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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SM엔터 대표에 장철혁...얼라인·카카오 손 잡고 ‘SM 3.0’ [종합]

정주원 기자
입력 : 
2023-03-31 19: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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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권 분쟁 끝 ‘SM 3.0’ 새 지배구조
장철혁 “빠르게 본궤도 올라 성장할 것”
카카오 측 장윤중 “시너지 최대한 지원”

SM엔터테인먼트가 31일 정기주주총회와 이사회를 거쳐 새 최고경영자(CEO)로 장철혁 대표(49)를 선임했다. SM은 1995년 회사 설립후 28년 만에 창업자인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의 영향력 없이, 카카오·얼라인과 손잡고 새 지배체제를 공식 출범하게 됐다.

회계 전문가 장철혁, SM엔터 대표로
장철혁
31일 선임된 장철혁 SM엔터테인먼트 신임 대표. 사진은 지난달 ‘하이브의 적대적 인수 시도에 대한 반대 입장 발표’ 당시의 모습. <사진제공=SM엔터테인먼트>

SM은 서울 성동구 사옥에서 제28기 정기주총에서 새 이사진 구성 등의 안건을 상정해 의결했다. 이어 개최한 이사회에서 장철혁 사내이사를 신임 대표이사로 선출했다.

장 신임 대표는 SM 최고재무책임자(CFO), 삼일회계법인 등을 거친 재무·회계 전문가다. SM 근무이력은 1년여에 불과하지만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대응 전략 수립에 관여한 바 있다.

그는 주총장에서 “SM 3.0 전략을 충실히 수행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일을 하겠다”고 말했다. 또 “주주들께서 회사 측 안건에 동의해주신 덕분에 이제 회사가 본궤도에 올라 빠르게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드릴 것”이라고 했다.

이날 주총에서 장 대표를 포햠해 사내이사로 김지원 마케팅센터장, 최정민 글로벌비즈니스센터장 등을 선임하는 안건이 가결됐다. 또 이사회엔 소액주주 운동을 이끌며 지배구조 변화를 주도한 얼라인파트너스의 이창환 대표, SM과 사업 협력을 맺고 최대주주에 오른 카카오 측의 장윤중 카카오엔터 글로벌전략담당 부사장 등 2명이 각각 기타비상무이사로 포함됐다. 사외이사는 김규식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회장 등 6명이다.

카카오와 하이브간 SM 경영권 분쟁이 일찍이 카카오 승리로 끝난 만큼 주총은 표 대결 없이 SM과 카카오 측이 제안한 안건대로 마무리됐다.

주총장 이모저모...이수만에 지급된 1600억 환수조치 문제제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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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엔터테인먼트는 31일 서울 성동구 아크로 서울포레스트 디타워에서 제28기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새 이사진을 선임했다. <사진제공=SM엔터테인먼트>

주총에 참석한 장 부사장은 “SM이 글로벌 3대 엔터사인 소니·유니버설·워너뮤직의 반열에 오를 수 있도록 최대한 있는 힘껏 지원하겠다”고 했다. SM이 카카오와의 사업협력을 통해 글로벌 사업 권한이나 음원 유통 권한을 대거 넘겨주는 것 아니냐는 일각의 지적이 나왔던 데 대해선 “자신있게 오해라고 말씀드릴 수 있다”며 “SM의 기존 사업에 밸류를 더할 수 있도록 같이 성장해나가는 시너지 효과를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이창환 대표는 “해외에서도 행동주의 펀드의 대표자가 타겟 회사의 이사회에 진입하는 경우가 있다”며 “책임 지고 제안했던 내용들을 실행시킨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저희가 제안한 내용(지배구조 개선 등)에 대해 책임감을 갖고 최선을 다해 돕겠다”고 말했다.

SM은 주주 가치 제고 차원에서 2022년도 주당 1200원의 현금 배당도 실시한다. SM에 따르면 이는 연결 당기순이익 기준 배당 성향 32%로, 전년 대비 6배 늘어난 금액이다. 또 향후 임원진에 대해선 인센티브를 주주 가치와 연동해 지급하기로 했다.

이날 주총장에선 SM과 이 전 총괄 사이의 프로듀싱 계약 관련 문제도 공개적으로 언급됐다. 주주 자격으로 참석한 김경욱 전 SM 대표가 “이미 이 전 총괄에게 지급된 1600억원의 회수 조치는 없느냐”고 질의하면서다. 이성수·탁영준 전 공동대표 재임 기간에 이 전 총괄 개인회사 라이크기획과의 프로듀싱 자문 계약이 갱신된 점을 겨냥해 “계약 당시 구체적인 용역 내용을 확인했느냐”고도 따져 물었다.

이에 대해 이성수 전 대표는 “기존 경영진이 잘했다고 말씀드릴 순 없다”면서도 “시간이 걸릴지언정 조금씩 개선해온 것이 오늘의 주총”이라고 말했다. 지급된 수수료 관련 조치에 대해선 “다방면의 검토가 필요한 사안이라 즉답하는 것이 적절치 않다”고 답했다.

물러난 이수만, 마지막 소회는
이수만
이수만 전 SM 총괄 프로듀서가 지난달 14일 그랜드 하얏트 서울에서 열린 한·몽 경제인 만찬에 참석해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박형기 기자>

모든 논란의 핵심 당사자인 이 전 총괄은 이날 취재진에게 보내는 편지 형식을 빌려 간접적인 소회를 밝혔다.

그는 “제 이름을 따서 창립했던 에스엠이 오늘로서 한 시대를 마감하게 된다”며 “소회가 없을 수 없겠지만 오래 전 가수로서 불렀던 노래 ‘행복’의 가사가 이 모든 과정을 대변해줄 수 있지 않을까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가사 내용 중 ‘사랑하고 미워하는 그 모든 것을/ 못 본 척 눈 감으며 외면하고/ 지나간 날들을 가난이라 여기며/ 행복을 그리며 오늘도 보낸다’라는 대목을 인용했다.

이어 “광야는 제 새로운 꿈이다. 꿈을 악의적으로 왜곡하고 비난하는 분들이 있다는 걸 안다”면서 “늘 그랬듯 저는 미래를 향해 간다. 이제 케이팝은 케이팝을 넘어 세계와 함께 하는, 글로벌 뮤직으로 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술과 음악의 접목’, ‘지속가능한 세상’ 등 최근 강조해온 비전도 언급하며 “많은 분이 함께 해주시면 더 힘이 나서 열심히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전날 이 전 총괄이 주주총회에 직접 참석해 입장을 밝힐 수 있다는 보도도 있었지만 이 전 총괄은 “근거 없는 보도”라고 일축했다. 그는 “저는 지금 해외에 있다”며 “글로벌 뮤직의 세상에 골몰 중”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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