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AI '믿음' 상반기 출시 목표
네이버 '하이퍼클로바X' 7월 공개
업계, 한국어·경량화 경쟁력 UP
정부도 산업 정책방향 발표 계획
'챗GPT'가 세계적으로 화제를 불러일으키면서 본격적인 AI(인공지능) 시대 개막을 앞두고 있다.
다양한 생성형AI 서비스의 등장이 이어지면서 그 근간을 이루는 초거대AI 분야 우위 선점을 위한 글로벌 경쟁도 갈수록 뜨거워진다.
그동안 글로벌 SW(소프트웨어)·IT서비스 산업의 변방에 머물렀던 한국도 초거대AI를 도약의 기회로 보고 투자에 뛰어들었다. 저출산에 따른 인구절벽 현실화로 인한 사회 전반의 노동력 감소 대응과 고부가가치 산업 육성이 더욱 절실해진 현 시점에서 AI는 꼭 들어맞는 차세대 먹거리다. 전문가들은 아직 늦지 않은 지금이 곧 기회이자 위기라고 입을 모은다.
◇더 거대한 초거대AI…GPT-4도 곧 발표= 독일 IT매체 하이제온라인(HeiseOnline)의 보도에 따르면 MS(마이크로소프트)는 챗GPT 개발사 오픈AI와 함께 새로운 초거대AI 'GPT-4'를 이번주중 선보일 전망이다. 올해 초 MS는 100억달러(약 13조원) 규모로 추정되는 투자를 통해 오픈AI와의 파트너십을 연장, AI분야 협업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주 독일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안드레아스 브라운 MS 독일지사 CTO(최고기술책임자)는 "다음주 중 GPT-4를 소개할 것이다. 영상 생성과 같이 완전히 새로운 가능성을 제공할 수 있는 멀티모달 모델을 포함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오픈AI는 인간 뇌의 시냅스처럼 정보매개 역할을 하는 파라미터(매개변수) 수를 1750억개로 대폭 늘린 LLM(거대언어모델) 'GPT-3'를 2020년 내놓으며 초거대AI 경쟁 시작을 알린 바 있다. 챗GPT의 기반을 이뤘던 'GPT-3.5'에 이어 이번에 내놓는 'GPT-4'는 다양한 유형의 데이터를 인식·이해하고 상호 전환 가능한 MLLM(멀티모달 LLM)인 게 특징이다. 텍스트를 입력하면 텍스트 답변 또는 해당 이미지를 생성하는 현 수준을 넘어, 이미지를 넣으면 비디오를 만들고 비디오에 텍스트를 달아주는 등 활용처가 크게 늘 것으로 기대된다.
앞서 MS는 '코스모스-1'이라는 MLLM을 이달 초 내놓은 바 있다. 이 모델은 이미지에 캡션을 추가하는 등 멀티모달을 지원하지만 영상 분석 기능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GPT-4 발표는 오는 17일 자정(한국시간) 사티아 나델라 MS CEO(최고경영자)가 연사로 나설 예정인 MS 온라인 이벤트에서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韓 초거대AI 늦지 않았다= 현재 글로벌 초거대AI 산업은 MS와 구글이 주도하는 형국이다. '알파고'로 대표되는 이 분야 원조 강자이자 글로벌 검색시장을 장악한 구글과, 그 왕좌를 뺏기 위해 오픈AI를 등에 업은 MS의 패권다툼이 치열하다. AI 학습을 위한 데이터와 기술력을 모두 갖춘 메타와 중국 바이두 등도 복병으로 꼽힌다. 일견 국내 기업들의 설 자리는 없어 보인다.
하지만 AI업계에선 아직 늦지 않았다고 입을 모은다. 한국은 세계에서 세 번째로 LLM을 개발했으며 AI분야 논문·특허 경쟁력도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을 만큼 착실하게 경쟁력을 다져왔다는 설명이다. 여기에는 한국어의 특수성도 고려된다. 한국어 데이터는 국내 기업들이 더 많이 보유할 수밖에 없고, 이를 기반으로 한 한국어 서비스 개발도 국내 기업들의 몫이다. 메타버스·블록체인뿐 아니라 생성형 AI가 웹3의 핵심으로 부상하면서 국내 기업들에 새로운 과제인 동시에 기회라는 분석이다.
국내 주요 기업들은 이미 초거대AI 개발에 사활을 걸고 있다. LG AI연구원은 파라미터 3000억개의 '엑사원'을 2021년 말 발표했고, KT는 초거대AI '믿음'의 올 상반기 상용화를 목표하고 있다. SK텔레콤과 카카오는 GPT-3 기반의 한국어 특화 모델을 개발했다. 특히 네이버는 2020년 선보인 파라미터 2040억개의 '하이퍼클로바'에 챗GPT보다 한국어 데이터를 6500배 더 학습시킨 '하이퍼클로바X'를 올 7월 공개할 예정이다.
