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주요 엔터테인먼트 4사가 국내 환경·사회·지배구조(ESG) 평가사로부터 종합 ESG점수에서 ‘양호’ 내지는 ‘보통’ 평가를 받으며 중위권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관련 리스크가 발생할 우려가 있는 만큼 ESG 경영 개선 노력이 지속적으로 필요하다는 지적을 받은 셈이다.

29일 한국ESG기준원(옛 한국기업지배구조원)에 따르면, 하이브(352820)에스엠(041510)엔터테인먼트는 각각 ESG 종합 점수 ‘B+’를, JYP엔터테인먼트(JYP Ent.(035900))와 와이지엔터테인먼트(122870)는 각각 ‘B’를 받은 것으로 집계됐다. B+는 양호를, B는 보통을 뜻한다.

그래픽=정서희

ESG 등급은 ESG와 관련해 발생할 수 있는 위험 수준을 직관적으로 파악하도록 수치화하고, 이를 통해 투자자들이 의사결정에 활용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마련된 것이다. 등급은 S(탁월), A+(매우 우수), A(우수), B+(양호), B(보통), C(취약), D(매우 취약) 등 7가지로 분류된다.

항목별로 보면, 지난해 환경·사회·지배구조에서 각각 B, B+, C를 받으며 사실상 낙제점을 받았던 하이브는 사회에서 ‘A’로, 지배구조에서 ‘B+’로 개선된 점수를 받아 최종 ‘B+’로 전년(C)보다 두 단계 올라갔다.

하이브는 지난해 상설 조직인 지속가능경영팀과 레이블·설루션·플랫폼 사업 부문 별 담당자로 구성된 지속가능경영 실무협의체를 발족하는 등 ESG경영을 위한 내부 조직 체계를 신설했다. 올해 윤리 경영과 컴플라이언스(기업의 법령 준수)에 특히 힘을 싣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한국ESG기준원은 지배구조의 경우 기업 관련 공시자료를, 환경·사회의 경우 공시자료와 기업에서 제출한 증빙자료를 토대로 1차 평가를 실시하고, 이후 기업에 소명 기회를 제공해 최종 평가 결과를 확정한다. 최근 이슈가 있는 경우에는 등급 적격 심의 과정을 추가로 거친다.

에스엠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환경에서 ‘A’를, 지배구조에서 ‘B+’를 받았으나 사회에서 B+로 한 단계 낮은 점수를 받았다. 최종 등급은 작년과 같은 B+였다.

올해 B를 받은 JYP엔터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환경과 사회에서 각각 A, A+로 높은 점수를 받았으나, 지배구조 점수에서 C를 받아 전체 등급이 한 단계 하락했다.

JYP엔터 관계자는 “지배구조에서 부정적 변화가 있었던 것은 아니나 한국ESG기준원의 평가 기준이 점점 고도화하면서 이에 충족하지 못한 문항이 다소 감점 요인으로 작용한 듯 보인다”며 “보다 투명한 지배구조를 위해 이사회 운영 규정 개정 등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와이지엔터는 환경과 지배구조에서 각각 A, B+를 받아 개선된 성적을 보였으나, 사회 부문에서 C를 받아 전체 등급 B에 그쳤다.

전문가들은 엔터사들의 ESG경영에 발목을 잡는 것이 ‘지배구조’인 만큼 이에 대한 본격적인 개선 노력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김종대 인하대 교수는 “엔터사들은 효율성을 내세워 오너(개인)가 좌지우지하는 시스템으로 급격한 성장을 이뤘으나 이제는 주주 이익 등도 고려해 인적 쇄신에 대한 본격적인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특히 이사회가 독립적으로 건전하게 운영될 수 있도록 공론화할 수 있어야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