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미국발 불안에 관치까지…주담대 금리, 3%대로 '뚝'

박소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4.17 05:00

수정 2023.04.17 05:00

[파이낸셜뉴스]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등 미국 중소은행발 불안과 금융당국의 당부 등으로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3%대로 내렸다. 준거 금리 하락 폭보다도 더 떨어진 수준이다.

■한 달 반 사이 주담대 0.77%p↓·신용대출 0.74%p↓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지난 14일 기준 주택담보대출 혼합형(고정) 금리(은행채 5년물 기준)는 연 3.640∼5.801% 수준으로 파악됐다. 한 달 반 전인 3월 3일과 비교하면 상당수 대출자에게 적용되는 하단 금리가 0.770%p 급락했다.

지표금리인 은행채 5년물의 금리가 같은 기간 0.619%p(4.478%→3.859%) 떨어진 것을 감안하면, 금리 조정의 준거 금리가 내려간 정도보다 더 떨어진 셈이다.

한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혼합형 금리 추이를 보면, 14일 현재 수준(3.640%)은 2021년 9월 말(3.220%) 이후 1년 6개월여만에 가장 낮다.
2021년 8월부터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행진이 시작된 만큼, 대출금리가 사실상 통화 긴축 시작 지점으로 거의 되돌아간 수준이다.

신용대출 금리(은행채 1년물 기준·연 4.680∼6.060%)도 한 달 보름 사이 하단이 0.740%p 낮아졌다. 은행채 1년물 금리 하락(-0.411%p)과 관계가 있다.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신규 취급액 코픽스 연동) 역시 현재 연 4.180∼6.631%로 하단이 0.740%p 내려왔다.

■지표금리 하락 폭의 두 배…은행 금리인하 경쟁 영향
최근 은행 대출금리 하락 속도는 단순히 지표금리 흐름 때문만은 아니다. 특히 신용대출 하단의 낙폭(0.740%p)은 지표금리(은행채 1년물·0.411%p)의 거의 두 배에 이른다.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신규 취급액 코픽스 연동)도 한 달 반 동안 0.740%p 떨어졌지만, 같은 기간 지표금리 코픽스(COFIX)는 절반 수준인 0.290%p(3.820%→3.530%) 낮아지는 데 그쳤다.

실제 은행의 대출금리가 지표금리보다 훨씬 더 많이 하락한 것은 시중은행들이 0.3%p 안팎 가산금리를 스스로 낮췄기 때문이다.

지난해 하반기 5∼6%에 이르던 은행 대출금리가 최근 크게 떨어지자, 위축됐던 주택담보대출도 다시 늘어나는 추세다.

한은에 따르면 3월 말 기준 주택담보대출은 2월 말보다 2조3000억원 불었다. 2월 은행 주택담보대출은 9년 1개월 만에 처음으로 줄었지만, 한 달 만에 다시 늘어난 것이다.


특히 주택담보대출 중 전세자금 대출이 2조3000억원 감소한 것을 고려하면, 나머지 일반 주택담보대출은 한 달 사이 약 4조6000억원 급증했다.

psy@fnnews.com 박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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