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불량품 찾아내고, 액세서리 척척 골라줘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5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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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컴퓨터 비전 기술 진화
제조-유통 산업까지 확대
제품 불량검사 정확도 높이고
가상 피팅으로 반품 줄여

인공지능(AI)이 발달하면서 AI를 도입한 컴퓨터 비전 기술도 나날이 발전하고 있다. 특히 전통적인 산업군이라 할 수 있는 제조 및 유통 산업군에서 업무를 효율화하거나 소비자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향으로 변화하는 모습이 눈에 띈다.

2020년 설립해 지난해 12월 100억 원 규모의 시리즈 B 투자를 유치한 산업용 딥러닝 컴퓨터비전 솔루션 스타트업 ‘아이브(AiV)’는 제조업 제품의 불량 검사 및 물류 자동화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그동안 제조업 회사들은 제품에 생기는 스크래치처럼 정형화하지 않은 패턴으로 나타나는 불량 상태의 경우 눈으로 검사해 왔다. 하지만 육안 검사는 데이터를 확보하기가 어려워 제조업 회사들은 결국 공정 작업을 개선하는 데 많은 비용을 지출했다.

아이브는 이런 제조업 현장의 페인포인트(pain point·고충)를 딥러닝 알고리즘을 통해 해결했다. 불량 상태를 더 잘 인식할 수 있도록 광학계를 개발하고, 이를 통해 인식한 정상적인 상품의 데이터와 불량 데이터를 인공지능 신경망에 학습시켰다. 이어 학습된 AI 모델은 제품의 불량 여부를 판단한다. 성민수 아이브 대표는 “솔루션이 가장 많이 적용되는 분야는 2차 전지 배터리팩과 자동차 부품이지만 모든 제조업 영역에서 활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스마트폰 카메라로 얼굴과 손을 비춘 뒤 딥픽셀의 가상 피팅 솔루션 ‘스타일AR’을 가동시키자 인공지능이 신체를 인식해 안경(왼쪽)과 시계를 가상으로 피팅하고 있다. 딥픽셀 제공
스마트폰 카메라로 얼굴과 손을 비춘 뒤 딥픽셀의 가상 피팅 솔루션 ‘스타일AR’을 가동시키자 인공지능이 신체를 인식해 안경(왼쪽)과 시계를 가상으로 피팅하고 있다. 딥픽셀 제공
AI를 도입한 컴퓨터 비전 기술은 패션 분야에서도 활발하게 쓰이고 있다. 컴퓨터비전과 기계학습을 기반으로 시각 지능 알고리즘을 연구하는 스타트업 ‘딥픽셀’은 가상 피팅 솔루션 ‘스타일AR(StyleAR)’을 개발해 미국 CES2022에서 혁신상을 수상했다.

이 회사는 사람의 손과 얼굴을 실시간으로 인식하고 정밀하게 추적하는 AI 기술을 집중적으로 고도화시켰다. 소비자가 스마트폰 카메라로 아무것도 착용하지 않은 자신의 손이나 얼굴을 비추면 AI가 이를 인식해 액세서리 제품을 화면상에서 가상으로 피팅시켜 보여준다. 롯데면세점, 골든듀, 한컴스토어 등 90여 개 업체가 이 솔루션을 사용하고 있다.

이제훈 딥픽셀 대표는 “패션 제품은 개인의 경험이나 취향이 중요해 착용한 모습이 구매에 영향을 미치는데, 오프라인에서는 위생이나 도난 우려로 직접 착용이 어려운 경우가 많고, 온라인에서는 제품을 착용한 모습을 가늠해보기 어렵다”며 “가상 피팅 솔루션은 소비자가 구매를 결정하거나 반품률을 줄이는 데 도움을 준다”고 말했다.

한편 AI 모델이 커지면서 가동 속도를 높이고 운용 비용을 줄이는 것도 AI 스타트업들의 과제가 됐다. 스타트업 ‘클리카’는 AI B2B 솔루션을 제공해 비전AI의 자동 경량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고객사가 클리카의 솔루션을 사용해 AI 모델을 업로드하고 간단한 설정을 하면 자동으로 경량화 및 최적화된 인공지능 모델을 받게 된다. 고객사는 이를 클라우드 서버나 반도체 칩 등 원하는 디바이스에 배포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모든 산업 분야에서 사람의 눈으로 판단하는 영역을 AI 비전이 커버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ai#컴퓨터 비전 기술 진화#가상 피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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