미현 기자 = UNIST는 25일 울산지역 교육청, 시청 출입기자단을 초정해 미디어 데이를 가졌다. (UNIST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울산=뉴시스] 구미현 기자 = UNIST는 25일  울산지역 교육청, 시청 출입기자단을 초정해 미디어 데이를 가졌다. (UNIST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인공지능 등 4대 중점 사업…UNIST와 울산의 미래 견인

이용훈 총장은 ‘젊의 피 수혈’과 노후화된 장비 교체가 UNIST의 당면 과제라고 말했다. 이 총장에 따르면 개교 20년을 맞는 이공계 연구중심 대학들은 대학 경쟁력이 떨어지는 데스밸리를 거친다. 개교 초기 젊은 교수와 최신식 장비를 갖춰 뛰어난 연구 역량을 보이더라도, 시간이 지날수록 교수 평균 연령의 노령화와 장비의 노후로 정체기가 온다는 뜻이다.

이 총장은 인공지능, 반도체, 탄소중립, 첨단바이오와 같은 연구 신사업 개척을 통해 위기를 정면 돌파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연구 신사업을 통해 새로운 투자를 받고 재원을 마련해 나간다는 복안이다. 이미 인공지능 대학원, 반도체특성화대학원 사업 유치 등을 통해 200억 원 규모의 사업비와 15명의 신임 교원 TO를 확보하는 성과를 거뒀다.

또 이용훈 총장은 이 같은 4대 중점 사업을 통해 울산권의 정체된 산업을 혁신 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첨단 인공지능기술로 전통제조업을 디지털화하고 반도체 연구로 역내 정밀화학 기업을 반도체 소재부품 사업에 진출토록 하는 것이 그 청사진 중 하나다.

인공지능혁신파크는 이러한 청사진이 구체화 된 대표적 사례다. 지역 제조 산업의 인공 지능 기반 혁신을 지원하기 위해 2021년 설립됐다. 현재까지 재직자 교육, 공동 연구 등에 167개 기업이 참여했다.

첨단 바이오기술은 울산의 미래 먹거리로 육성한다. UNIST는 첨단 바이오 생태계 사슬의 핵심인 인력 양성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의과학대학원을 설립했으며, 9월부터는 울산대의대와 함께하는 의공학 통합교육프로그램인 HST(Health Sciences and Technology) 프로그램이 본격적인 운영에 돌입했다.

UNIST는 탄소배출 시설이 밀집한 울산이 탄소중립 2050 시대를 대비할 수 있도록 관련 연구에도 집중한다. 신재생에너지, 탄소 저감 기술 등을 실증할 수 있는 탄소중립실증화연구센터를 22년 설립했다. 또 기술 연구와 실증, 사업화 등을 위해 아부다비국영석유회사(ADNOC), 美 신재생에너지연구소(NREL)와 같은 글로벌 산업계, 학계와 협력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총장은 “울산을 제조산업 도시에서 첨단 스마트 산업도시로 전환할 수 있는 연구에 대학의 모든 역량을 모아 지역과 대학이 동반 성장하는 모델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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