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중소기업

[fn이사람] "AI 세무사와 함께하면 창업 쉬워집니다"

장유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3.13 18:16

수정 2023.03.13 18:16

옥형석 혜움랩스 대표
카톡 기반 'AI 세무서비스' 만들어
세무사 단순 업무 덜고 소통 도와
창업가·소상공인도 간편하게 이용
혁신·성장성에 시리즈A 투자받아
[fn이사람] "AI 세무사와 함께하면 창업 쉬워집니다"
"혜움랩스는 사람들이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하거나 찾으면 더 행복해진다고 믿는다." 13일 서울 강남구에서 만난 옥형석 혜움랩스 대표(사진)는 "인공지능(AI)을 통해 세무서비스를 편리하게 만들어 창업가(사업가)들이 하고 싶은 일을 더 많이 할 수 있도록 뒤에서 지원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 2017년 설립된 혜움랩스는 세무 IT연구소로 세무법인 혜움의 자회사다. 혜움랩스는 세무사에게 필요한 IT 인프라를 개발해 공급하고, 혜움은 이 기술을 적용해 세무사와 사업자를 위한 세무서비스를 제공한다.

옥 대표는 창업 이전까지 LG전자 기술원에서 일했다. 당시 회사에서 모교인 연세대학교로 학위파견을 보내줘 AI 박사 과정을 밟았다.
공부를 하던 중 개업을 준비하던 세무사 아내가 농담 반 진담 반으로 'AI 세무사'를 만들어달라고 부탁했다. 구글 알파고와 이세돌의 바둑 대결로 AI에 대한 관심이 뜨거웠을 때였다. 이에 옥 대표는 진짜 AI가 세무사를 대체할 수 있을까 싶어 AI 세무서비스를 개발하기 시작했다.

옥 대표는 "연구를 진행하면서 느낀 건 AI가 세무사를 대체할 순 없고, 협업할 순 있다는 것이었다"며 "AI와 세무사가 힘을 합쳐 창업가를 잘 돌보는 일을 하면 조금 더 의미가 있겠다 싶었다"고 말했다.

이에 옥 대표는 혜움랩스를 설립하고 업계 최초로 카카오톡 기반 협업형 AI 챗봇을 개발했다. AI 봇들은 고객 문의뿐 아니라 세무사를 도와 각종 데이터 수집, 신고 등을 지원한다. 현재까지 봇들이 할 수 있는 업무는 30개에 달한다. 업무 범위는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다.

옥 대표는 "협업형 AI 챗봇이 개발되면서 세무사는 단순 반복업무가 줄어 고객 문제 해결에 좀 더 집중할 수 있게 됐다"며 "사업자는 카카오톡을 통해 세무사와 언제 어디서든 쉽고 편리하게 소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후 혜움랩스는 1년간 주요 세금 감면규정을 AI 알고리즘으로 개발해 온라인 경정청구 서비스 '더낸세금'도 개발했다. 더낸세금은 경정청구 전문 세무사와 AI가 협업해 사업자의 기 신고된 법인세를 분석, 누락된 공제항목과 추가로 적용 가능한 세제혜택을 빠르게 찾아 환급해주는 서비스다.

더낸세금은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도 손쉽게 경정청구를 할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사업자의 경정청구 인용액 규모는 한 해 약 2조원에 달하지만,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드는 탓에 대부분 대기업에 치중됐다. 하지만 더낸세금은 환급금 분석과 신고서 작성의 효율을 극대화해 저렴한 비용으로 소상공인, 중소기업도 쉽게 경정청구를 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혜움랩스는 이 같은 기술의 혁신성과 기업의 성장성을 인정받아 지난해 한국투자파트너스와 스톤브릿지벤처스로부터 총 70억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를 받았다. 중소벤처기업부로부터는 '아기유니콘기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서비스 고객만족도도 높다.
혜움랩스 서비스의 순추천고객지수(NPS)는 69점으로 동종 업계(-33점) 대비 90점 이상 높다.

향후 혜움랩스는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고도화해 창업가를 지원할 계획이다.


옥 대표는 "혁신적 세무서비스를 통해 많은 창업기업을 돌봐 건전한 창업 생태계를 만드는 데 기여하고 싶다"며 "창업가들이 세무 하면 '혜움'이 떠오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welcome@fnnews.com 장유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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