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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믹스 때와는 다르다"…'문턱' 높아진 페이코인 재상장

닥사 소속 거래소 점유율 99% 이상…"회생 위해선 재상장돼야"
보완된 닥사 가이드라인·은행권 분위기가 페이코인 재상장 변수로

(서울=뉴스1) 김지현 기자 | 2023-04-03 06:55 송고 | 2023-04-03 09:47 최종수정
27일 오전 서울 서초구 달콤 교대역점에서 관계자들이 암호화폐인 '페이코인(PCI)'을 이용한 결제를 시연하고 있다. 최근 유통업계에서는 암호화폐가 새로운 마케팅 수단으로 떠오르고 있으며 종합결제서비스사 다날에 따르면 페이코인은 편의점, 카페, 서점 등 다양한 곳에서 현금처럼 사용이 가능하다. 2021.4.27/뉴스1 © News1 조태형 기자
27일 오전 서울 서초구 달콤 교대역점에서 관계자들이 암호화폐인 '페이코인(PCI)'을 이용한 결제를 시연하고 있다. 최근 유통업계에서는 암호화폐가 새로운 마케팅 수단으로 떠오르고 있으며 종합결제서비스사 다날에 따르면 페이코인은 편의점, 카페, 서점 등 다양한 곳에서 현금처럼 사용이 가능하다. 2021.4.27/뉴스1 © News1 조태형 기자

다날(064260)의 가상자산 페이코인이 디지털자산 거래소 협의체(닥사·DAXA)의 결정에 따라 국내 원화 기반 거래소에서 상장폐지된다. 이는 닥사 소속 거래소들이 국내 가상자산 시장 점유율의 99% 이상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사실상 국내 시장에서의 퇴출을 의미한다.

지난해 11월 닥사의 결정에 따라 국내 원화 거래소 시장에서 퇴출되면서 일대 위기를 맞은 위메이드(112040) 표 암호화폐 위믹스에 이은 두 번째 국내산 대형 프로젝트의 퇴출 사례라, 현재 페이코인은 위믹스와 직접적인 비교 대상이 되고 있다.
위믹스의 경우, 지난 2월 닥사 소속 코인원에 재상장하면서 국내 시장에 활로를 뚫은 모양새라 페이코인도 원화 거래소의 재상장을 통한 회생 전략을 세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코인원의 '위믹스 깜짝 재상장'으로 닥사 내분 논란이 나오자, 닥사가 지난달 상장 가이드라인을 보완하면서까지 재상장 조건을 수정한 것이 페이코인에게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3일 가상자산 및 블록체인 업계에 따르면 페이코인은 지난달 31일 닥사의 결정에 의해 국내 원화 거래소 3곳에서 오는 4월 14일 거래 지원이 종료된다. 페이코인은 닥사 소속 거래소 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 고팍스 중 업비트(BTC마켓), 빗썸, 코인원 등 일명 '톱3 거래소'에 상장돼 있다.
페이코인은 앞서 국내에서 다날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3대 편의점을 비롯해 주요 문화생활 브랜드들과의 협업을 통해 국내 결제 서비스 시장의 혁신을 가져왔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지난해 금융당국의 '실명계좌' 요구를 끝내 실행하지 못하면서 국내 시장에서 사실상 퇴출됐다.

페이코인 측은 닥사가 거래 지원 종료를 결정하기 전까지, 닥사 측에 계좌 발급과 관련한 구체적인 현황을 공유하고, 우선적으로 국내 결제 서비스가 아닌 해외 결제 서비스 위주로 사업을 전개하겠다는 내용도 전달했지만 끝내 이 같은 내용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페이코인이 최근 발표한 올해 사업 계획 내용을 살펴보면, 이들은 3분기 내 해외결제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고, 웹3 사업의 본격화를 위해 지갑 서비스도 출시할 예정이다. 또한 은행 실명확인 입출금 계정 확인서 발급 및 가상자산 사업자(VASP) 재신고를 거쳐 4분기 내 국내 결제 사업도 재오픈할 계획이다.

