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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발 하라리 “AI 시대 아이들이 배워야 하는 건 ‘변화의 기술’”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석학인 유발 하라리가 19일 서울 종로구 소재 노무현시민센터에서 영상 간담회를 열고, 신간 '멈출 수 없는 우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신소연 기자]

[헤럴드경제=신소연 기자]“챗GPT로 대표되는 AI(인공지능)의 발전으로 단 10~20년 뒤도 예측하기 어려워졌다. 이런 상황에서 미래 세대인 아이들에게 필요한 교육은 단편적인 정보가 아니라 언제 어디서든 새로운 기술을 배우고 직업을 바꿀 수 있는 '변화의 기술'이다”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저자이자 석학인 유발 하라리가 오랜만에 신간 ‘멈출 수 없는 우리(주니어김영사 발행)’를 들고 찾아왔다. 그의 신간은 뜻밖에도 동심(童心)에 눈높이를 맞춘 '어린이 책'이다. 그의 대표작인 ‘사피엔스’의 어린이판이라 할만 하다.

1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소재 노무현시민센터에서 열린 영상 기자간담회에서 하라리는 “어린 아이들에게는 속임수가 안통한다”며 “아이들을 위한 책을 쓰는 게 즐거웠지만, 어려운 도전이기도 했다”며 신간에 대한 소회를 밝혔다.

유발 하라리의 신작 ‘멈출 수 없는 우리’는 지난 2011년 영문판 초판 발행 이후 전 세계에 65개 국어로 번역돼 2300만부 이상 판매된 '사피언스'의 내용을 8~12세 아동의 문해력에 맞춰 쓰여진 책이다. 어린이 독자들의 이해를 돕고자 알록달록한 삽화를 풍성하게 삽입했고, 그의 전작보다 농담이나 스토리 등을 많이 넣었다. 형식도 대화 형식을 활용해 보다 쉽게 읽을 수 있도록 했다. 그렇다면 지금 왜 하라리는 아이들을 위한 책을 냈을까.

그는 예상 외로 이 책을 쓰게 된 이유에 대해 챗GPT 등 첨단 기술의 발전을 들었다. 그는 “첨단기술의 발전으로 10~20년 후도 예측하기 어려워지면서 어느 때보다 역사 탐구의 중요성이 커졌다”며 “특정한 세계관이 생기기 전인 어린 시절에 사피엔스와 같은 책을 읽을 수 있다면 성인 때보다 과학이나 역사에 대한 이해를 더 길러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유발 하라리는 최근 챗GPT와 관련해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고 있는 지식인 중 하나다. 그에게 챗GPT에 대한 경험을 묻자 “굉장히 충격적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인간이 지구의 지배자가 될 수 있었던 것은 이야기를 만드는 능력을 통해 대규모의 협동을 이끌어낼 수 있었기 떄문”이라며 “챗GPT가 기존의 첨단기술과 결이 다른 것은 인간만이 할 수 있었던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즉 AI 기술이 지금처럼 제한없이 발전하게 되면 가까운 미래에 인류가 AI에 의해 만들어지는 세상에 살게 될 수 있다는 게 하라리의 주장이다.

그는 이어 “챗GPT의 발전 속도를 인위적으로 늦추거나 다른 첨단기술처럼 안전성을 충분히 체크한 후 대중들에게 공개되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약이 개발됐다고 해서 바로 환자들에게 적용하는 게 아니라 다양한 실험을 통해 안전성이 증명되면 사용하는 것처럼 챗GTP 역시 인간 사회에 미치는 장기적인 영향 등을 꼼꼼히 따져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AI가 지배하는 새로운 세상에서 미래 세대인 아이들에게 필요한 교육은 바로 '변화하는 기술'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과거에는 정보를 가르치는 게 교육의 핵심이었다면, 지금은 수많은 지식 중에 쓸만한 것을 가려내는 능력, 파편화된 지식을 모아 스스로 큰 그림을 그리는 법 등을 배워야 한다”며 “역사 탐구를 통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미래 세대는 끊임없이 새로운 기술을 배우고 그에 따라 직업을 바꿔야 할 수도 있다”며 “변화의 기술을 배우는 게 교육의 핵심이 되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마지막으로 기후변화나 AI기술의 남용 등 인류가 직면한 과제에 대한 해법에 대해선 '우리 자신에게 있다'고 말했다. 그는 "사실 인류가 직면한 여러 문제들은 우리가 만들어낸 것이기 때문에 우리가 해결할 수 있다"며 "우리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경제적 자원이나 과학적 지식, 기술 등을 모두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가 이번에 신간을 쓰게 된 것도 "우리가 이런 힘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이해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carri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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