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혼자가 좋지만 대충 살긴 싫어”… 요즘 1인 가구가 바라는 집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4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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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D&D 공유 주거 브랜드 ‘에피소드’
증가하는 1인 가구 겨냥 신모델
커뮤니티와 가구 구독 앞세워
주거의 질 중시하는 MZ세대 공략

서울 서초구 강남대로에 위치한 ‘에피소드 서초393’의 건물 전경(왼쪽 사진). 에피소드 각 지점에서는 쿠킹 클래스, 요가, 
음악회 등 지역 및 입주민 특성에 맞는 다양한 커뮤니티 활동이 열린다. 오른쪽 사진은 ‘에피소드 신촌369’에서 열린 강연 모습.
 에피소드 제공
서울 서초구 강남대로에 위치한 ‘에피소드 서초393’의 건물 전경(왼쪽 사진). 에피소드 각 지점에서는 쿠킹 클래스, 요가, 음악회 등 지역 및 입주민 특성에 맞는 다양한 커뮤니티 활동이 열린다. 오른쪽 사진은 ‘에피소드 신촌369’에서 열린 강연 모습. 에피소드 제공
원룸, 오피스텔 등 천편일률적이던 1인 가구 주거 시장에 최근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시설과 편의성 등을 앞세운 1인 가구 전용 주거 모델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부동산 디벨로퍼 SK D&D가 선보인 공유 주거 브랜드 ‘에피소드’는 주거 공간에 커뮤니티 속성을 접목해 ‘혼자 살고 싶지만 대충 살고 싶지는 않은’ MZ세대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특히 SK D&D는 1인 가구의 증가와 도심 주거의 질 문제 개선에 대한 젊은 층의 니즈를 발 빠르게 읽고 2016년 관련 TF를 만들어 공유 주거 실험에 들어갔다. 이후 여기서 얻은 인사이트를 바탕으로 2020년 커뮤니티 기반 공유주거 플랫폼 ‘에피소드’를 론칭했다. 현재 서울 성수동과 강남, 신촌 등에 총 6개 지점을 개설하면서 국내 공유 주택 산업을 선도하고 있다. DBR(동아비즈니스리뷰) 2023년 4월 1호(366호)에 실린 ‘에피소드’ 사업의 론칭 과정을 요약, 소개한다.

● 주거 혁명의 시작 ‘공감주택 TF’
SK D&D는 2016년, 사내에 ‘공감주택 TF’를 구성하고 공유 주거 사업에 대한 타당성 검토에 들어갔다. 부동산 개발 사업에만 전념하던 회사의 비즈니스 포트폴리오를 다변화시킬 필요가 있었고 국내 부동산 가격도 급상승하고 있었기에 신사업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이다. 여기에 미국과 영국을 중심으로 공유 주택 모델인 ‘코리빙(co-living)’ 트렌드가 나타나기 시작한 점도 한몫했다.

공감주택 TF는 더 콜렉티브, 미국의 커먼리빙 등 주요 코리빙 플랫폼의 비즈니스 모델을 면밀히 분석하는 한편 KT, 코오롱 등 국내 주요 대기업들이 비슷한 시기 선보인 기업형 임대주택 사업도 살폈다. 이후 어느 정도 사업성이 있다는 판단을 내린 SK D&D는 2017년 9월 사내에 ‘RESI 솔루션 개발운용본부’라는 조직을 발족시켰다. 이후 2018년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오피스텔 , ‘비엘106’ 건물을 활용해 ‘테이블’이라는 이름의 공유 주거 실험에 들어갔다.

● 커뮤니티 기반의 주거 공간의 가능성
SK D&D는 먼저 비엘106 1층의 상가 4개 호실을 임대해 라운지로 리모델링했다. 이후 오피스텔을 매입한 개인들에게 일일이 연락해 총 70세대를 임대하는 데 성공했다. 특히 SK D&D는 다른 대기업이 운영하는 기업형 임대주택과 차별화되는 포인트를 ‘커뮤니티’에서 찾고자 했다. 단순히 지역에 건물을 짓고 주변 상권을 독식하는 기존 대기업의 사업 방식이 아닌 지역과 상생하며 하나의 마을을 이루고 그 안에서 커뮤니티가 생겨나는 것을 지향점으로 삼은 것이다. 이 지점에서 테이블은 기존 경쟁사들이 운영하던 셰어하우스나 기업형 임대주택과 그 궤를 달리한다.

SK D&D는 2년여간의 실험을 통해 공유 주거 플랫폼 비즈니스의 가능성을 확인했다. 특히 1인 가구가 공유 주거를 통해 얻고자 하는 바와 커뮤니티 서비스에 대한 높은 관심 등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 과정에서 회사 측은 특히 1개월 이상 5개월 미만의 단기 거주 수요가 크다는 사실을 새롭게 알게 됐다. 테이블에서 얻은 자신감을 바탕으로 SK D&D는 2020년, 본격적인 공유 주거 사업을 시작했다.

● 성수 강남 등 6개 ‘에피소드’ 사이트 오픈
에피소드는 2020년 1월,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 ‘에피소드 성수101’을 선보인 것을 시작으로 ‘에피소드 성수121’, ‘에피소드 서초393’, ‘에피소드 강남262’, ‘에피소드 신촌369’, ‘에피소드 수유838’ 등을 연달아 선보이며 본격적으로 성장하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싱가포르투자청과 국민연금공단이 주요 투자사로 참여했다. 대규모 국부펀드와 연기금의 대규모 투자 집행은 막 비상하려는 에피소드의 성장에 날개를 달아 줬다.

이들 에피소드 지점의 특징은 단순히 공간 제공이 아니라 1인가구의 생활에 초점을 맞춘 서비스를 다양하게 제공한다는 데 있다. 현실적으로 1인 주거 공간은 13.2㎡(약 4평)에서 33㎡(약 10평) 내외의 작은 공간일 수밖에 없다. 기존 오피스텔이나 원룸이 이 작은 공간에 모든 생활 기능을 구겨 넣는 것과 달리 공용 공간을 활용해 내 공간을 확장할 수 있도록 했다. 운동 공간, 대형 주방, 세탁 룸, 모임을 위한 라운지 공간, 개인 창고 등 작은 집에서 누리기 힘들거나 비용을 들여 외부에서 이용해야 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1인 가구가 늘어나는 점을 고려해 애완동물 전용 놀이터나 내부 산책로를 마련해 놓기도 했다.

취향에 맞는 인테리어를 중시하는 MZ세대를 겨냥해 개인 공간의 디자인을 특히 중시한 것도 눈길을 끈다. 에피소드는 기본 룸과 가구, 가전이 모두 구비된 ‘풀 퍼니시드 룸’으로 구성된다. 가전과 가구가 구비된 공간의 경우 거의 몸만 들어가 생활할 수 있도록 갖춰져 있다. 개인이 방을 꾸밀 때도 취향에 따라 이케아 등 가성비가 좋은 가구부터 루이스폴센 조명 등과 소품까지 구독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제공한다. 김도현 SK D&D 대표는 “틀에 박힌 기존 1인 주거 공간에서 탈피해 새로운 방식의 주거 경험을 원하는 MZ세대의 니즈가 공유 주택 수요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장재웅 기자 jwoong04@donga.com
#1인 가구#sk d&d#에피소드#주거 혁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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