초거대AI 트렌드가 점차 경량화 등 비용효율에 초점을 맞추는 것 또한 국내 업계가 주목하는 포인트다. 초거대AI는 방대한 데이터뿐 아니라 이를 클라우드 상에서 운영하면서 발생하는 비용도 막대하다. GPT-3의 경우 훈련 한번에 1200만달러(약 156억원)가 소요되는 것으로 추산된 바 있다. 이에 최근 구글 딥마인드와 메타 등은 학습에 쓰이는 토큰 수를 늘리는 방식을 취함으로써 보다 적은 자원으로 성능을 내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삼성전자 등 국내 반도체산업 역량을 바탕으로 개발된 AI반도체도 학습용 GPU(그래픽처리장치) 비용 절감을 도울 전망이다.
지난달 네이버 개발자 컨퍼런스 '데뷰(DEVIEW) 2023'에서 김유원 네이버클라우드 대표는 "챗GPT가 세계적으로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생성AI의 기반이 되는 초거대AI 기술이 많은 것을 바꾸고 있다. 이 기술을 보유한 기업만 생존할 수 있다는 말이 더 이상 과장이 아니게 됐다"면서 "'팀 네이버'는 글로벌 수준의 AI 기술력과 역량을 결집시켜 세계적 변화의 흐름에 가세할 준비를 마쳤다"고 말했다.
◇대기업은 초거대AI, 중소중견은 생성AI로 투트랙 전략= 정부도 AI라는 차세대 먹거리를 확보하고자 국내 기업 지원방안 마련에 분주하다. 현재로선 글로벌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갖췄다고 평가돼 장밋빛 기대감을 품지만, 이 타이밍을 놓치고 격차가 벌어지면 돌이킬 수 없다는 위기감도 상존한다.
이에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관계부처 합동으로 '초거대AI 산업 정책방향'(가칭)을 이달 중 발표할 계획이다. 이와 별도로 디지털플랫폼정부위원회는 조만간 발표할 '디지털플랫폼정부 로드맵'에 초거대AI 기술 도입을 포함시켜 복지·재난·민원 등 현안문제 해결에 활용할 예정이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국가 마이데이터 혁신 로드맵' 등 정책방향을 올 상반기 중 발표하면서 초거대AI 산업발전을 위해 데이터 수집·이용 등 전 과정에서 프라이버시 침해 요인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강구할 방침이다. KOSA(한국SW산업협회)는 '초거대AI발전협의회'(가칭)를 올 5월 설립하기로 했다.
최근 과기정통부가 개최한 'AI 최고위 전략대화' 행사에서는 초거대AI 기반 응용서비스의 필요성도 강조됐다. 진입장벽이 높고 규모와 자금이 요구되는 초거대AI 경쟁은 대기업들이, 이를 기반으로 다양성과 창의성을 앞세울 수 있는 응용서비스는 중견·중소기업과 스타트업들이 이끌어가는 투트랙 전략도 함께 논의됐다. 이를 위해서는 초거대AI를 국내 중견·중소기업과 스타트업들이 충분히 활용할 수 있도록 접근성을 개선해야 한다는 점에도 공감대가 모아졌다.
가장 시급한 것은 데이터 확충으로 꼽힌다. 인터넷 상의 데이터 60%가 영어인 반면 한국어는 0.5% 수준에 그치기 때문이다. 이는 데이터 양뿐만 아니라 품질 문제로도 직결된다. 챗GPT가 이전보다 월등한 답변 수준을 선보일 수 있었던 것은 인터넷 데이터를 추천수 등을 기준으로 일정 품질 이상 위주로 학습시켰기 때문으로 전해진다. 국내 기업들은 AI허브 등을 통해 활용할 수 있는 데이터 지원이 늘어나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날 행사에서 백상엽 카카오엔터프라이즈 대표는 "HPC(고성능컴퓨팅) 등 AI 산업 관련 지원책이 시기적절하게 이뤄지고 있지만 보다 확대하고 세분화할 필요가 있다. 특히 스타트업 등이 버티컬(업종별 특화) AI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도록 지원이 필요하다"면서 "우리가 속도를 늦추거나 효율적으로 투자하지 못하면 지금의 기회에서 격차를 못 좁히고 위기를 맞을 것"이라고 짚었다.
이날 행사에서 백상엽 카카오엔터프라이즈 대표는 "HPC(고성능컴퓨팅) 등 AI 산업 관련 지원책이 시기적절하게 이뤄지고 있지만 보다 확대하고 세분화할 필요가 있다. 특히 스타트업 등이 버티컬(업종별 특화) AI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도록 지원이 필요하다"면서 "우리가 속도를 늦추거나 효율적으로 투자하지 못하면 지금의 기회에서 격차를 못 좁히고 위기를 맞을 것"이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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