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사진=게티이미지뱅크
"라떼에 500원 추가해서 우유 대신 두유로 바꿔주세요."

MZ세대(밀레니얼+Z세대) 사이에서 우유 대신 식물성 대체유를 넣어먹는 사례가 늘고 있다. 직장인 조모 씨(26)는 카페라떼에 우유 대신 두유를 넣어 먹기 시작했다. 유당불내증(우유에 들어있는 유당을 소화하지 못하는 증상)은 없지만 체중 조절과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생각에서다. 조 씨는 "우유보다 소화가 잘 되고 맛도 있다. 칼로리가 낮아 두유로 바꿨다"고 귀띔했다.

이처럼 대체유를 찾는 사람들이 증가하자 기업들은 관련 상품을 줄줄이 출시하고 있다. 26일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두유, 귀리(오트), 아몬드 우유 등을 포함한 대체유 시장 규모는 2019년 5425억원에서 지난해 6469억원으로 약 19% 성장했다. 2026년에는 1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식물성 대체유 시장의 비중이 큰(87%) 두유를 제외하면 성장폭이 더 클 것으로 전망된다. 두유를 제외한 식물성 대체유 시장 규모는 2019년 376억원에서 지난해 848억원으로 3년 만에 약 126% 성장했다.

'가치소비'를 중시하는 2030세대 사이에선 추가 금액을 내더라도 몸에 좋은 대체유를 찾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매일 카페라떼 한 잔씩을 마신다는 신모 씨(28)는 "최근 한의원에서 유제품을 끊으라고 해서 오트 음료로 바꿨다. 맛이 없지 않을까 했는데 더 고소하더라"라고 말했다.

대형 커피 프랜차이즈들은 이미 우유 대신 두유, 오트 등의 음료를 넣을 수 있도록 준비해놨고 최근에는 중저가 커피 브랜드부터 개인 커피숍까지 해당 옵션을 추가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사진=게티이미지뱅크
실제로 현재 스타벅스에선 두유(무료)와 오트 음료(추가금 600원)를 제공하며 폴바셋에선 오트 음료를 추가 비용 없이 변경할 수 있다. 투썸플레이스는 이달 오트 음료 브랜드 '오틀리'와 손잡고 곡물 음료 2종을 내놨다.

메가MGC커피, 빽다방 등은 500원 추가 시 두유로 바꿔주는 옵션이 있다. 감성커피도 지난달부터 아몬드 음료 옵션을 추가했고 지난 7일에는 이를 활용한 신메뉴 '감성라떼'를 출시하기도 했다.

대체유를 찾는 카페가 많아지면서 시장 경쟁도 치열해지는 분위기다. CJ제일제당은 지난 22일 식물성 대체유 브랜드 '얼티브' 신제품 5종을 출시했다. 커피에 우유 대신 넣어먹는 '바리스타' 제품과 식물성 원료 카페라떼 등이다.

2015년 출시한 매일유업의 아몬드 음료 '아몬드브리즈'가 인기를 끌자 남양식품도 지난해 '아몬드데이'를 출시했다. 신세계푸드는 최근 특허청에 대체유 브랜드 상표권 '제로밀크'를 출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가치소비가 유행하면서 대체유를 찾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프랜차이즈 카페를 중심으로 대체유 시장이 점차 확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현주 한경닷컴 기자 wondering_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