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 수백만 건 분석후 제품생산”… ‘히트 제조기’ 스타트업들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3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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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先생산 後반응분석’ 벗어나
리뷰-검색어 등 분석해 수요 파악
식품-화장품 등 소비자 사로 잡아

기업들이 제품을 내놓는 방식이 달라지고 있다. 제품을 일단 선보인 뒤 소비자 호응도가 높은 제품 중심으로 시장을 이끌던 기존 방식과 달리 데이터 분석을 통해 처음부터 인기를 끌 만한 제품을 생산해 수익을 극대화하는 것이다. 이런 흐름을 스타트업들이 주도하고 있다.

간편식 전문 플랫폼 운영 스타트업 ‘윙잇’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자체기획 상품을 만들고 있다. 자사 플랫폼 이용자 140만 명이 남긴 리뷰부터 포털사이트의 실시간 및 연관 검색어 등 데이터를 분석한 뒤 표본집단 인터뷰 등을 통해 소비자 니즈를 파악한다. 이 회사의 대표 간편식인 ‘소스 닭가슴살’은 100만 건 이상의 리뷰, 12만 개의 설문조사, 연관 검색어, 해시태그 수 등을 분석한 결과물이다. 데이터 분석과 고객 인터뷰 등을 통해 소비자가 선호하는 맛 5가지를 추렸다. 지난해 나온 이 제품은 현재까지 55만여 개가 팔렸다.

윙잇 관계자는 “출시할 아이템 선정은 각종 데이터 분석과 설문조사 등 46단계에 걸쳐 이뤄진다”며 “넷플릭스 오리지널 ‘오징어게임’이 유행할 때 출시한 ‘땅콩버터구이 오징어’는 출시 1∼2개월 만에 매출액이 400% 상승했다”고 말했다.

스타트업 버드뷰가 운영하는 뷰티 플랫폼 ‘화해’는 플랫폼의 리뷰 데이터 분석을 바탕으로 중소기업과 협업해 새로운 상품이나 기존 제품을 업그레이드한 상품을 출시하고 있다. 광고성 리뷰는 차단하는 방식으로 양질의 리뷰 데이터를 확보했다는 설명이다.

버드뷰 관계자는 “한 중소기업 세럼 제품의 경우 리뷰 분석을 통해 대용량 사이즈에 대한 소비자의 니즈를 확인했고, 용량을 두 배로 늘려 상품을 선보였다”며 “플랫폼 론칭 한 달 만에 매출이 1억 원 이상 났다”고 말했다.

이커머스 마케팅 플랫폼 스타트업 ‘스토어링크’도 기업에 마케팅 솔루션 제공을 넘어 자체 브랜드를 출시해 매출을 높이고 있다. 이 회사는 네이버쇼핑, 쿠팡 등 국내 30여 개 주요 오픈마켓부터 아마존, 라쿠텐 등 글로벌 이커머스에서도 데이터를 수집해 분석한다. 스토어링크 관계자는 “데이터 분석을 통해 일본 시장 진입을 결정하고, 일본에서 젤네일 브랜드 ‘리아브’를 론칭한 것”이라며 “일본 진출 한 달 만에 매출이 1200%가량 성장하는 성과를 얻었다”고 말했다.

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스타트업#히트 제조기#리뷰#검색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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