◇ 페이코인의 회생…"결국 닥사 소속 거래소에 재상장 돼야 한다"

우선 페이코인의 국내 시장 '복귀'를 위해서는 결국 닥사에 소속된 원화 거래소에 재상장돼야 한다는 의견이 업계에서는 지배적이다. 국내 점유율면에서 원화 기반 거래소 5곳이 99% 이상의 압도적인 수치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국내 투자자 시장을 잡기 위해서는 원화 거래소 재상장이 우선이라는 시각이다.

또한 국내 시장에서의 기반이 확보돼야 글로벌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는 분석도 있다. 국내 시장에서 영향력이 없는 블록체인 프로젝트가 해외에서는 경쟁력이 있다는 점을 설득하기엔 쉽지 않다는 시각이다.

국내 블록체인 벤처캐피털(VC) 팀장은 "국내 프로젝트들의 경우에는 특히 국내 시장에서의 이미지가 굉장히 중요하다"며 "해외 프로젝트와의 미팅 시, 한국 시장에서의 영향력이나 이미지에 대한 질문이 필히 나온다. 그들을 설득하기 위해서라도 국내 시장에서 어느 정도의 영향력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 글로벌 사업을 활발히 하는 위믹스도 지난 2월 16일 코인원에 재상장된 이후, 글로벌 레이어 1 블록체인 니어 프로토콜과 파트너십을 맺는 등 다시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 두 달여만에 위믹스 깜짝 재상장하자 가이드라인 보완…페이코인엔 악재

그러나 페이코인의 재상장 과정은 위믹스의 재상장 때보다 더 난관에 부딪힐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주요 원인으로는 △수정된 닥사의 거래심사 가이드라인 △쉽지 않은 실명계좌 획득이 꼽힌다.

우선 닥사는 지난 2월, 코인원의 위믹스 재상장으로 인해 내부 분열 등 여러 논란이 나오자, 최근 재상장 조건 등을 담아 내용을 보안한 거래심사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지난달 22일 발표된 닥사의 거래지원 심사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이들은 '거래지원이 종료된 날로부터 일정기간이 지나지 아니한 경우 또는 거래지원이 종료된 날로부터 일정기간이 지났더라도 해당 거래지원 종료 사유가 해소되지 않은 경우'를 상장 심사 기준 중 기타 위험성 항목에 삽입했다. 상장폐지된 후 일정기간이 지나지 않으면 여전히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고 판단해 거래지원 심사의 대상에 넣지 않겠다는 의미다.

닥사는 일정기간에 대한 구체적인 기간을 밝히기 어렵다는 입장이지만, 일각에서는 위믹스가 두 달여만에 재상장됐기 때문에, 이보다 더 긴 기간을 '일정기간'으로 잡았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 "페이코인에 주기엔 부담스러워"…냉랭해진 은행권 분위기

최근 시중은행을 비롯해 지방은행들도 거래업자를 계획한 블록체인 업체들에게 실명계좌를 내주는 것을 부담스러워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실제 페이코인은 지난해 말부터 전북은행과 가상자산 거래업 실행을 위한 실명계좌 발급을 논의했지만, 끝내 이루지 못했다. 일각에서는 금융당국에서 거절한 페이코인에 실명계좌를 내주는 것이 은행 입장에서는 부담스러울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FIU가 '1업체, 1금융'이라는 제한을 두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한 은행이 한 업체 정도에만 실명계좌를 주는 게 자금세탁 관련해서도 안전하다고 보고 있다"며 "전북은행도 가상자산 산업에 관심이 많은 은행이긴 하지만, 한 업체를 선택하려고 한다면 굳이 당국으로부터 거절당한 페이코인을 선택할 이유는 적어 보인다"고 말했다.


mine12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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