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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 난맥상·윤핵관·민생경제 위기'…2016년 총선 판박이
정부·여당 지지율 동반 하락에 내년 총선 위기감 고조
2023-04-18 06:00:00 2023-04-18 06:00:00
 
[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지지율이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하면서 내년 총선에 대한 위기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정부·여당의 지지율 반등을 위한 해법도 딱히 보이지 않으면서 총체적 난국에 빠진 모습인데요. 현 정부의 외교정책에서부터 점점 더 어려워지는 민생 경제, 대통령의 최측근들, 일방적인 불통 정치 등으로 민심이 등을 돌리면서 지난 2016년 제20대 총선 당시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이 패배했던 모습과 동일합니다. 제22대 국회의원 총선을 1년여 앞두고 국민들의 정치혐오증이 역대급으로 커진 가운데, 위기 극복을 위한 정부·여당의 혁신과 쇄신이 없다면 2016년 악몽을 되풀이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정치권의 시각입니다.
 
윤석열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한일 문제·도청 의혹 등 '굴욕 외교' 기시감
 
17일 정치권에 따르면 현재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은 30%대 안팎으로 올해 최저치를 기록 중입니다. 그만큼 윤 대통령의 국정수행에 대해 '잘못하고 있다'고 평가를 내리는 국민들이 많다는 얘기인데요.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50% 이상 되고 국민의 상당한 지지를 받으면, 총선 승리 가능성이 커지면서 국정운영 동력을 확보하는데요. 하지만 현실은 정반대여서 고민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일단 윤 대통령의 외교정책이 발목을 잡고 있습니다. '굴욕 외교'라고 평가를 받는 한일 정상회담에서부터 이미 시작도 하기 전에 저자세인 한미 정상회담까지, 윤 정부의 외교 정책은 민심 이반을 가속화했습니다. 특히 윤 정부의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피해 배상 해법은 박근혜정부의 일본군 위안부 합의와 판박이인데요. 지난 2015년 박근혜정부 시절 한일 위안부 합의에 따라 일본 정부는 10억엔을 한국의 화해치유재단에 출연했지만, 일본의 사과와 배상은 없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최근 미국 정보기관 중앙정보국(CIA) 도청 의혹은 박 정부 시절 2013년 6월 에드워드 스노든 도청 폭로 사태와 비슷한데요. 당시 전 CIA 요원이었던 스노든은  미 국가안보국(NSA)이 적대국뿐만 아니라 한국을 비롯한 프랑스, 브라질, 일본 등 다른 동맹국의 미국 주재 대사관을 염탐했다고 폭로했습니다. 이에 박근혜정부는 미국 측에 도청 여부를 확인해 줄 것을 공식 요청했지만, "입장은 이해할 수 있다"는 원론적인 답변만 받았습니다. 사실상 미국으로부터 관련 해명이나 적절한 조치를 얻어내지 못하면서 외교부의 대응이 비판 대상이 됐는데, 현재 윤 정부의 대응과 판박이입니다.
 
윤핵관=진박 감별사, 부동산 규제도 '판박이'
 
총선의 최대 변수인 '민생'도 박 정부 시절과 비슷한 흐름인데요. 2014년 당시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빚내서 집 사라"며 주택담보인정비율(LTV), 총부채상환비율(DTI) 등의 대출 규제 완화를 통해 부동산 경기 부양에 나섰습니다. 현재 윤석열정부도 부동산 연착륙을 위해 대출 규제와 세제를 대폭 완화하는 등 규제 완화 중심의 경제정책을 펼치고 있는데요. 그럼에도 민생 경제는 나아질 기미는 보이지 않고 오히려 더 팍팍해지면서 2016년 총선 결과에도 고스란히 영향을 미쳤습니다. 
 
대통령의 최측근들, 이른바 '윤핵관'(윤 대통령 핵심 관계자)도 박 정부 시절 '진박(진짜 친박근혜)' 감별사'와 흡사합니다. 지난달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나경원·유승민 전 의원, 안철수 의원 등 찍어내기를 통해 2016년 당시 새누리당의 총선 패배를 불러왔던 '진박 감별사' 논란이 재연됐는데요. 박 정부 시절 당내 친박(친박근혜)계는 진박 감별사를 자처하며 비박(비박근혜)계와 갈등을 빚었고 결국 총선에서 패배하는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현 정부의 윤핵관과 이들과 궤를 같이하는 인사들의 행태가 과거 '진박 감별사'와 다를 게 없다는 게 정치권의 평가입니다.
 
여기에 윤 대통령은 취임 후 현재까지 1년 넘게 이재명 민주당 대표 등 야당 지도부를 만나고 있지 않은데요. 이 같은 불통 정치 역시 박 전 대통령의 불통 프레임과 비슷합니다. 그나마 박 전 대통령은 정부 출범일 기준으로 취임 후 47일째에 제1야당 대표와 단독 회동을 했는데, 윤 대통령은 343일째 외면하고 있습니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이날 본지와 한 통화에서 "한일 외교 문제 등 여러 요인이 겹치면서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 지지율이 떨어지고 있는데, 분명한 점은 지금의 지지율을 가지고는 내년 총선을 치르기는 굉장히 어렵다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 (사진=뉴시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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