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성 있는 사회공헌 기획·운영… “기업에도 사회복지사가 있습니다”

입력:2025-02-14 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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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쓰오일 사회복지사 신영철 책임


기업에도 사회복지사가 있다는 사실을 아는 이는 많지 않다. 흔히 사회복지사는 복지기관에서 근무한다고 생각하지만, 일부 기업에도 사회공헌 업무를 담당하는 사회복지사들이 있다.

에쓰오일에서 17년 동안 사회공헌 업무를 맡아온 신영철(사진) 책임은 최근 자신의 이야기를 담은 책 ‘나는 기업 사회복지사다’를 발간했다. 그는 책에서 사회공헌을 처음 시작하는 중소기업이나 스타트업을 위해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신 책임은 13일 “100억원을 후원하나 1000만원을 후원하나 홍보 한 번 하면 끝나는 건 똑같다. 중요한 것은 기부금의 규모가 아니라, 실질적인 도움이 필요한 곳을 찾아 의미 있는 활동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업 사회복지사는 기부나 자원봉사 활동을 기획·운영하는 역할을 한다”며 “사회복지사의 전문성을 살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실현하는 것이 주된 업무”라고 설명했다.

1996년 한국사회복지사협회에서 사회복지사로 일을 시작한 신 책임은 2004년 한국백혈병소아암협회로 옮겨 백혈병 소아암 아동의 복지를 위해 힘썼다. 에쓰오일에는 2007년 입사했다. 그는 “2000년대 초반 기업 사회공헌이 활성화되며 관심을 갖게 됐다. 에쓰오일에서 계약직으로 시작했지만 성과를 인정받아 정규직이 됐다”고 말했다.

일반적인 사회복지사와 달리 기업 소속 사회복지사는 영리적 요소를 고려해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이에 대해 신 책임은 “초창기에 그런 우려의 목소리를 많이 들었지만 사회복지사의 역할이 기부나 자원봉사 업무이다 보니 영리적 부분은 전혀 고려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기업의 사회공헌이 보여주기식이라는 비판에는 “방식의 문제일 뿐, 사회공헌 자체가 문제는 아니다”라며 “수혜자 중심으로 접근하고, 일회성이 아닌 지속성을 유지해야 한다. 지속성에서 진정성이 나온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에쓰오일의 사회공헌 프로그램 대부분은 최소 10년 이상 이어지고 있다. 2008년부터 시작한 ‘시민영웅지킴이’가 대표적이다. 신 책임은 에쓰오일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사회공헌 활동으로 ‘감동의 마라톤’을 꼽았다. 이 프로그램은 장애인 참가자들이 동반 주자와 함께 국내외 마라톤 대회에 출전하는 행사로, 2006년부터 15년간 운영됐으나 코로나19로 2020년부터 중단된 상태다. 신 책임은 “‘보이지 않아도 들을 수 있었고, 들리지 않아도 느낄 수 있었다’는 장애인분들의 말이 아직도 마음 깊이 남아있다”고 말했다.


백재연 기자 energ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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