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과 저축은행 카드사 캐피털사 등 53개 금융회사의 신용대출 금리와 한도 등을 한눈에 비교하고 ‘원스톱’으로 갈아탈 수 있는 대환대출 플랫폼이 오는 5월 선보인다. 올해 안에 온라인을 통한 주택담보대출 갈아타기가 가능해질 전망이다. 금융소비자가 직접 발품을 팔아야 하는 번거로움이 사라지고 대출 고객을 유치하기 위한 금융권의 금리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은행·저축은행 등 53곳 참여

5월부터 금융사 53곳 신용대출…온라인서 원스톱으로 갈아탄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8일 제2차 ‘은행권 경영·영업 관행·제도 개선 실무작업반’ 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대환대출 인프라 구축·확대 계획을 마련했다고 9일 발표했다. 소비자들은 5월부터 플랫폼에서 모든 은행(19곳)과 저축은행 18곳, 카드사 7곳, 캐피털사 9곳의 신용대출 상품을 살펴볼 수 있다. 이들 53개 금융회사의 신용대출 시장 점유율은 90%를 넘는다.

신한은행 카카오뱅크 신한카드 등 10개 금융사와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토스 핀다 등 13개 빅테크·핀테크 기업이 대환대출 플랫폼 운영사로 참여한다. 지금도 대출비교 플랫폼이 있지만 입점한 금융사가 2금융권에 쏠려 있고 금융소비자는 플랫폼에서 기존 대출의 일부 정보(원리금 등)만 확인할 수 있다. 5월부터는 중도상환 수수료와 상환 가능 여부 등도 정확히 파악할 수 있다.

금융위는 각 플랫폼 사업자가 받는 수수료율을 금융업권·금융상품별로 구체적으로 공시하도록 할 계획이다. 수수료가 합리적 수준에서 책정되도록 유도해 소비자 부담을 낮춘다는 구상이다. 특히 현재 은행에 비해 과도한 수수료를 플랫폼에 내고 있다고 주장하는 비은행권의 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위에 따르면 A플랫폼은 저축은행의 신용대출 중개수수료 최고 수준을 현재 2%에서 1%로 조정할 계획이다.

“주담대 심사 기간, 1~2일로 단축”

금융위는 12월을 목표로 주담대 대환 서비스도 추진하기로 했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1년 만기에 소액인 신용대출에 비해 주담대는 보유 기간이 길고 규모가 큰 만큼 갈아타기 수요가 훨씬 많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1월 기준 전체 가계대출 잔액(1053조원) 중 주담대(전세대출, 이주비·중도금대출 등 포함) 비중은 76%(799조원)에 달한다. 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 등 기타대출이 나머지 253조원을 차지한다.

다만 주담대는 부동산 등기 이전 등의 절차가 필요해 100% 온라인 갈아타기를 구현하는 게 쉽지 않다. 금융권에선 주담대 상품 비교와 대환 신청은 온라인으로 하되 나머지 법무 관련 절차는 금융사가 알아서 처리하는 방식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오화세 금융위 중소금융과장은 “현재 등기 말소 등 심사 과정에 5~8일이 걸리는데 대환대출 인프라가 구축되면 1~2일로 당겨질 것”이라고 했다.

금융위는 이외에도 소상공인의 연 7% 이상 고금리 사업자 대출을 저금리로 바꿔주는 ‘저금리 대환 프로그램’ 대상을 13일부터 모든 개인사업자와 법인 소기업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기존엔 코로나19 피해 사실이 입증된 사업자 등만 혜택을 받을 수 있었다. 대환 한도도 개인 5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법인은 1억원에서 2억원으로 각각 늘어난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