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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쓰면 거지방서 혼나요" MZ가 짠테크로 사는 법 [Cover Story]

입력 : 
2023-05-25 16:0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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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물가 시대 2030 자린고비들
2018년 대학 신입생이던 A씨는 그해 6월 친구들과 기숙사에서 'bbq 황금올리브치킨'을 먹으며 러시아월드컵을 시청했습니다.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 2시간 정도를 하면 치킨 한 마리를 사 먹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A씨는 전역 후 복학한 뒤 지난해 12월 카타르월드컵을 보면서 같은 메뉴를 구입했지만 버는 돈에 비해 치킨값은 크게 올라 있었습니다. 지난해 최저시급이 9160원으로 인상돼 좀 나아졌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주머니 사정은 더 얄팍해진 느낌이었습니다.

A씨는 이를 숫자로 분석해 보고자 일명 '치킨비율'이라는 것을 만들었습니다. 치킨비율은 '당해 연도 최저시급÷같은 해 bbq 황금올리브 치킨 한 마리 가격'으로 정의합니다. 한 시간 일을 해서 치킨 몇 마리를 사 먹을 수 있는지 나타내는 것이죠. 2018년 치킨비율은 약 0.47마리, 2022년 치킨비율은 약 0.45마리로 5% 정도 하락했습니다. 같은 시간을 일해도 사 먹을 수 있는 치킨의 양이 예전보다 줄어든 것이죠. 관련기사 4면

치킨만의 일일까요? 물가를 반영한 2022년 월평균 실질임금은 2021년 대비 0.2% 감소했습니다. 해마다 최저시급이 오르더라도 대다수 제품들의 가격 인상 폭이 그보다 더 크기 때문에 실질임금은 줄어드는 것이죠.

코로나19 이후 저성장과 취업난 등으로 미래가 불안해진 MZ세대는 과시소비를 뜻하는 '플렉스(FLEX)' 대신 '짠테크'에 관심을 쏟고 있습니다. 짠테크란 짠돌이+재테크의 합성어로, 생활비를 최대한 줄여 투자 종잣돈을 마련하는 것이죠.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냉파(냉장고 파먹기)' '탕파(탕비실 파먹기)' '공유경제(나눠 쓰기)' 등을 통해 생활비를 극도로 줄이는 방법과 스마트폰 앱으로 적은 돈이라도 모으는 '앱테크' 등이 각광을 받고 있습니다.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에 '앱테크'를 검색하면 짠테크 정보를 공유하는 채팅방을 여러 개 볼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오픈채팅방 '거지방'이 인기를 얻고 있는데 사람들이 돈을 절약하는 일상을 공유하면서 서로 격려하는 곳으로 유명합니다.

이번 호에서는 다양한 짠테크 방법을 알아보겠습니다.

[김대연 경제경영연구소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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