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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2분기 63조원 만기 도래...은행채 발행 늘까 회사채 시장 '덜덜'

이승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4.24 05:00

수정 2023.04.24 05:00

사진=뉴스1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올 상반기 62조원이 넘는 은행채가 만기가 도래하면서 회사채 발행 시장에 또 다시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다. 은행권 예·적금 잔액이 줄어들고 은행채 발행 한도도 확대된 가운데 은행들이 은행채 발행을 늘리면 상대적으로 선호도가 낮은 회사채의 인기가 시들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것이다. 다만 기준금리 인상세가 멈추고 시장금리도 내리고 있는 만큼 지난해 '레고랜드 사태' 때와 같은 파장은 일지 않을 것이라는 반박도 나온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 1·4분기 만기가 도래하는 은행채 물량은 총 48조3600억원 규모로 집계됐다. 월별로 보면 이달 만기가 도래하는 물량이 18조9200억원이고 내달에는 23조1300억원, 오는 6월 20조5700억원으로 규모가 늘어난다.

이는 월 평균 14조~17조원대 은행채가 만기를 맞았던 지난 1~3월에 비해 크게 늘어난 규모다.
특히 올해 2·4분기 만기가 도래하는 은행채 물량은 총 62조6200억원 수준으로 이번 1·4분기보다도 29.49% 증가한다.

문제는 이 같은 은행채 만기 규모 확대가 회사채 시장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점이다. 이미 한전채의 대규모 발행이 일어나고 있는 시점에서 은행채 발행마저 늘어나면 회사채가 경쟁에서 밀릴 수 있다는 우려다.

금융당국은 지난달부터 은행채의 월간 발행 한도를 같은 달 만기 물량의 100%에서 125%까지로 늘렸다. 통상 은행채는 회사채에 비해 안정성이 높아 은행채 규모가 늘면 회사채 수요가 축소된다.

더욱이 은행의 또 다른 자금 조달 수단인 예·적금의 인기가 낮아지고 있다는 점도 은행이 은행채 발행을 늘릴 유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다만 지난해 '레고랜드 사태'와 같은 회사채 시장 경색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게 대다수 전문가 시각이다. 회사채 금리가 고점을 찍었던 당시와 달리 최근에는 시장금리가 낮아지는 등 금리 환경이 변했다는 이유에서다.
시장금리가 내려가면 채권 시장의 전반적인 매력도가 높아지고 개별 기업에의 충격도 덜할 수 있다.

seung@fnnews.com 이승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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