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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GPT, ‘플러그인’으로 앱마켓 생태계 완성

박지훈
입력 : 
2023-04-27 14:4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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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둘째 주 3박 4일 하와이 여행 계획 좀 짜주고, 최저가 항공권이랑 20만원대 투 베드 호텔도 예약 부탁해.”

챗GPT가 플러그인(plugin)을 도입하며 2021년까지 묶여있던 정보에 대한 봉인 해제는 물론 다양한 활용성을 갖출 교두보를 마련했다. 플러그인이란 기존 프로그램 즉, 서비스하는 제품에서 추가 기능을 넣어 확장할 때 사용하는 것을 의미한다. 마치 콘센트에 꽂고 뺄 수 있는 플러그처럼 부가 기능을 제공한다는 의미에서 플러그인이라고 부른다. 예를 들어 구글의 크롬이나 네이버 웨일 브라우저의 다양한 확장 프로그램을 생각하면 이해가 쉽다. 이들 브라우저는 번역기, 어도비 PDF 리더기, 유튜브 자막 생성기 등 다양한 확장 프로그램을 지원한다.

챗GPT 플러그인
챗GPT 플러그인

챗GPT 플러그인은 이와 유사하게 기업이나 개인이 목적에 맞게 다양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점은 챗GPT가 2021년 9월 이전 상황 관련 정보만 답할 수 있는 것과 달리, 최신 정보 검색이 가능한 자체 ‘웹 브라우저’ 플러그인을 적용한 챗GPT는 실시간 검색을 통해 훨씬 방대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 개발사 오픈AI 설명에 따르면 “아주 최신의 정보는 물론, 개인적이거나 구체적인 정보”에도 접근할 수 있다.

오픈AI가 챗GPT에 우선 제공하는 플러그인은 11가지다. 국내에도 알려진 익스피디아(호텔·항공권 예약), 스픽(언어 교육)을 비롯해 오픈테이블(식당 예약), 인스타카트(식료품 배송), 피스컬노트(글로벌 정책·법안 정보), 마일로 패밀리 AI(가족 돌봄) 등 다양한 분야의 서비스가 포함됐다.

새로운 앱 생태계의 탄생

언어 모델을 통해 질문에 대한 답을 주는 기능을 지닌 챗GPT는 플러그인을 통해 다양한 실제 서비스에 접근 가능해진다. 항공권, 호텔 등의 예약이 채팅만으로 가능해지는 것은 물론 쇼핑, 레스토랑, 연구 분야 등에서도 새로운 정보를 제공하며 서비스를 영위할 수 있도록 날개를 달아주는 격이다.

현재 사용자들은 제공되는 플러그인 중 원하는 것들을 클릭해 올릴 수 있다. 예를 들어 식료품 배달 서비스인 인스타카트의 사용자는 챗GPT 플러그인을 업로드한 다음 자연어 처리 기능을 사용해 레스토랑 추천, 레시피, 식사 재료, 해당 식사의 총열량 계산 등을 물어볼 수 있다. 일각에서는 이를 ‘AI 업계의 앱스토어’에 비교하기도 한다. 애플이 앱스토어를 내놓으며 누구나 앱을 자유롭게 사고팔 수 있도록 하면서 모바일 생태계의 혁신이라는 평가를 받은 것처럼 오픈AI가 AI 생태계 저변을 넓힐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어 버전 초거대 Al 모델 개발 현황

AI 업계 한 관계자는 “챗GPT 플러그인은 기존 앱을 만드는 것보다 훨씬 과정도 편하고 그 과정 자체를 챗GPT에 맡길 수도 있다”라며 “결국 챗GPT 플러그인은 서비스를 내재화하는 특성상 플랫폼 기능을 하는 앱스토어보다도 더 큰 영향을 발휘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오픈AI 측도 플러그인을 통해 다양한 개방형 프로그램이 등장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오픈AI 측은 블로그를 통해 “플러그인을 통해 사용자의 명시적인 요청에 기반해 안전하고 제한된 작업을 언어 모델이 수행할 수 있게 된다”라며 “이를 통해 시스템 전반의 유용성이 개선될 수 있다. 애플리케이션이 AI 인터페이스를 노출하는 방식을 통합할 수 있는 개방형 표준이 등장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설명했다.

경쟁사에는 재앙 될 수도

오픈AI의 플러그인 기능 지원으로 챗GPT를 뒤쫓고 있는 경쟁사들에는 상당한 타격이 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경쟁 상품을 내기도 전에 다양한 기업이나 단체들이 챗GPT를 통해 마케팅이나 서비스를 집중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11개의 챗GPT 초기 플러그인
11개의 챗GPT 초기 플러그인

국내 기업들 역시 마찬가지다. 자체 초거대 AI 모델 ‘하이퍼클로바X’를 통해 AI 생태계를 구축하려는 네이버와 역시 AI 생태계 활성화를 주요 전략으로 삼은 카카오 등의 국내 IT 기업이 긴장하는 지점이다.

네이버는 오는 7월로 예고한 하이퍼클로바X 공개를 준비 중이고, 카카오 AI 자회사 카카오브레인도 스타트업들과 협업해 이미지 생성 AI ‘칼로’의 상용화 작업을 진행 중이다. 두 회사를 비롯해 자체 초거대 AI를 보유한 SK텔레콤과 KT, LG그룹 등의 시계가 더욱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오픈AI가 마이크로소프트 등의 지원으로 막대한 챗GPT 구동 비용을 감내하며 플러그인을 통한 사용자 확보에 사활을 기울인다면 우리 기업은 물론 구글도 서비스의 양과 질에서 밀릴 수 있다”라면서도 “다른 기업들이 경쟁 가능한 수준까지 기술 수준을 높인다면 기업과 개인의 선택지가 넓어지는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예측했다.

박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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