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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이효리까지 내세운 대체식품, 과연 뜰까…일각선 ‘정치색’ 논란

이상현 기자
입력 : 
2024-01-08 17:2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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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무원, 39년 만에 이효리 모델로
“시장에 확신 있어야 가능한 투자”
2030 세대 10명 중 6명 “긍정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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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무원지구식단은 지난해 첫선을 보인 두유면을 대표 플래그십 제품으로 육성해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사진 제공 = 풀무원]

식물성 원재료를 활용한 대체식품 시장이 부진할 것이란 회의론과 달리 관련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자신의 가치관과 맞는 소비를 중시하는 ‘미코노미(Me+Economy)’ 트렌드가 젊은 층에서 확산하면서 시장 경쟁에 뛰어드는 기업들도 속속 늘어나는 분위기다.

8일 풀무원식품에 따르면 지속가능식품 전문 브랜드 ‘풀무원지구식단’은 이날 신제품 ‘식물성 지구식단 Silky두유면 마라 순한 맛’을 출시했다. 이 제품을 시작으로 올 한 해 두유면을 포함한 건강면 카테고리를 집중적으로 확장하겠다는 게 풀무원의 계획이다.

신제품에 활용된 두유면은 풀무원지구식단이 지난해 상반기 처음 선보인 면 형태다. 부드러운 식감도 호평받았지만, 삶거나 헹굴 필요 없는 간편성 등이 주목받으면서 시장에 안정적으로 자리 잡았다. 차기 주력 상품군으로 풀무원지구식단이 밀고 있는 먹거리기도 하다.

앞서 풀무원은 지난해 가수 이효리를 내세워 풀무원지구식단을 홍보하기도 했다. 유명 연예인을 전속 모델로 선정한 건 창사 39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었다. 식품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풀무원이 대체식품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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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안육(대체육)으로 만든 햄과 소시지 등 먹거리. [사진 출처 = 연합뉴스]

한 업계 관계자는 “모델비가 만만치 않은 톱스타이고, 또 그 외에 광고 집행비 등 마케팅 비용을 고려하면 풀무원의 지출이 상당할 것”이라며 “관련 시장이 크게 성장할 것이란 확신이 없다면 절대 할 수 없는 과감한 투자”라고 평가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1~2인 가구, 또 20대와 30대를 주축으로 대체식품이 조금씩 부상하고 있지만, 아직 시장에서 독보적인 점유율을 차지한 브랜드는 없다”며 “획기적이라 평가받는 상품이 부재하다면 모델을 활용한 마케팅이 ‘게임 체인저’가 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식품업계에서는 대체식품 시장의 전망이 밝다는 데 대해서는 대체로 이견이 없는 분위기다. 고기 생산으로 인한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고, 동물 복지에도 이바지한다는 데서 젊은 세대 소비자들이 속속 지갑을 열고 있어서다.

다만 그 성장 속도가 얼마나 빠를지에 대해서는 다소 의견이 갈린다. 식물성 원재료를 활용했다고 해도 일부 제품이 일반 먹거리보다 최고 수십배에 이르는 포화지방과 나트륨을 포함하고 있어서다. 대부분이 가공식품 형태이기에 안전성 논란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또 일각에서는 ‘정치적 올바름(PC: Political Correctness)’을 강조하는 식문화의 일환이란 비판도 나온다. 특정 정치세력에 편승한 이념의 산물 아니냐는 지적이다.

동물 복지를 위해 식물성 원재료를 활용하면서도 고기 본연의 맛에 가깝도록 제조하는 건 기만이라는 지적도 종종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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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건 열풍 등으로 두유, 아몬드밀크, 귀리 음료, 오트밀 음료 등 대체유 시장 역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회의론이 온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나, 20~30대에서는 긍정적인 반응이 더 우세하다는 분석이다. 대안육(대체육) 브랜드 ‘베러미트’ 등으로 인기몰이 중인 신세계푸드가 지난해 5월 전국 2030 소비자 1000명에게 설문한 결과, 67.8%가 대체식품에 ‘긍정적’이라고 답했다.

대안육으로 대표되는 먹거리 외에 식물성 음료 시장 역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시장조사 전문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식물성 음료 시장은 지난 2022년 기준 6400억원 규모로 성장했다. 지난 2018년보다 22% 성장한 수준이다.

시장 규모가 커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경쟁에 참여하는 기업들도 속속 생겨나고 있다. 편의점 세븐일레븐의 경우 식물성 성분을 100% 활용한 순식물성 아이스크림 신제품 2종을 오는 10일 선보일 예정이다.

해남 쌀을 주재료로 사용해 밥처럼 쫀득한 식감과 단맛이 특징이며 동물성 재료는 일절 첨가하지 않았다고 세븐일레븐은 설명했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최근 몇 년 새 소비를 통해 자신이 추구하는 가치를 실현하고자 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는 점에서 착안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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