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노동조합(공동성명)은 27일 성남시 제2사옥(1784) 로비에서 집회를 열고 테크비즈니스 부문 대표로 복귀한 최인혁 전 최고운영책임자(COO)의 인사 철회를 요구했다. 노조는 이번 인사가 2021년 네이버 직원의 직장 내 괴롭힘 사망 사건 이후 이어져 온 조직문화 개선 노력을 뒤흔드는 결정이라고 비판하며 경영진의 책임 있는 입장 표명을 촉구했다.
이번 노사 갈등은 2021년 5월 네이버의 모 직원이 직장 내 괴롭힘을 못 이겨 극단적인 선택을 한 사건에 따른 것이다. 이에 사내리스크관리위원회는 당시 최 COO에게 경고를 했다. 이후 최 전 COO가 도의적 책임을 지며 사임했는데 지난 15일 네이버 테크비즈니스 부문 대표로 복귀하며 네이버 노조원들이 반발에 나선 것이다.
27일 경기 성남시 네이버 1784에서 네이버노조(공동성명)가 최인혁 네이버 전 COO의 경영 복귀를 반대하며 연 집회 현장 모습./사진=최영총기자
이날 집회에는 약 100여 명의 조합원이 참석했고, 엔씨소프트 등 인근 IT 기업 노조원들도 함께했다. 연단에 오른 다섯 명의 조합원들은 자유발언을 통해 최 전 COO와 현 네이버 경영진을 향해 성토했다. 사회를 맡은 이수운 노조 사무장은 감정이 북받친 듯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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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노조는 지난 22일부터 26일까지 실시한 전 조합원 총투표 결과를 처음 공개했다. 전체 조합원 5701명 중 4503명이 투표에 참여했으며 그중 98.8%가 최 전 COO의 복귀에 반대했다. 노조 설립 이후 처음 실시된 총투표였다.
노조는 “최 전 COO의 복귀 반대는 단순히 개인에 대한 반감이 아니다”라면서도 최 전 COO가 당시 직장 내 괴롭힘 사태의 핵심 가해자로 지목된 인물을 채용하고, 사망 사건 이후에도 승진시켰다는 점 그리고 해당 인물과 함께 일하기 어렵다는 구성원들의 요구를 묵살했다는 점에서 현 경영진과 함께 책임이 엄중하다는 주장이다.
오세윤 공동성명 지회장은 집회 이후 이어진 기자 간담회에서 “회사 내부 문건을 입수하면서 최 전 COO의 복귀가 사실상 사전 조율된 절차였다는 정황을 발견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사측에 최 전 COO의 소명 자리가 마련된 경위와 2021년 사건에 대한 회사의 공식 입장을 질의했다고 했다. 이어 회사가 이번 주 금요일까지 답변할 것을 요구했고 공식 답변이 없을 시 다음달 11일 2차 집회를 열겠다고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