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신건웅 기자 = 미국 긴축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산업계는 중국에 기대를 걸고 있다. 연초 '제로코로나'를 끝낸 데 이어 올해 소비가 살아나면 글로벌 경기 침체의 구원투수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 경제 회복에서 한국은 대표 수혜국으로 꼽힌다. 인접국가로 무역량이 많고, 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크다. 중국 소비가 늘어나면 한국 관광은 물론 반도체 등과 같은 제조업에도 활기를 불어넣을 전망이다.
28일 재계에 따르면 중국은 3월 '양회'를 연다. 4일 인민정치협상회의를, 5일 전국인민대표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산업계는 전인대 첫날 발표되는 '2023년 경제지표 목표'와 새로운 총리 선출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중국의 지난해 성장률은 3.0%로 정부 목표치인 '5.5% 안팎'을 크게 밑돌았다.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치가 5.5% 이상으로 발표되면 중국 정부의 부양 확대 정책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또 소비와 내수의 대대적 진작, 민간기업 및 플랫폼 기업 중시 기조 등의 방향도 기대된다.
성연주 신영증권 연구원은 "중국 정부는 3월 전인대 이후 통화/재정정책을 확대하면서 상반기 '제조업/인프라 투자'를 집중할 것"이라며 "부동산 경기 회복 시기에 따라 '소비'는 하반기 점진적으로 지표에 반영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중국의 경기 부양책은 한국 기업들에게는 반가운 소식이다. 그동안 미국 긴축과 중국 도시 봉쇄로 글로벌 경기가 침체된 상황에서 회복의 돌파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중국은 한국의 무역 1순위 국가이며, 가장 큰 수출 시장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대중(對中) 수출액은 1558억1000만달러(약 206조2000억원)에 달했다.
당장 소비가 살아나면 관광과 여행업은 물론 제조업까지 한국 기업들의 수혜가 기대된다. 대표적으로 중국 모바일 시장이 살아나면 얼어붙은 반도체 시장도 숨통이 트이게 된다. 모바일에 탑재되는 반도체 수요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시장조사기관 IDC에 따르면 중국의 지난해 스마트폰 출하량은 2억8600만대로, 1년 전(3억2900만대)과 비교해 13% 감소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메모리 가격 반등을 위해서는 서버 수요 회복과 더불어 중국 모바일 시장 회복이 필수"라고 지목했다.
다른 산업도 마찬가지다. 중국의 소비력이 크고, 한국 제품에 대한 수요가 있기 때문에 수혜를 누릴 수 있다. 석유화학과 제품, 일반기계, 무선통신도 주요 수출 품목이다.
한국은행은 27일 'BOK 이슈노트'를 통해 "중국 리오프닝은 대중수출 회복 및 중국인 관광객 유입을 통해 우리 경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라며 "대중수출은 우선 중국 내수경기와 관련된 화공품 등 위주로 회복하겠으며, 이후 휴대폰·반도체 등 IT관련 제품이 회복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중국인 관광객 유입은 그간 위축되었던 운송 및 여행업을 중심으로 국내 서비스업 개선에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업계 관계자도 "중국 시장 봉쇄는 경기 침체의 또 다른 원인"이라며 "시장이 개방되면 미국 긴축 영향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기업들에는 희소식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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