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은행

"이자 싼 은행 대출로 갈아 탔어요" 서민 돕는 희망 사다리

박신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4.09 18:38

수정 2023.04.09 18:38

은행 문턱 파격적으로 낮춘 'KB국민희망대출'
2금융권 다중채무자도 사회초년생도 신청 폭주
정책금융 아닌 은행 자체 상품
금융권 "시중은행으로 확산 위한
당국 차원의 인센티브 검토해야"
#1. 대구에 거주하는 A씨는 연 금리 10%가 넘는 저축은행 신용대출 2건을 이용하고 있었다. 신용도 문제로 은행 신용대출이 어려웠던 A씨는 인근 KB국민은행 지점을 방문해 'KB국민희망대출' 상담을 받았다. 최초 상담 당시 신용등급의 영향으로 대출한도가 높게 나오지 않아 기존 대출 2건 중 1건만 상환할 수 있었다. A씨는 은행 직원으로부터 1건을 먼저 'KB국민희망대출'로 전환하고 일주일 후 다시 평가를 진행해보자는 권유를 받았다. '1주일 만에 변화가 있을까'라고 생각했지만 앞선 제2금융권 대출 상환으로 신용등급이 오르면서 추가 대출이 가능해졌다. 덕분에 A씨는 남아있는 제2금융권 대출도 은행권 대출로 전환할 수 있었다.
A씨가 받은 2건의 'KB국민희망대출'의 금리는 각각 8.07%, 7.52%로 매월 부담하는 대출이자도 줄일 수 있었다.

#2. 94년생 고객 B씨는 지난 2021년 9월 취업에 성공해 직장생활 만 2년이 채 되지 않은 사회초년생이다. B씨는 취업 후 대학시절 받은 학자금 대출과 취업 준비 과정에서 받은 저축은행 대출 3건을 성실히 상환하고 있다. 그러던 중 우연히 'KB국민희망대출'을 알게 된 B씨는 혹시나하는 마음으로 대출 상담을 위해 KB국민은행 지점을 방문했다. B씨는 짧은 재직기간과 다중채무자 기준으로 인해 대출이 어려울 것이라 예상했지만, 'KB국민희망대출'이 재직기간을 1년 이상으로 완화하고 다중채무자 거절 기준을 두지 않은 덕분에 대출이 가능했다.

3월 27일 'KB국민희망대출' 출시 첫날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여의도영업부에서 고객이 상담받고 있다. 정부의 소액생계비 대출과 함께 큰 호응을 얻으며 서민금융 쌍두마차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뉴시스
3월 27일 'KB국민희망대출' 출시 첫날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여의도영업부에서 고객이 상담받고 있다. 정부의 소액생계비 대출과 함께 큰 호응을 얻으며 서민금융 쌍두마차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뉴시스

지난 3월 27일 KB국민은행에서 선보인 'KB국민희망대출'이 정부가 내놓은 소액생계비 대출과 더불어 큰 호응을 얻으며 서민금융 쌍두마차로 자리매김했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희망대출은 2금융권의 신용대출을 낮은 금리의 은행권 대출로 바꿔주는 파격적인 상품이다. 이자비용을 줄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신용도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KB국민희망대출은 2금융권 대출자들이 최대한 많이 은행권에 진입할 수 있도록 여러 파격을 택했다. 재직기간과 소득 요건을 각각 1년 및 연 2400만원 이상으로 최소화했을 뿐 아니라 일반적으로 은행권 대출이 불가능한 다중채무자도 심사 결과에 따라 대출 이용이 가능하도록 대출 거절 기준도 완화했다. 대출기간도 확대해 고객의 선택권을 강화했다. 대부분의 제2금융권 신용대출이 5년 이내 분할상환으로 운영되고 있으나, 'KB국민희망대출'은 최장 10년까지 상환기간을 선택할 수 있다.

도입 초반 신용한도가 대환대출금액보다 적게 나와 은행대출로 갈아탈 수 없었던 문제도 해결됐다. 예를 들어 저축은행 대출이 2000만원인데 은행 신용한도가 1500만원까지 밖에 나오지 않으면 아예 대환을 못했는데 앞으로는 1500만원까지만 대환하고 그만큼 이자를 줄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다만 KB국민희망대출은 정책금융이 아닌 은행 자체 상품이다 보니 한계는 있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은행의 건전성 관리를 위해 최소한의 거절기준은 운영하고 있다"며 "KB국민희망대출은 은행 자체 상품으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가 적용되기 때문에 대출 가능여부는 인근 영업점 방문을 통한 확인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취약차주를 돕기 위해 만든 상생금융상품인 만큼 KB국민희망대출이 활성화되면 은행 연체율이 올라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큰 호응을 얻고 있는 KB국민희망대출 같은 2금융권 대환대출이 다른 시중은행으로도 확산되기 위해서는 금융당국의 인센티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padet80@fnnews.com 박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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