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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가 생필품 위주 구매…불경기에 光잃은 광군제

업체들 "지난해보다 성장" 주장

2년 연속 구체적 매출은 미발표

행사기간 택배량 전년比 20%↓

지난해 11월 9일 베이징에서 한 여성이 알리바바그룹의 온라인 쇼핑몰 티몰의 광군제 세일 광고 옆 버스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AP연합뉴스




중국판 블랙프라이데이로 불리는 연중 최대 할인 행사 ‘광군제(光棍節)’가 시작됐으나 열기가 예전 같지 않다. 지속되는 불경기에 소비가 침체된 데다 구매 욕구가 생길 만한 매력적인 상품도 드물다는 평가다. 경기 둔화에 지친 중국 소비자들은 저가 필수품 위주로 구매에 나서며 지출 최소화에 나섰다.

12일 AP·AFP·로이터에 따르면 중국 1위의 전자상거래(e커머스) 기업이자 광군제 마케팅을 처음 시작한 알리바바는 11일 광군제 당일 타오바오·티몰 등 소속 플랫폼의 매출이 “지난해보다 긍정적으로 성장했다”고 밝혔다. 2위 업체인 징둥닷컴은 광군제 매출, 주문, 이용자 수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징둥닷컴은 “60여 개의 브랜드가 10억 위안(약 1800억 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했고 2만 개 브랜드는 지난해보다 매출이 3배 늘었다”고 덧붙였다.

외신은 올해 광군제 매출이 증가했다는 두 기업의 발표에 의구심을 나타내고 있다. 구체적인 매출과 주문 수 등을 공개하던 과거와 달리 추상적인 ‘주장’만 발표한 탓이다. 중국 상거래 플랫폼들은 지난해 광군제에서도 구체적인 판매 실적을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행사 기간 내 하루 평균 택배량이 전년보다 20.7% 감소한 것으로 알려지며 실적 악화를 짐작하게 했다.

청년 실업률이 치솟고 내수가 좀체 살아나지 않는 가운데 올해 내내 쇼핑 업체들이 상시적인 할인 행사를 벌였고 라이브스트리밍 등 쇼핑 채널도 다양해지면서 광군제 자체가 매력을 상실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베이징 번화가에서 당구장을 경영하는 스겅천 씨는 AP에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해 매출이 40% 줄었다”며 “나는 지출을 많이 하지 않는다. 물론 모두가 소비를 하고 싶어하지만 돈이 있어야 쓰지”라고 지적했다.

후베이성의 편의점 직원 후민 씨는 “사람들이 예전만큼 소비하지 않는 것 같다. 아마도 쓸 돈이 많지 않기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상하이의 인터넷 회사 직원 에밀리 자오 씨는 지난해 광군제 때는 게임기 구매에 6000위안(약 108만 원) 가까이를 썼지만 올해는 새로운 기기를 살 의욕을 잃었다고 토로했다.

이에 광군제가 ‘빛’을 잃고 있다는 분석이 이어진다. 광군제는 본래 1990년대부터 시작된 싱글 남성들의 날이었으나 2009년부터 쇼핑 대목으로 변모했다. 광군제는 매년 인기를 더해 2019년에는 알리바바 한 기업이 24시간 동안 올린 매출이 2684억 위안(약 49조 원)에 달하기도 했다.

그러나 경기 둔화 와중에 소비 열풍이 사그라지며 광군제 열풍도 꺾이고 있다. 글로벌 컨설팅 기업인 베인앤드컴퍼니는 지난해 광군제 매출이 1조 1000억 위안(약 200조 원)에 달했으나 올해는 소비자의 77%가 지난해 대비 지출 규모를 유지하거나 줄이겠다고 답했다는 조사 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베인앤드컴퍼니는 “성장 둔화, 소비심리 약화, 부동산 시장 우려 등이 중국 소비자들의 소비를 신중하게 만들고 있다”고 분석했다. 디지털 경제 분석 회사 VO2아시아퍼시픽은 광군제 마케팅이 시작된 10월 24일 이후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5% 감소했다는 조사도 발표했다. VO2에 따르면 소비자의 42%는 일상 필수용품을 구매하며 사치를 삼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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