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기술은 의료 학술 분야에서도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미국 국립 의학도서관이 운영하는 의학 논문 검색 사이트 ‘펍메드(PubMed)’에서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으로 검색한 결과를 분석해 보면, 10년 전인 2015년만 해도 6802개였다. 거의 매년 가파르게 늘어 지난해엔 5만2618개가 돼 약 8배로 급증했다. 거의 대부분 논문이 AI를 활용한 의료 연구법과 그 결과에 관한 것이다.

그래픽=박상훈

연구 분야별로 살펴보면, 가장 많은 내용이 AI를 활용한 신약 개발이다. 최근 5년간 AI 약물 개발 관련 논문은 1만6983개(펍메드 기준)가 실렸다. 이 중 가장 높은 피인용 지수(IF)를 보인 논문은 쓰촨대와 중국과학원 등 중국 연구진이 2022년 국제 학술지 네이처에 발표한 ‘암 표적 식별 및 약물 발견에 있어서 인공지능’ 연구 논문이었다. 이 논문은 암세포 발생과 성장에 관여하는 특정 유전자나 단백질, 신호 전달 경로를 집중 공략하는 표적 치료제를 AI 기술로 고도화하는 방법을 다뤘다.

국내에서도 의료진의 AI 연구 논문 발표가 부쩍 많아졌다.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정보영 교수 연구진은 최근 유럽심장학회지에 AI로 심방세동 위험성과 조기 발병률을 예측할 수 있는 AI 모델을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서울대병원은 더 나아가 지난달 의료용 AI 연구를 중심으로 하는 기관인 ‘헬스케어 AI 연구원’을 설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