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int

홍삼계 ‘국민스틱’…한 번에 쪽~ 빨아먹는 건강식품 [1000억 식품의 비밀]

10년간 쉬지 않고 ‘공격적 마케팅’ 이어가…“제품 가능성 엿봐”
‘편의성’ 추구하는 소비자 목소리에 ‘스틱형 파우치’ 고안해내

KGC인삼공사의 ‘정관장 홍삼정 에브리타임’은 지난해 누적 매출 1조를 달성했다. [사진 KGC인삼공사]

“이 제품이 여기꺼였어?” 일상에서 종종 들리는 이 말은 잘 만든 대표 상품 하나가 기업 전체를 먹여살린다는 공식을 보여준다. 제품의 매력이 브랜드의 가치를 결정 짓는 시대. 식품 업계는 연 매출 1000억원 이상을 기록한 ‘1000억 클럽’ 만들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브랜드의 정체성을 결정하는 ‘효자 식품’은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고객의 입맛과 니즈를 단번에 사로잡은 식품의 성공 비결이 무엇인지 함께 알아보자. [편집자주]

[이코노미스트 김서현 기자] 지난해 출시 10년 만에 ‘4억포’ 판매를 기록한 건강기능식품이 있다. 입술을 맞대 한번 쪽 빨아먹으면 끝나는, KGC인삼공사의 ‘정관장 홍삼정 에브리타임’(에브리타임)이다. 

국민 홍삼스틱이라 불리는 에브리타임은 지난 2016년 매출액 1000억을 돌파했으며, 지난해엔 10년 만에 누적 매출 1조를 기록했다. 지난 2012년 9월 출시된 이후 1초당 1.2포가 팔린 셈이다. 

지난 2013년 90억원에 불과하던 에브리타임의 연 매출은 2015년 480억원, 2016년 1000억원을 돌파했고, 지난 2021년에는 1700억원을 기록하며 메가 브랜드로 성장했다. 

에브리타임이 이처럼 단기간에 홍삼정, 홍삼톤 등 정관장의 전통적인 효자제품에 견줄만한 성과를 낸 데는 제품의 잠재적인 성장 가능성을 놓치지 않고, 지속적으로 투자를 이어가는 등 공격적으로 시장 확장에 나선 덕이 크다.

KGC인삼공사는 건강기능식품 시장을 적극 공략하기 위해 지난 2013년에는 SBS 드라마 ‘상속자들’, 2014년에는 tvN 드라마 ‘미생’에 간접광고(PPL) 협찬을 진행했다. 이때 드라마 속 ‘스틱 홍삼’의 정체에 대해 궁금해하는 20~30대 젊은 소비자들의 반응을 보고 에브리타임의 가능성을 발견해 적극적인 투자를 이어갔다.

이어 2015년에는 처음으로 개별브랜드 광고모델 조정석을 기용해 마케팅 활동을 전개했으며, 2016년 KBS 2TV ‘태양의 후예’ PPL로 중국 관광객들의 선물 수요까지 사로잡는 성과를 이끌어내는데 이르렀다. 

제품 혁신에 ‘소비자 목소리’ 담아…“‘에브리타임’ 먹는 홍삼”

지난 2015년 ‘정관장 홍삼정 에브리타임’의 광고모델로 기용된 조정석이 제품 광고에 출연한 모습. [온라인 커뮤니티 캡쳐]

성공적인 마케팅 전략의 이면에는 ‘제품’ 자체의 막대한 가능성이 자리했다. 국내산 6년근 홍삼농축액에 정제수만 가미해, 홍삼 제품을 스틱 파우치 형태로 제조한 것이 에브리타임의 가장 큰 ‘대박’ 비결이다.

정관장은 기존에 상품을 구매해온 고객들을 대상으로 홍삼 섭취 시 불편한 점에 대해 소비자조사를 실시했다, 또 정관장 매장, 고객센터 등 소비자와 직접적으로 소통하는 창구를 거쳐 젊은 소비층 사이에서 휴대와 섭취가 편리한 홍삼에 대한 수요가 있다고 파악했다. 

KGC인삼공사 관계자는 “소비자의 목소리를 청취한 후 어디서나 부담없이 섭취가 가능하고, 휴대가 편리한 제품으로 무엇이 있을지 고민했다”며 “그 결과 작은 스틱 형태의 파우치 포장을 고안해냈다”고 설명했다. 제품명 ‘에브리타임’ 역시 언제 어디서나 간편하게 섭취할 수 있다는 의미를 담았다. 

이는 젊을 때부터 건강 관리에 힘쓰는 MZ(밀레니얼+Z)세대의 라이프스타일과 맞아떨어지기도 했다. 최근 몇 년간 ‘헬시 플레저’라는 유행어가 생길 정도로, 젊은 세대 사이에서 현재의 자신에게 즐거움을 주는 동시에 미래에 대한 대비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분위기가 형성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에브리타임이 출시된 이후 20·30대의 정관장 매출 비중은 지난 2012년 5% 수준에서 지난해 15%대까지 높아졌다.

에브리타임이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두자, 정관장의 이미지도 제고됐다. 기존의 정관장은 ‘신뢰와 전통’을 중시하는 건강기능식품 브랜드라는 인식이 확고히 자리잡혀 있었다. 하지만 에브리타임이 인기를 얻으면서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인지도와 호감도가 증대됐으며, 정관장 제품의 다양성도 더 널리 알릴 수 있었다.

이에 힘입어 에브리타임의 제품 라인업도 꾸준히 확장되고 있다. KGC인삼공사는 홍삼농축액에 감초추출물, 프로폴리스 등을 첨가해 홍삼의 쓴맛을 완화한 ‘홍삼정 에브리타임 밸런스’, 프리미엄 라인인 ‘홍삼정 에브리타임 리미티드’ 등을 선보이며 제품군을 세분화했다.

특히 홍삼정 에브리타임 밸런스는 정관장몰, 카카오톡 선물하기 등을 중심으로 온라인에서 큰 인기를 끌면서 지난 2021년 매출이 2017년도 대비 4.3배 이상 증가하기도 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홍삼 제품을 선물하는 트렌드를 이끌었다는 평가도 받는다.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1 대통령실, 의료계에 "전제조건 없이 대화 위한 만남 제안한다"

2이복현 금감원장 "6월 중 공매도 일부 재개할 계획"

3정부 "80개 품목 해외직구 전면차단 아니다…혼선 빚어 죄송"

4 정부 'KC 미인증 해외직구' 금지, 사흘 만에 사실상 철회

5"전세금 못 돌려줘" 전세보증사고 올해만 2조원 육박

6한강 경치 품는다...서울 한강대교에 세계 첫 '교량 호텔' 탄생

7서울 뺑소니 연평균 800건, 강남 일대서 자주 발생한다

8가상세계 속 시간을 탐구하다

9고령화·저출산 지속되면 "2045년 정부부채, GDP 규모 추월"

실시간 뉴스

1 대통령실, 의료계에 "전제조건 없이 대화 위한 만남 제안한다"

2이복현 금감원장 "6월 중 공매도 일부 재개할 계획"

3정부 "80개 품목 해외직구 전면차단 아니다…혼선 빚어 죄송"

4 정부 'KC 미인증 해외직구' 금지, 사흘 만에 사실상 철회

5"전세금 못 돌려줘" 전세보증사고 올해만 2조원 육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