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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축의 시대’ 저문다…한은, 사실상 기준금리 인상 마무리

[기준금리 인하 대비하라] ① 4월 금통위 동결 결정 ‘ 만장일치’
국내외 시장 전문가들 연말 금리 인하에 베팅
“기준금리 하락 예고는 경기 악화 심화 의미”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3월 11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4월 금융통화위원회 금리 결정에 대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 한국은행]
[이코노미스트 이용우 기자] 사실상 기준금리 인상이 마무리되고 있다. 그간 유례가 없이 빠른 속도로 금리를 올려온 한은은 최근 두 번의 금리 동결을 내놓으면서 경제와 금융안정 쪽에 무게추를 놓고 있다. 시장은 연말에 기준금리 인하도 가능하다고 예상하고 기준금리 인하를 대비할 때가 왔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머지않아 긴축의 시대가 저물 것이란 분석이다. 

한은, 2연속 기준금리 동결

한은은 지난 11일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를 열고 지난 2월에 이어 4월에도 기준금리를 3.50%에서 동결했다. 물가가 안정되는 가운데 빠른 속도로 기준금리를 올리면서 국내 경제에 타격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는 게 한은의 입장이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도 금통위 금리 발표 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지난 2월 금통위 회의 이후 대내외 여건 변화를 보면 세계 경제는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로 금융 부문의 리스크가 증대되면서 경기 불확실성이 높아졌다”며 “금융안정 측면의 리스크가 커지고 고용 상황도 둔화 조짐을 나타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 총재는 “그간의 금리인상 영향 등으로 성장세 둔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며 “수출이 큰 폭의 감소세를 지속하면서 1분기 중 성장률은 소폭으로 상승 전환하는데 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번 금통위에서 시장이 주목한 점은 금통위원들 중에 인상을 주장하는 소수의견이 나오느냐에 있었다. 지난 2월에는 조윤제 금통위원이 금리 인상 소수의견을 냈기 때문이다. 하지만 4월 금통위에서는 6명 위원 전원이 금리 동결에 찬성했다. 그만큼 이 총재의 설명대로 금융안정이 보다 우선되는 시점이 됐다고 금통위원들도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8월부터 기준금리 인하 예측도 나와


두 번의 금리 동결 조치로 시장은 대체로 한은의 기준금리 정점을 현재의 3.50%로 보고, 내년 말에는 2.50~2.75%까지 낮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한은의 기준금리 이하 시점이 빠르면 하반기부터 나타날 것으로 예상했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한은의 최종 금리는 3.50%며 하반기 인하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한다”며 “하반기에는 낮아진 물가 속에서 경기 하락과 금융 불안으로 시선이 옮겨지면서 한은의 결정 또한 이에 주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백윤민 교보증권 연구원도 “경기하락 리스크가 확대되고 있는 상황에서 연내 금리인하 가능성을 배제하기는 어렵다”고 진단했다.

씨티와 노무라증권 등 외국계 투자은행(IB)은 한은이 오는 8월 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전망했다.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과도하게 물가 잡기에 집중할 이유가 없다는 분석이다.

채권시장에서 국고채 금리 또한 여전히 기준금리 3.50%를 밑돌고 있어 시장에서는 사실상 한은의 금리 인상이 끝나고 금리 인하가 시작될 것으로 받아들이는 모습이다. 

다만 이 총재는 이런 추측에 대해 과도한 해석이라며 선을 그었다. 이 총재는 “(금리 인하) 반응에 대해 지금 금통위원 중 많은 분들은 이런 기대가 너무 과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며 “물가 경로가 우리가 예상하는 바가 아니면 다시 인상할 수 있는 가능성도 열어두자는 위원이 다섯 분 이상”이라고 말했다. 

한미 금리차 ‘1.75%포인트’ 확대 불가피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지난 3월 22일(현지시간) 열린 FOMC 기자간담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로이터]
금리 인하가 아니더라도 이번 동결로 조만간 한미 기준금리차는 지금보다 더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현재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와 한은과의 금리 차는 1.50%포인트다. 지난 3월 공개된 연준의 점도표(금리 목표치)를 보면 올해 미 금리 최고점은 5.10%다.

이를 고려하면 연준이 오는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베이비스텝(기준 금리 0.25%포인트 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이 충분하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에서는 연준이 5월 2~3일(현지시간) 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을 68.9%로 봤다. 

다음 금통위는 오는 5월 25일로 예정되어 있다. 시장의 예상을 뒤엎고 한은이 5월 기준금리 인상에 나선다 해도 한미 금리차가 1.75%포인트로 확대될 가능성이 충분한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이럴 경우 외국인 자금의 국내 이탈, 원달러 환율 상승에 따른 수입물가 오름세 유지 등으로 국내 경기에 타격이 커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양준모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국내 공공요금 인상과 주요 산유국의 감산 등으로 물가 관리가 상당한 어려워질 수 있어 한은도 추가 인상 가능성을 남겨 놓은 것”이라며 “시장에서 기준금리가 연말에 하락할 것을 예상하는 것은 그만큼 경기가 나빠진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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