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연일 반도체 기술 자립화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이를 막기 위한 미국과 한국 등 경쟁국들의 압박 수위도 점점 높아지고 있습니다. 미국은 조만간 반도체 장비 수출을 막기 위한 세부 제재 방안을 발표할 예정입니다. 한국은 중국에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의 복제 공장을 지으려 한 전직 임직원을 기소하는 등 기술 유출에 대한 대응 수위를 높이고 있습니다.

사진 확대

업계에 따르면 중국 최대 메모리 반도체 회사인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YMTC)가 미국 장비의 국산화를 위해 관련 업체들과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미국 램 리서치가 생산한 핵심 부품의 대체품 개발과 생산을 위해 베이징 소재의 주요 기업 등 현지 장비 반도체 업체들과 논의·협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합니다. 램 리서치는 지난해 10월 미국이 중국 반도체 산업 대상의 수출 통제를 발표한 후 중국 본토 기반 고객사에 대한 장비 및 서비스 공급을 중단한 바 있습니다.

실제로 업계에선 화웨이 등 중국 기업들이 이미 애플처럼 자체 프로세서 반도체 설계가 가능한 세계적 소수 빅테크(거대 정보기술기업) 수준에 합류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반도체 컨설팅회사 세미어낼리시스의 딜런 파텔 수석 애널리스트는 “화웨이가 외국 기술에 지나치게 의존하지 않고 자체 설계를 가능하게 하는 돌파구를 마련한 것 같다”고 진단했습니다.

사진 확대

중국의 추격을 막기 위해 한·미 양국은 전방위적으로 대응 수위를 높이고 있습니다.

미국은 중국을 억제하기 위한 반도체 수출 규제 방안을 조만간 발표할 예정입니다. 러몬도 장관은 반도체법상 보조금을 받은 기업의 중국 신규 투자를 금지한 가드레일 최종 규정 발표 시점에 대해 “매우 곧, 몇 주 내에 완성될 것”이라면서 “지원금의 단 1센트도 중국이 우리를 앞서가는 데 도움이 되지 않도록 바짝 경계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미국은 다만 이 규정이 한국 등 동맹국에 피해로 이어지지는 않게 하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돈 그레이브스 미국 상무부 부장관은 지난 21일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중국 내 첨단장비 반입 유예 기간 연장 여부와 관련 “한국 반도체 기업들의 중국 내 합법적인 사업은 계속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는 점을 확실히 하고 싶다”고 밝혔습니다.

사진 확대

한국은 기술유출에 대한 엄정 대응에 나서면서 반도체 초격차의 ‘물 샐 틈’을 막는다는 기조입니다. 법조계에 따르면 최근 수원지검 방위사업·산업기술범죄수사부는 최근 부정경쟁방지법 위반(영업비밀국외누설 등) 혐의로 삼성전자 상무 출신인 A씨를 추가 기소했습니다.

A씨 등은 2018년 8월부터 2019년 4월 중국 시안에서 반도체 공장을 건립하는 과정에서 영업비밀에 해당하는 삼성엔지니어링 초순수 시스템 운전매뉴얼을 부정하게 사용하고, 삼성디스플레이의 초순수 시스템 발주사양서를 부정 취득 후사용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초순수는 반도체 표면의 부산물·오염물을 세척하는 데 사용하는 고순도 공업용수입니다.

A씨는 이들 자료를 활용해 중국 시안에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을 본뜬 ‘복제 공장’을 설립하려고 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그동안 기술유출에 대한 ‘솜방망이 처벌’ 논란이 있던 법원도 적극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대법원 양형위원회는 최근 지식재산권 범죄의 양형기준에 국가 핵심기술 국외 유출·침해와 저작권 침해 등에 관한 기준을 추가하기로 했습니다. 지식재산권 범죄 양형기준에 ‘산업기술 등 침해행위’ 유형도 새로 만들기로 했습니다. 대법원의 결정은 처벌 수준이 너무 낮아서 기술 유출 범죄를 대담하게 시도하는 이들이 늘어나는 데 일조하고 있다는 비판을 반영한 것입니다. 국회에서는 국가전략기술에 대한 유출 사건을 전담으로 하는 법원을 신설하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대표 기업들부터 TSMC와 인텔까지!

글로벌 산업의 핵심인 반도체 기업들에 관한 투자 정보를 매주 연재합니다.

아래 ‘기자 이름’ 옆 구독 버튼을 누르시면 소식을 놓치지 않고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